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이십대를 향해 한마디씩 했습니다. 누군가는 이십대를 ‘개새끼’라 부르며 꾸짖었습니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골몰한 나머지, 사회 변혁에 나서지 않는다고요. ‘멘토’라 불리는 또 다른 누군가는 이십대를 위로하려 했습니다. 흔들리는 것 모두 어른이 되기 위한 과정이고, 천 번은 더 흔들려야 한다며 말이죠. 전혀 다른 둘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십대를 다그치든 달래든, 말하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입니다. 이십대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고 함께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십대는 일종의 ‘유행어’였고, 그 단어를 입에 올리는 누구든지 제 입맛에 맞게 제멋대로 재단하고 왜곡했습니다. 그곳에 진짜 이십대는 없었습니다.

고함20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됐습니다. 너도나도 이십대를 이야기하지만 진짜 이십대는 없는 사회에서, 이십대 스스로 진짜 이십대의 목소리를 내고자 했습니다. ‘경청’할 의무를 강요받기보다는 먼저 ‘고함’칠 권리를 말하고자 했습니다. 언론의 사명을 이야기할 때, 흔히들 ‘언로’라는 단어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고함은 이십대와 사회가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함으로써 이십대의 진정한 ‘언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웹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고함20이 ‘대선특별판 오프라인 잡지’를 내는 모험을 감행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대선이라는 우리 사회의 큰 이벤트를 맞이하여 조금 더 가까이에서 이십대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그렇게 담아낸 이십대의 목소리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외부의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매체의 특성상 잡지 발간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며 이미 써놓은 원고의 반을 덜어내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기도 했고요. 몇 달의 노력이 한권의 잡지로 탄생하기까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40여 명의 고함 기자들은 발로 뛰고 손으로 쓰며 기사를 수정하고 또 수정해야 했습니다.

특히 <그럼이만: 그럼, 이십대를 만나>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루에 하나씩, 100일 동안 100개의 인터뷰 기사를 발행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럼이만 프로젝트를 통해 대선 100일 전부터 100명의 이십대를 만나고자 했습니다. 텔레마케터 아르바이트생, 간호사, 갓 결혼한 새신랑, 성소수자, 청년 비대위원 등 그 면면은 일반화할 수 없는 이십대의 다채로운 모습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고함20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이십대들 모두 차기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걸요. “말만 하지 말고 실천해주세요”, “최저임금을 올려주세요” 그게 어떤 이야기든,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은 차기 정권과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음을 의미할 것입니다.

대선이 불과 십 여일 남았습니다. 투표용지 위 어느 후보의 이름 옆에 도장을 찍을지 결정하셨나요? 대선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아직 결정을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선택을 받을 사람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든, 아니면 그 둘이 아닌 군소정당의 군소후보든 당신의 한 표는 세상을 향한 ‘고함’이 될 것입니다. 당신의 소리 없는 외침에 고함20이 함께 하겠습니다.

고함20의 오프라인 대선잡지는 오늘 11일부터 서울, 대전, 대구, 충주 등 전국 소재 대학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이만: 그럼, 이십대를 만나>의 100분의 인터뷰이분들, 인큐젝터 소셜펀딩 참여와 계좌입금을 통해 후원해주신 분들, 그 외에 고함의 도전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