달 전 인터넷상에 올라온 사진이 있었다. ‘광운대 수석졸업자의 최후’라는 사진이었다. 글의 내용은 광운대 인문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사람이 학교 후문에 토스트 집을 차렸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왜 인문대 수석졸업자가 토스트 가게를 하느냐고 의문을 품었다. 그는 “수석졸업을 했더라도 비록 토스트지만 취업보다 창업이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들이 새로운 꿈에 도전하길 원했다”라고 가게를 운영하게 된 계기를 페이스북을 통해 올렸다. 


대부분의 청년은 취업을 준비하지만, 청년들의 창업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창업주가 30세 미만인 신설법인 수(1,123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창업 증가율도 22%까지 상승했다. 수많은 30세 미만 청년들에 비춰보면 이 정도 수치는 아직까진 적어 보인다. 그렇지만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 졸업을 하지 않은 대학생도 있다.


조민호(24, 가명) 씨는 경영학과를 다니는 대학생이다. 그는 지금 휴학을 한 상태에서 푸드 트럭을 운영한다. 동업자 한 명과 함께 푸드 트럭에서 타코와 음료수를 팔고 있다. 그는 군대에서 처음 사업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역하고 아는 형에게 술자리에서 푸드 트럭에 대해 말했는데 그 형에게 충격적이었나 봐요. 그래서 그 형이 같이하자고 했고 저도 확 와 닿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또 경영학과 다니는데 이걸 배워서 어디다 쓸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저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푸드트럭 ⓒ SBS CNBC


창업 과정에서 그는 12월부터 두 달 동안 계속 뛰어다녔다. 그렇게 1월 말, 아이템을 선정하게 되었고 차량 매물을 조사하는데 800만 원 정도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빚을 내서 금액을 마련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서 대출받을 거면 우리가 주겠다고 하셔서 돈을 지원받았어요. 지금은 생활비 벌 정도는 벌어요. 이제 차차 빌린 돈을 갚아나가야죠.”


장사를 하는 것에 대해 그는 “장사를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너무 로망에 젖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특히나 학생 때는 이쪽에 올인한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인생 경험을 하는 느낌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무겁지 않게 시작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민호 씨는 이후 학교에 복학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 부모님께서는 취직을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는 복학 후 학과 공부를 하고 여유가 생기면 경영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고 한다. “최종 목표는 가게를 내는 것이죠. 푸드 트럭이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아요. 그래서 한 곳에 정착해서 장사를 하는 게 일단 제 목표입니다. 복학하고 나서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만 운영해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공부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없을 테니까요.”


김규진(25, 가명) 씨는 조금 특별한 일을 한다. “제가 하는 일은 여러분들이 가는 숙박이나 음식점을 여행사와 링크를 걸어주어서 좀 더 싸게 갈 수 있게 좀 더 안전한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돕는 일입니다.” 여행사의 입장에서 여행 루트를 짤 때 현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의 일은 여행사와 현지인을 연결해주는 일이다.


규진 씨는 부모님을 따라 해외를 많이 다녀본 경험 덕분에 이 일을 하게 되었다. 어릴 적 영국과 중국에서 살던 경험과 독일 혼혈이신 부모님 덕분에 3개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했다. “리버풀같이 사투리가 강한 지역에서는 여행사들이 루트를 짜기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사를 돕다 보니 이 일에 흥미가 생겼고 여기에 깊게 파고들게 되었습니다.” 


그의 일은 그렇게 몸을 많이 움직이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학기 중에도 일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기 중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학기 중에는 전화나 화상통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어요. 방학이 되어서야 직접 방문도 하고 발로 뛰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과의 신뢰가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학기 중이나 방학 중이나 계속 일을 해야 해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거죠.”


그는 군 복무 이후 제대로 일을 시작해 지금은 여러 여행사와 3개의 나라를 연결해 주고 있다. 하지만 규진 씨도 아직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한다. “제가 아직은 대학교 2학년이어서 구체적으로 미래를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인데 이때 자신의 미래를 정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네요.”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장점인 언어를 이용해 계속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에게 개인 사업은 멀게만 느껴진다. 창업을 하는 그들을 보는 시선에서 불안감이 느껴진다. 일하는 본인도 그런 시선들을 느낀다. 사업하는 대학생은 자기 공부와 사업을 동시에 해야 하는 고충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또 다른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위해서 그들은 오늘도 새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


글. 사미음(blue934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