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언니’ 의 얼음 같은 여자 은조(문근영)와 ‘미남이시네요’ 의 차도남 태경(장근석)이 만났다. ‘매리는 외박중’에서 은조(문근영)는 순수소녀 ‘매리’ 로 태경(장근석)은 의리남 ‘무결’ 로 돌아왔다. 1,2회가 끝난 후, 한자리수 시청률굴욕 이라는 기사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굴욕 이라는 단어를 들먹이기에는 ‘매리는 외박중’ 은 무한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 ‘성균관스캔들’ 이 여심을 자극해 ‘걸오앓이’ 를 비롯한 남성앓이를 양산해냈다면 ‘매리는 외박중’ 은 남심을 자극해 ‘매리앓이’ 열풍을 낳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드라마의 정석을 따르는 ‘매리는 외박중.’
뚜렷한 캐릭터 설정 돋보여

순수엉뚱발랄소녀 매리(문근영)의 매력은 여심을 흔들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매리는 배우 문근영의 똘망똘망한 눈망울과 앳된 외모에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매리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힘겹게 살아가지만 ‘신데렐라 언니’ 의 은조와 달리 밝고 명랑한 소녀다. 홍대 꽃거지 무결(장근석)은 시크하면서도 귀여운 캐릭터다. 무결은 홍대 인디밴드의 꽃미남 보컬로 안아주는 것이 팬서비스다. ‘미남이시네요’ 의 태경이 결벽증 있는 차가운 도시 남자였다면 무결은 귀여움과 시크함을 동시에 지닌 자유분방한 유랑자다. 이후 이들과 삼각관계를 형성할 정인(김재욱)과 서준(김효진)의 캐릭터성 역시 뚜렷하게 드러난다. ‘매리는 외박중’ 의 장밋빛 시청률을 예상하는 이유는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드라마 초반부에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이 뚜렷하게 부각되지 못하면 회가 거듭될수록 불안한 줄 위를 타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매리는 외박중’ 의 순항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매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얼
엉뚱소녀 매리 와 시크남 무결의 짝짝꿍

여느 드라마가 그렇듯이, 매리와 무결의 우연적인 만남은 홍대에서 차를 몰다가 무결을 들이받으면서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매리의 엉뚱한 매력은 발산되기 시작한다. 무결이 사기를 칠 것을 우려해 팬인 행세를 하고 사인을 받아내면서 둘의 만남은 고리에 고리를 더하게 되고 급기야 가짜결혼 사진까지 찍게 된다. 언뜻 보면 개연성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매리가 처한 환경을 살펴본다면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또한 둘은 휴학을 했고 무엇보다도 의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매리크리스마스라는 별명을 제일 싫어하는 매리에게 무결이 ‘매리크리스마스’ 라고 하자, 처음에는 뾰루퉁하던 매리는 ‘해피뉴이얼’ 을 외친다. 매리와 무결의 실날같은 로맨스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쩌면 크리스마스에 ‘메리크리스마스 ~ 해피뉴이얼’ 을 날리는 연인들의 진풍경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만화 스럽지 않은 연출
비현실적이지만은 않은 이야기

‘매리는 외박중’ 은 풀하우스 원수연 작가의 원작이다. ‘장난스런 키스’ 나 ‘궁’ 이 만화 같은 연출을 보여주었다면 ‘매리는 외박 중’ 은 현실을 토대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출을 선보이고 있다. 젊은이들의 열기가 넘치는 홍대와 매리의 성격과 들어맞는 아기자기한 TV소품과 집은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드라마의 중심에 있는 ‘정략결혼’ 이라는 소재는 비현실적인 소재이나 드라마, 영화, 연애소설에서 비일비재하게 등장한다. 드라마 ‘궁’ 이나 ‘장난스런 키스’ 뿐만 아니라, 영화 ‘어린신부’에서도 정략결혼이 주테마를 이룬다. 그러나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매리가 정략결혼에 극구 반대하며 나선다는 점이다. 전작들에서는 ‘이 시대에 웬 말이냐’ 는 약한 반항이 주를 이루었다면 매리는 필사적인 반항을 하며 저지하려 한다. 매리만큼이나 엉뚱한 매리 아빠의 혼인신고로 뿔이 난 매리는 급기야 변호사를 찾아가기도 한다. 이제 좌충우돌 매리의 정략결혼 탈출기는 진행 중이다. 깜찍발랄한 매리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