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발
() ‘청춘 바라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26 서울 시장 선거 당시, 69%20대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며, 그를 시장 자리에 올려놓았다. 20대의 힘을 로 보여준 것이다. 20대의 분노와 힘을 확인하자, 정치권은 바빠졌다.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명인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은 청춘콘서트 2.0’ 행사에 게스트로 참여하며 20대와의 소통을 시도했다. 선거에 참패한 한나라당 역시 청춘콘서트와 유사한 컨셉의 드림토크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며, 20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 당 차원이 아닌 의원 개인 차원에서도, ‘청춘 스피치’, ‘청년과의 대화등의 이름의 행사를 열고 있다.

사실 이처럼 20대 혹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전에도 종종 있었다. 현 정부의 관료들은 물론이고, 정몽준·손학규·김문수·유시민 등 유력 정치인들 역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변한 것은 행사의 형식이다. 이젠 정치인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20대가 좋아할 만한 멘토들을 앞에 내세우고, 오히려 본인들은 게스트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전면에 나서더라도, 일방적인 강연은 최대한 자제한다. 강의보단 대화를 나누는 형식을 더 선호한다. 청춘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들이 토크 콘서트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는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청춘들의 진짜 목소리를 얻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청춘들의 를 얻고자 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정치권은 운명 북 콘서트를 통해 지지율을 급등시킨 문재인의 예와, ‘청춘 콘서트를 통해 단번에 유력 대선 후보로 올라선 안철수의 예를 경험한 바 있다. 그 폭발력을 확인한 뒤에야 봇물 터지듯 열리는 토크들의 진짜 의도가 의심스러운 이유다.

이런 행사들은 해답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막말로 논란이 되었던 타운미팅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타운미팅은 책임 있는 당직자가 소수의 특정 그룹과 만나는 구도다. 특정 그룹과의 대담이라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들을 수 있고, 책임 있는 당직자가 진행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기도 용이한 편이다. 실제로 정부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 ‘기숙형 고교 기숙사비 경감 대책등은 타운미팅 직후에 개발된 정책들이다.

그러나 멘토다수의 청중이 만나는 토크 콘서트 자리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콘서트라는 형식이 가지는 필연적인 한계다. 청춘들의 고민을 듣고 공감하는 자리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20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첨석으로 나아가기는 힘든 구조라는 이야기다. 때문에 최근 유행하는 토크 콘서트는 어쩌면 일회성의 재미와 감동으로 포장된 빛 좋은 개살구일지도 모른다.




물론 20대에게는 신경조차 쓰지 않던 과거에 비한다면 나아진 모습이다. 20대 문제가 등록금, 취업난 등의 아픔, 기성세대와의 불통(不通)’에서 비롯되었다면, 적어도 후자의 불통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20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단순히 소통만 해서는 안 된다. 문병을 자주 가면 환자의 마음은 위로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병만으로 병을 치료할 수는 없는 법이다. 병을 치료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이지 문병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직까진 정치권의 이런 행사들에 대한 20대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재밌고 권위적이지 않다는 이유다. 그러나 이같은 반응이 계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20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은 주지 못하고 귀에 좋은 소리만 들려주는 행사라면, 언젠가는 역풍에 부딪힐 가능성이 더 크다. ‘청춘토크를 묶으려는 정치권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