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왕십리에서 열린 전우치 시사회에 다녀왔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왕십리 CGV 메인 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아마도 세간의 관심이 '전우치'로 집중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Strong Point!

1.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전우치 캐릭터 뿐만 아니라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을 비롯한 모든 주'조연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 기억에 확실하게 각인되지 않는 캐릭터가 없을 정도였다. 각각의 색이 뚜렷하고 개성이 넘쳐 흐른다. 매력적인 전우치 뿐 아니라 무게감 있는 화담, 촐랑거리는 초랭이, 섹시한 인경, 엉둥한 신선들까지 하나도 죽어 있는 캐릭터가 없다. 모두 사랑스럽다.



2. 강동원을 떼거지(?)로 만날 수 있는 방법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을 올리는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영화관 내의 여성들의 '아아......'라는 신음소리를 자아내게 만든 장본인. 강동원이 떼거지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면??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나요?? 모 인터뷰에서 임수정씨가 '강동원씨가 여러 명 나온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을 정도로 여성분들에게는 로망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무술 장면이 많은 건 아니지만, [형사;Dualist]에서 뽐낸 우아한 춤사위같은 칼부림 장면도 매우 매력적으로 나오구요. 배우 강동원에게 딱 맞춘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전우치'. 강동원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전우치'의 매력은 한껏 더해집니다.



3. 역시 최동훈 감독


최동훈? 누구지? 라는 사람들을 위해 덧붙인다면, [범죄의 재구성](2004), [타짜](2007)를 기억해보라고 하겠다. 빼어난 기획력과 구성력을 갖춘 최동훈 감독은 두 전작을 통해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각본과 감독을 동시에 수행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능력있는 감독이다. 이번 [전우치] 또한 최동훈 감독이 각본과 감독을 하며 영상과 각본의 조화가 절묘한 듯 보인다. 그래서인지 내용의 전개와 캐릭터가 탄탄한 것이 아닐까? [범죄의 재구성]과 같은 뒷통수를 때리는 반전이나 충격적인 결말은 없지만, 그래도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다.



  Weak Point!


1. 아바타의 습격


호연에도 불구하고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재 개봉한 [아바타]라는 강력한 라이벌 상대가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평점이 9.29에 이를 정도로 호평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바타는 곧 개봉할 전우치의 강력한 라이벌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연말 성수기를 둘러싸고 둘의 대결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외국에서도 통할까??


이미 개봉하기 전부터 독일, 중국,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 9개국에 선판매되는 쾌거를 이룬 전우치.

5분짜리 프로모션 영상 만으로 이런 쾌거를 이루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한국 특유의 분위기가 강해 과연 외국에서도 다 알아들을 수는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뭐 반대급부로 독특한 한국만의 히어로 탄생이니 독특한 전우치 성격이나 옛날 조선땅의 모습이라든지 그런 요소가 더 잘 먹힐지도 모르겠다.

















3. 어색한 괴물들.

신화를 토대로 한 것이라 어쩔 수는 없지만... 토끼 괴물이라니... 12지신을 토대로 했다는 건 알지만, 영화 초반에 나오는 신화 장면을 포함한 CG영상은 마치 3D 게임 영상을 보는 듯 했다. 무섭기보다는 어색하다. 대안을 말해보라고 하면 할 말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토끼가 으르렁대는 건 좀...


  So... Goooooood!!!!




개인적으로 엑스맨이나 베트맨, 스파이더 맨 등 맨 시리즈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전우치]라는 한국형 히어로물이 너무나 반가울 수밖에 없다. 기존 히어로들과는 달리 세상의 악을 물리치는 데에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위와 명예를 생각하는 전우치의 성격은 오히려 감정이입을 극대화시킨다. 명분을 위해 뛰어다니시는 다른 히어로 분들과의 차별성이 눈에 띄는 것이다. 서울 하늘을 날아다니며 자신의 명예를 극대화시켜 줄 청동검을 찾아 헤매는 모습부터 사랑에 빠진 여인을 쫓아다니는 모습까지. 까불까불한 모습이 사랑스럽게만 보인다.

영화는 분명 1000만을 넘길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해운대]보다도 훨씬 잘 만들었고, 더 유쾌하고, 대중적이다. 게다가 매력적인 배우들로 가득차 있는 [전우치]의 마력을 감히 누가 거절할 수 있겠냐는 말이다. 임수정의 섹시한 매력을 다시 발견하고, 유해진의 연기는 언제나 명품이고, 김윤석은 [타짜]에서 보여준 '아귀'역을 뛰어넘지는 않지만, 그 정도 수준의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정중한 말투로 악역을 맛깔나게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감안한다면 말이다. 백윤식과 염정아의 호연도 돋보이고, 신선 역을 맡은 세 배우들도 시종일관 웃음을 준다. 재밌고 유쾌하다.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안성맞춤이다. 이런 끝도 없는 칭찬이 지겨울 수 있으니 한 마디로 끝내겠다.

이번 겨울은 [전우치]와 함께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