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C 다큐멘터리 눈물시리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남극의 눈물 1부(얼음대륙의 황제)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20%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새끼를 위한 황제펭귄의 부성애는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러한 황제펭귄의 감동도 잠시. 또 다시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자극한 것은 기상이변(지구온난화)으로 인한 남극의 환경변화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죽어가는 동물들이었다.

온난화로 인해 무너져 내리는 빙하의 모습들, 얼음이 줄어들자 펭귄들의 먹이인 크릴새우의 양도 줄어들고, 그로 인해 펭귄의 개체 수도 감소하고 있다. 녹아 없어지는 빙하는 남극의 동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남극의 기후변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행중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남극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나사(NASA)와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과학자들은 남부 알래스카의 빙하 감소는 지각에 작용하는 하중을 줄여주고 지각판이 보다 자유롭게 움직이게 돼 지진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빙하는 태양광을 반사시켜 지구 기온을 유지하며 해류순환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지만 빙하의 감소는 태양광을 흡수를 증가시키고 이는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을 초래한다. 이로 인해 해수면은 2100년에 0.9m에서 1.6m까지 상승하고 저지대 섬들 대부분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온난화 → 빙하감소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이는 자연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온다.

캐나다 “교토의정서 탈퇴” 첫 선언(2011. 12. 13, 한겨례)

이러한 악순환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는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눈치만 보는 탁상공론 뿐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터반에서 열린 제 17차 유엔 기후변화회의(2011. 12. 11)에서 진통 끝에 2012년에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의 효력을 5년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지만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와 에너지산업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캐나다는 자국의 이익과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의 불참여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할 뜻을 밝혔다.

교토의정서가 삐걱거리고 있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 정부는 올해부터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도입해 각 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절감 목표를 정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재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재계는 “선진국들도 감축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발을 빼고 있는 마당에 한국 정부만 ‘돌격 앞으로’를 외치고 있다”면서 관련 법률안 처리 유보를 요구했다.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국제 기류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한국만 불이익을 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하면 당연히 그만큼 생산량이 줄어들고 환경보호에 투자를 더 하기 때문에 이익이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기업들이 이익을 위해 환경문제에 적극적이지 못한 자세에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며 기업별로 봉사, 여가, 복지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사회적 책임에는 환경도 포함되어 있고 각 기업별로 환경보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자신들의 경제적 효과를 생각하면서 생색내기식의 사회적 책임활동, 환경보호 활동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활동을 기대하고 싶다.

오늘날의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문제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기업과 국가들은 각자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만을 고집하고 있는 사이 남극의 눈물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요즘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여기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뿐만 아니라 자연과의 동반성장도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다큐멘터리는 남극의 눈물이 슬픔의 눈물이 아닌 감동의 눈물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