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던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茄는 남의 애를 끊나니”


이 유명한 시조는 선조 28년(1595년), 임란으로 온 나라가 혼란하던 시절, 이순신 장군이 나라에 대한 걱정과 우국충정의 마음을 담아 지은 것이다. 더불어 김경준씨가 자신의 블로그 소갯말에 적어 놓은 시조이기도 하다. 자신에 대해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블로그 소갯말에 이 시조를 적어 놓다니. 그가 어떤 사람인지 능히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원대학교 사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경준씨는 애국심이 투철한 사람이다. 현재 통일부 상생 기자단 5기, 그리고 대한민국 해군 블로그 기자단 1기로 활동 중인 그는 지인들 사이에서 민족주의자, 애국주의자로 유명하다. 그가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리는 글 때문이다. 김경준씨의 페이스북과 블로그에는 여느 20대의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는 보기 힘든 ‘애국심’이 담긴 종종 올라오곤 한다. 때때로 강경한 표현도 서슴치 않는 그의 글에는 나라에 대한 애정과 희생 정신, 그리고 애국지사들에 대한 존경심이 한껏 묻어난다. 그 누구보다도 나라 사랑에 있어서 뒤지지 않음을 자부하는 김경준씨. 오늘의 [100인의 인터뷰]는 그와 함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매우 독특한 취미 생활을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저도 남들처럼 독서, 영화감상 같은 취미생활을 즐깁니다. 다만 여기에 덧붙여서 ‘문화유적 답사’나 ‘무예수련’을 취미로 즐기고 있는데요, 남자라면 누구나 강함을 동경하기에 저 역시 무술을 배우고 싶었죠. 그러다가 중학생 때 성룡의 영화를 보면서 중국무술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중국무술을 꾸준히 수련했었죠.

그런데 대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저처럼 역사학을 전공하시는 선배 한 분을 만났는데요, 그분이 개인적으로 ‘무예24기’라는 우리나라 전통무예를 지도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무술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선 배우라고 적극 권유하시더라고요. 무예24기는 조선 22대 임금 정조대왕의 명으로 편찬한 군사훈련교범인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기예로, 그 당시 조선과 중국, 일본 동양 삼국의 무예 중에 정수만을 골라낸 것들입니다.

사실 저도 중국무술을 수련하면서 늘 ‘난 한국인인데 기왕이면 우리나라 무예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그러던 차에 무예24기를 지도하신 분을 우연히 만났으니 이것도 운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무예24기를 수련하다보니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에 대한 계승의식이 생기기도 하고요. 단순히 강한 남자만을 동경했다면 이종격투기나 복싱 같은 운동을 했을 테지만, 제가 지향하는 인물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요.


Q. ‘지향하는 인물’이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혹시 구체적인 롤모델이나 존경하는 분이 있으신가요? 존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지향하는 인물은 사심없이 나라를 사랑하고 백성을 돌보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순신 장군’을 롤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냐고 물어보면 늘 말문이 막히는데요, 꼭 이유가 있어서 존경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냥 운명처럼 이순신 장군이 굉장히 끌리더라구요. ‘불패의 신화’ 등 이런 것들은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부수적인 이유들에 해당하고요.

개인의 사리사욕을 생각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명장이라는 점이 참 멋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사에서 개인의 사리사욕을 챙기지 않고 백성과 나라를 위해 순국하신 분도 많고, 을지문덕이나 광개토대왕처럼 타고난 명장인 위인들이 많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장계를 보면 이름없는 종들까지 올려 포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백성을 아끼고, 임금에 대해 충성하며 나라를 사랑하기까지 합니다. 그 투철하고 순수한 애국심이 제게는 특별히 와 닿았습니다.




Q. 그러면 경준씨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는 그런 애국심의 발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경준씨의 롤모델인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으로 인해 돌아가셨는데요, 지금도 일본과의 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더불어 중국에 대한 생각도 말씀해 주세요.

굳이 일본을 무조건적으로 미워하지 않습니다. 제가 일본을 싫어하는 것은 동양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반성이 없기 때문이에요. 얼마 전에 채널A에서 분노왕에 일본을 무조건적으로 싫어하는 사람으로 저를 섭외하려 했는데, 저는 일본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거절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를 예로 들면 좋을 것 같은데요, 대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에서 일본과 조선, 그리고 중국이 오늘 날의 유럽 연합처럼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근본적인 이유는 그가 침략을 선동해서 동양의 평화를 해치고, 또한 천황의 아버지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무조건적으로 일본을 싫어하셨던 게 아니죠.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중국 문화에 대해 우호적이어서 대만에도 다녀오고 홍콩 영화DVD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강경하게 표현하는 것은 저의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싶기도 하고, 또 아무래도 글로는 보여줄 수 있는 게 한정적이다보니 제가 지나친 민족주의자, 애국주의자라는 오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Q.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독도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명백히 우리 땅입니다. 하지만 동해에 대해서 저는 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어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주장하셨던 것처럼 ‘평화의 바다’로 이름을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동해는 한국과 일본의 바다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이 전체를 통틀어 한국해라고 하거나 일본의 관점에서 서해, 혹은 일본해라고 부르는 것은 둘다 옳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동해바다는 저희 것이죠. 하지만 이름 정도는 한일이 함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생각은요?


당연히 비판적입니다. 저는 이것을 북한 영토에 대한 중국의 야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역사 학자에 따르면, 고구려, 발해 등의 영토는 평양 이북부터가 그 영토이므로 이 역사가 중국의 역사가 되면 차후에 북한이 중국의 위성 국가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요. 대한민국의 통일은 한반도의 통일을 의미하는데, 중국의 동북공정은 한반도의 통일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죠.


Q. 경준씨의 의견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주장이 있나요?


동조나 반대라기 보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제게 우스갯소리로 했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전공 교수님이 저의 페이스북 친구인데요, 교수님께서 어느 날 수업시간에 제 페이스북 글에서 본 것을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 놈은 나중에 만주 땅으로 보내줘야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것은 일본이 100여년에 걸친 전쟁을 하면서 축적된 군사적 불만을 외부로 빼기 위한 건데, 아마도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도 이같은 군사적 불만이 표출될 것이다. 통일이 되면 이런 힘을 빼 줘야 하는데, 이 힘을 중국으로 돌리되 경준이를 선봉에다 태극기를 들려 세워서 만주를 부복하고 고구려를 세우라고 해서 거기서 살라고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다들 빵 터지더라구요. 저도 웃겨서 혼 났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은 뭐죠?


저는 해군장교가 되는 게 꿈입니다.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고 저의 롤모델로 여기는 만큼, 그 분처럼 훌륭한 해군 장교가 되어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싶어요. 해군 장교를 전역하고 나면 역사 공부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연구소같은 곳에 소속돼서 나라를 위해, 그리고 역사적 뿌리를 찾기 위해 평생 공부하고 싶습니다.


Q. 국가에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나요?


저는 ‘역사 바로 세우기 정책’을 제안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장준하 선생 유골이 발굴되어 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는데, 대부분의 기관들이 형식적으로만 조사에 착수하더라구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건에 대해서도 그렇고요. 저는 이런 활동을 하고 있어서 직접 볼 수 있었는데 많이 답답하더라구요. 독립투사에 대해 그들의 공로를 인정하고 국사적인 포상을 하는 식으로 역사를 바로 세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