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학생을 배신했다. 이번 5월 경북대학교 글로벌인재학부 학생들은 학교로부터 학사조직개편 보고서를 배부 받았다. 보고서에는 글로벌인재학부를 통폐합하기로 결정이 났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일방적인 통보였다.

이들이 다니고 있는 글로벌인재학부는 설립된 지 채 3년도 되지 않은 신설학과로서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을 막겠다는 취지로 탄생한 학과이다. 경북대는 많은 혜택과 지속적인 관리 및 졸업 후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수차례 설명회를 열어 많은 학생들을 모집했었다. 그래서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이 같은 성적의 수도권대학의 유혹을 참아내고 경북대에 입학을 하는 경우도 많이 생겨났다. 허나 경북대는 2012년부터 이전에 약속했던 지원을 점차 줄여가더니 결국 5월 통폐합이라는 결정을 학생들에게 ‘선포’해 버리고 만다.

학교 측에서는 낮은 등록률과 가시적인 성과가 없음을 통폐합을 결정하게 된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 2012년도 등록률은 100%를 달성했으며, 또 졸업생을 배출하지도 않은 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바라는 점은 억지라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이다.

 
사실 이러한 지방 대학교의 서울로 향하는 지역 인재들을 막고자 하는 신설학과들은 적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영남대학교의 천마인재학부는 4년간의 등록금면제에 매달 학생들에게 용돈까지 주는 등 다양한 혜택으로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선호하는 학교로 이름이 나있다. 경북대 역시 이러한 취지에 글로벌인재학부를 설립했지만 막상 설립하고 보니 효율적인 면에서 학교측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듯 하다.

물론 과 통폐합에 대해서는 경북대만의 ‘계산’에 따라 그런 결정이 나왔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과’에 다니고 있던 학생들이다. 서울권 대학에 갈 실력인데도 학교의 약속만 믿고 발걸음을 돌렸는데 이전의 약속과는 다른 학교의 현재 모습에 학생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일 것이다. 경북대의 이러한 모습은 학생들에게 뿐만이 아니라 교육계에 큰 과오를 남기는 것이다.

어느 사회든 간에 약속을 저버리게 되면 그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지게 된다. 경북대 또한 다르지 않다. 분명 경북대는 학생들에게 한 약속을 저버린 대가로 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경북대는 지금이라도 학생들에게 약속했던 지원과 관리를 원상태로 되돌려야 한다. 그리고 일방적 통보가 아닌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다 쌍방에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