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빙하가 늘어났다는 소식이 화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사진을 분석해본 결과, 북극의 빙하가 작년에 비해 60% 늘어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의 빙하가 계속해서 줄어든다는 기존의 예측이 빗겨간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한 영국의 언론사 데일리메일은 지구온난화가 이미 멈췄고, 미니 빙하기가 진행 중이라는 의견도 전달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도 올해에 대규모 허리케인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지구온난화 이론에 의문을 제기했다.

작년에 비해 북극 빙하가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www.dailymail.co.uk


북극의 빙하가 작년에 비해 늘어났지만 지구온난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반론도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데일리메일의 미니 빙하기설을 반박했다. 올해에 북극의 빙하가 늘어난 이유는 작년에 북극 빙하의 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북극 빙하의 양은 감소하는 추세이고, 이번에 늘어난 빙하의 양은 그 추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북극 빙하의 양이 감소하는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 ⓒwww.theguardian.com


지구온난화가 앞으로 계속될지 확언하기는 어렵다.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허구라는 의혹이 빈번히 발생하며, 의혹에 대한 명확한 반박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의 논란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벌어졌다.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얼마만큼의 영향을 주는지를 명확히 밝혀낸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있었다면, 이러한 논란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지구라는 거대한 환경 속에는 지구의 온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너무나 많다. 물론 실험실에서 여러 요소를 제한시킨 환경을 만들어, 각각의 요소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는지의 여부는 알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요소들이 한 군데 뒤섞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게다가 지구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중에는 아직까지 인간이 파악하지 못한 것들도 있을 테다. 그렇기에 아무리 훌륭한 과학자라 할지라도, 인간의 선택이 지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확실히는 알 수 없다.

지구온난화가 진행 중이든 아니든, 미니 빙하기가 오든 말든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환경 친화 정책을 폐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선택이 지구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지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택을 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정책 결정의 속도가 느리더라도 말이다. 무심코 저지른 일이 지구에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한 번 변화시킨 지구의 환경을 그 전의 상태로 그대로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변화를 시킬 때보다 되돌릴 때, 더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됐던 낙동강, 남한강 등에서는 생태계가 파괴되고, 녹조가 생기고 있다. ‘4대강 살리기’라던 사업은 오히려 4대강을 죽이고 있다. 여러 환경단체들이 사업 시작 전부터 반대를 해왔지만, 당시 정권은 경제효과를 이유로 환경 친화를 외치는 목소리를 묵살했다. 그 결과 발생한 일들을 보라. 경제효과는 예상보다 적었고, 환경 파괴는 예상보다 더 많이 일어났다. 환경 파괴의 정도가 극심한 탓에 4대강 복원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정도다. 이처럼 환경을 무시했을 때의 결과는 처참하다.

이번의 북극 빙하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 지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앞으로 미니 빙하기가 진행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들, 기존에 이어오던 환경 친화 정책을 폐기해선 안 된다. 인간이 발생시키는 무수한 온실가스는 지구를 온난화시키지 않는다고 해도, 지구의 어딘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무심코 벌인 4대강 사업이 처참한 결과로 이어졌듯, 환경 친화 정책의 폐기는 또 다른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