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두근거림. 두려움. 회피하고 싶은 마음.

상반된 단어들을 아우르는 말. 그것이 바로 ‘처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이다. 무언가를 처음으로 경험하고 시작한다는 것은 두렵고 힘든 과정이지만, 한 편으로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 20대에 새로운 세계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을 벗어나 직장이라는 새로운 환경으로 진입하는 사람들과 솔로(solo) 생활을 떠나 하나의 가족을 형성한 사람들까지. ‘처음’ 겪는 세상에 대한 생각들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 출처 : http://blog.outsider.ne.kr/293

   첫 넥타이. 첫 직장                                                                      

올해 26세가 되는 박성진 씨는 작년 겨울, 첫 직장과 인연을 맺었다. 취업 준비로 몇 년 간 고생하기는 했지만, 남부럽지 않은 직장에 취업한 그. 현재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는 그에게서 취업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1. 취업 전 일주일과 한 달. 그리고 취업 후 일주일과 한 달.

일주일 전에는 솔직히 두려운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사실 모두들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들 하는데... 면접관의 평가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막상 한 달 전이 되니 마음은 더욱 편해졌어요. 사실 기업 면접도 보고 인적성 검사도 받고 하니 '설마 이 중에서 하나 안 되겠어?!'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취업 후, 솔직히 많이 기뻐서 하늘로 날아갈 줄 알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구요. 그냥 '아 드디어 취업 성공했구나!' 정도의 느낌이었어요.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이제 학생의 신분이 아니라 사회인으로서의 신분을 갖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이 많이 됐어요

2. 취업 전과 후. 가장 많이 달라진 것.

아직 본격적으로 업무를 맡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기간이어서 그렇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매사에 임하는 내 자신을 목격하곤 해요.

3. 본인에게 취업의 의미

글쎄요... 어떤 답변을 해야 적절 할지...솔직히 아직까지는 새로운 길을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이제 정말 사회의 일원으로서 일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뿌듯함을 갖기도 하고 반면에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만의 차별화된 무기를 갖고 있으려면 어떤 모습이 필요한지 고민이 되기도 하구요.

4. 취업 후 가장 좋은 점과 힘든 점.

일단 수입이 생긴다는 것과 내가 좋아하는 넥타이를 맬 수 있다는 정도(?) 힘든 점은 아무래도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는 것.

5. ‘취업’을 정의한다면?

就業, 즉 자신의 업을 가지고 나아간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잖아요. (인터뷰이의 개인적인 해석) 그래서 아마도 자신의 karma를 승화시키고 부각시키고 그리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취업이 아닌가 싶어요.

6. 마지막으로 취업을 앞둔 20대에게...

(취업을 위해서는) 스펙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솔직히 인성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지니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니깐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믿을 수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도 못 믿고서 어떤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믿고 세상을 조금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면서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출처 : book.interpark.com

   생애 첫 독립. 결혼                                                                                  

 작년 봄. 벚꽃이 흩날리던 날에 정이나 씨는 26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결혼식을 올렸다. 아직은 아줌마라는 말보다는 새댁, 아니 아가씨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그녀.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 결혼 전 일주일과 한 달. 그리고 결혼 후. 심리상태의 변화

6년 가까이 되는 연애 덕분에 결혼준비과정도 연애하는 과정 중에 하나라는 익숙함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결혼 한 달전 쯤에는 준비하느라 쉬는 시간이 부족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정신적인 부분보다는 육체적인 부분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일주일 남겨두고는 가족들하고 보낼 시간이 부족하고, 가족들하고 이젠 매일 볼 수 없다는 점이 제일 가슴 아팠어요. 그래서 결혼 후 한동안 친정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결혼에 대한 설레임. 행복함이라는 감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앞서 말한 감정들이 더 크게 심리적으로 작용 했던 것 같아요.

2. 결혼 전과 후. 가장 많이 달라진 것

아무래도 결혼 전에는 혼자만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다가 결혼 후에는 내 가정, 그리고 친정과 시댁 모두 관심을 가져야 했어요. 책임져야 할 부분들도 많아졌고 보고 느끼는 부분들도 많아졌어요. 회사일과 가정일을 병행하면서 힘들면 그동안 회사일과 집안일, 육아를 모두 잘해내신 친정엄마를 생각하면서 눈물나기도 하고, 며느리 고생한다고 반찬이며 먹을 것도 많이 챙겨주시고 배려해주시는 시댁부모님 생각하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같은 상황이라도 결혼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결혼 후에 느끼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면, 밥 먹고 나면 결혼 전에는 내가 힘들면 그냥 들어가서 쉬었지만 결혼 후에는 집안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니까 피곤해도 시댁, 친정에 가면 꼭 먼저 설거지를 하게 되어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더 애틋해지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결혼 한 사람들이 “너도 결혼하면 내 심정 이해할거야.‘ 라고 했던 복잡한 상황들이 이제야 이해가 되기도 해요.

3. 결혼의 의미

결혼을 하면 새로운 가정이 생겨남과 동시에 새로운 인생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경험 리고 책임감이 생겨나기 때문에 결혼 전과 같은 사고방식으로 생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저 역시 결혼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생각해야할 부분들이 더 넓어졌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것도 많아졌고 이러한 영향들이 원동력이 되어 삶을 사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4. 결혼 후 가장 좋은 점과 힘든 점

항상 ‘함께’라는 점이 제일 좋아요. 이제는 하루라도 얼굴을 안보면 많이 허전해요. 연애한 기간이 길어서 신혼느낌이 나지 않겠다고 주변에서 그러지만 나름 재미가 있더라구요. 결혼 하고서 한동안 아직도 연애하는 느낌으로 지냈어요. 그만큼 결혼이 실감 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점점 적응해가면서 많이 싸웠어요. 일하고 오면 집에서는 쉬고 싶은데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으니까 서로 먼저 이해해주고 양보해주길 바랬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제일 힘들었던 점은 연애할 때와는 다른 문제들로 충돌하게 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고 해결방법을 새로이 찾아야 하는 일이였어요.

이런 문제들에 있어서 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과 말투도 서툴렀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조차도 서툴렀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화도 많이 하고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이 가지면서 거의 싸우지 않고 누구보다 서로에게 의지가 되면서 지내고 있어요.

5. ‘결혼’을 정의한다면.

저는 결혼이 제 인생의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선물을 받으면 누구나 행복하고 감사해하잖아요. 제게 있어서도 결혼은 행복이고 감사할 일 투성이예요. 하루에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대에 대해 수많은 호감을 느끼면서 살아가는데 우리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해서 부부가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신기하고 소중해요.

6. 20대의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사회가 변한만큼 개인의 생활환경과 스타일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결혼생활도 스스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결혼 후의 생활에 대해서 두려움이 많았던 것 같아요. 나이도 아직은 젊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조금 더 다양한 사람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이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열정을 지금 내가 사랑하고 선택한 사람에게 주고 싶었기 때문이였어요. 또 다른 이유는 20대는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있는 나이지만 그만큼 불안하고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는 시기이기도 해요. 저는 결혼을 통해서 보다 안정감을 찾고 싶었고 둘이 함께 의지하고 노력하면서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싶었어요. 요즘엔 젊은이들이 취업이 어려워서 취집을 한다고 하는데 결혼을 인생의 종착점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먼저 더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세상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두 사람. 자신 앞에 펼쳐진 낯선 환경에 하루빨리 적응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