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만난 책의 이야기 - 홍대 와우북페스티벌 현장

지난 10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홍익대 주차장 거리 및 주변공간에서 제 10회 서울 와우북페스티벌이 개최되었다. 이번 북페스티벌에서는 ‘책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하여 다양한 출판사들의 책 판매 부스, 문화 공연과 전시, 강연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북페스티벌의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와우거리도서전은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이루어졌다. A부터 I까지 나누어진 구역에는 다양한 출판사들이 자신들의 책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특히 구간 도서나 표지, 책등에 약간 흠이 가 있지만 인쇄 상태는 양호한 리퍼브 도서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서 인기가 많았다.  

 

도서전에는 주로 유명한 대형 출판사들의 부스가 많았다. 문학, 디자인 도서, 학습 도서 등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비교적 생소한 장르문학을 위주로 출판하는 작은 출판사들의 부스도 있었다. B구역에 위치한 온우주 출판사의 부스는 온우주, 초여명, 에픽로그 등을 비롯한 몇 개의 작은 출판사들이 연합하여 이루어졌다. 각각의 출판사는 만화, TRPG (테이블 롤플레잉 게임의 약자로, 참가자들이 직접 이야기를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임) 를 기반으로 한 소설 등 특정한 장르를 전문으로 출판한다.

에픽로그 출판사에서 온 부스 참가자는 이러한 행사가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통 한국의 장르 문학은 대형 출판사 밑에 따로 레이블을 두어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은 출판사들이 연합하여 자리를 마련하니 서로 정보 교환도 되고 도움도 되서 좋습니다.” 또 북페스티벌에 2년째 참가중이며 독자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어서 분위기도 좋고 환기가 되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소감을 전했다. 부스를 찾아온 독자들 역시 자유롭게 출판사 직원 측과 대화를 나누고 서로 교류하며 소소하게 장르문학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도서 판매와 전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공연과 강연도 이어졌다. 도서전의 맨 끝에는 무대가 설치되어서 공연이 이루어졌고, 거리 중간 중간에는 작가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강연이 있었다. 또 도서전이 시작하는 구역 입구에는 버스킹을 하는 자리가 마련되어서 분위기를 돋웠다.

세월호와 같은 사회 현안과 도서를 연관시켜 참여와 관심을 일깨우는 행사도 있었다. 세월호 관련한 일러스트와 시인들의 시, 동화작가들의 글 등을 묶어서 책을 판매하여 판매 대금을 유가족들을 위한 기금으로 적립하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다. 엽서와 풍선 등을 나누어주기도 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어린이들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리가 있기도 했다.

안내 센터와 의무실 등 행사 진행에 필요한 부분도 잘 마련되어 있었다. 또 행사가 이루어지는 주차장 거리 근처에는 차가 다니기도 하고, 양 옆의 상가로 인해 복잡했기 때문에 곳곳에 진행요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진행요원들은 자원봉사자로 이루어져 있었고 시민들을 통제하기도 하고 안내를 담당하기도 했다. 안내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곡향남 씨는 올해 처음으로 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녀는 바빠 보였지만 즐겁게 “행사 첫날부터 참여했는데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즐거워 해주시는 것 같아요.” 하고 소감을 밝혔다. 안내 센터에서는 길과 부스 안내, 도서전이 이루어지는 중앙 거리 근처에 위치한 다른 전시장들의 안내 및 홍보가 이루어졌다.

주말이었기 때문에 북페스티벌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까지 합세하여 홍대의 거리는 매우 혼잡했다. 하지만 다양한 책을 접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다양한 문화 공연을 볼 수도 있는 행사가 도심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 북페스티벌의 묘미였다. 젊은 사람들뿐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놀러온 사람들도 많았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책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