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여름, 날은 더웠고 마음은 급했다. 나는 당시 대학 언론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한 편을 찍고 있었다. 대학 언론의 환경은 갈수록 척박해져만 갔다. 잦은 구성원의 이탈로 인한 고질적 인력난과 대학의 부속기관이라는 명목으로 기사는 학교 입맛에 맞게 길들여졌다. 학생인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므로 학내 언론에도 편집권과 기자들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그런 꿈 같은 주장을 담기 위해 ‘고함20’이라는 인터넷신문에 취재 요청을 넣었다. 고함20은 20대가 직접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써서 해당 홈페이지에 올리는 매체라고 했다. 그럼 이 단체에서 중요한 결정은 누가 내리나요? 라는 질문에는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회의를 통해 모든 의결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