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이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5년 만에 컴백해 발표한 6집 앨범 [MISS ME OR DISS ME(그리움 또는 미움)]가 가요 팬들에게 넘칠 만큼 큰 사랑을 받다. 타이틀곡 "내가 그리웠니"는 한국 공인음악차트 가온차트의 11월 월간 차트 1위에 올랐다. MC몽은 팬들의 큰사랑에 보답하고자 이번 앨범을 발표하며 앨범 제목을 "Song for you"(당신을 위한 노래)로 지었다.”


엠씨몽이 EP [Song For You]로 다시 한 번 컴백했다. 앞 문단은 엠씨몽 이번 앨범의 보도자료 중 일부다. 엠씨몽의 이번 앨범은 [Miss Me or Diss Me]를 발표했을 때처럼 많은 곡들이 발표 당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정말로 엠씨몽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서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이번엔 저번 정규 앨범 발표 당시와는 다르게 타이틀곡을 제외한 곡들은 빠르게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사랑 범벅'만큼은 여전히 차트 상위권에 있다. 언프리티 랩스타, 가인, 빈지노, 시아 등 많은 가수의 곡이 접전을 이루고 '벚꽃 엔딩'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와중에도 엠씨몽은 멜론 차트 2위를 포함해 다른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 웰메이드예당, 드림티엔터테인먼트, 로엔엔터테인먼트


그러나 멜론, 벅스, 엠넷, 지니,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모두 차트의 양상이 다르다. 네이버뮤직에서는 3월 15일 오후 10시 차트 1위가 에피톤프로젝트의 '유채꽃'이다. 스컬, 하하, 권정열의 'Beautiful Girl'은 다음뮤직에서 유독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음원 차트는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차트와도 모습이 다르다. 뮤직뱅크 K차트에서 시아는 2위를 차지했으며, 빅스는 음악방송의 트로피를 대부분 가져갔지만 음원 차트에서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이는 방송사 집계 방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음원과 음반을 반영하는 퍼센트도 다르고, 반영하는 음원 서비스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엠씨몽은 가요 프로그램 전부는 아니지만, 1위 후보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질문은 되풀이된다. 엠씨몽은 정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을 보고도 여전히 확답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개인적으로 체감하는 정도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이는 "차트에 누가 이상한 짓을 하더라" 정도의 소문이나 심증만 있는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의문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오직 LP로만 음악을 듣는다거나 한국 음악을 잘 듣지 않는 것도 아니며, 절대다수와 거리가 먼 음악 감상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개인의 경험에 불과하지만 번화가를 걸어도 엠씨몽의 음악은 의외로 듣기 힘들며, 주변 사람들은 심지어 그의 신보를 들어본 적도 없다. 물론 표본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모든 일이 그렇듯 내 세계보다 밖의 세계가 훨씬 크기 때문에 거기까지 닿을 수 없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 웰메이드예당, 드림티엔터테인먼트, 로엔엔터테인먼트


개인의 경험을 차치하더라도 지금의 차트는 여러 측면에서 ‘믿어도 되는가’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다. 공신력이나 객관성에 관한 환상은 지속적으로 균열이 가고 있다. 지난해 문화 웹매거진 아이즈에 올라온 ‘멜론 차트, 널 정말 믿어도 되겠니’라는 글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여전히 유효할뿐더러, 꽤 복잡하게 그 양상이 만들어졌다. 이용권이나 유통사를 찾아보면 멜론은 로엔 엔터테인먼트, SK텔레콤과 연결되어 있으며 지니는 KT뮤직, KT와 연결되어 있다. 엠넷은 LG 유플러스, 엠넷, CJ E&M과 연결되어 있다. 벅스 역시 최근 SK텔레콤 전용 이용권을 출시한 상태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이해관계만 해도 충분히 복잡하다.


동시에 음원 차트 및 가요 프로그램 차트는 팬덤의 화력이 드러나는 장이 되기도 한다. 어떤 팬덤은 스트리밍을 조직적으로 시간대까지 고려해서 플레이하는가 하면 차트 때문에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당장 트위터에서 몇 개의 단어만 검색해도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일부 사람들은 차트를 통해 음악을 접하는 것, ‘TOP 100 차트’를 듣는 것을 소위 말하는 ‘힙하지 못한’ 행위로 간주하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매장은 ‘TOP 100 차트’를 틀어놓기도 한다. 나의 경우 자의로 엠씨몽의 음악을 접한 경우를 제외하면 길거리에서 들은 것이 유일한 경험이다.


그래서 차트는 ‘믿을 수 있는 것’보다는 ‘참고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되는 것이 취향을 만드는 과정이나 즐거운 음악 감상에 있어 더욱 좋은 방향일 것이다. 차트는 ‘내가 이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야 있겠지만, 그리고 판매 지표 등의 숫자가 성공의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엠씨몽처럼 그것을 전부에 가깝게 취급하는 건 위험하다. 차트 밖에는 여전히 좋은 음악이 등장하고 있고, 많은 이에게 사랑받을 수 있으면서도 음악적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존재한다.


ⓒ 웰메이드예당, 드림티엔터테인먼트, 로엔엔터테인먼트


나는 더 많은 사람이 능동적으로 음악을 감상하길 희망한다.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가이드를 참고해야 하며, 자신에게 맞는 가이드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악 정보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음원 서비스마다 스페셜, 혹은 다른 이름으로 음악 정보를 소개하고 있으며 유명한 사람의 플레이리스트를 포함해 장르별 추천 음악, 기분에 맞춘 음악 등을 공유하고 있다. 여러 음악 웹진 역시 참고할만한 좋은 정보를 무료로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러한 음악 정보는 생각보다 적은 사람이 찾고 있다. 거의 유일하게 조회수를 공개하고 있는 음원서비스 업계 1위 멜론의 음악 글 중에서도 조회수가 천을 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음악 웹진들 역시 힙합엘이나 몇 사이트를 제외하면 콘텐츠의 조회수는 아쉬운 수준이다.


당연히 능동적으로 음악 감상을 하기에 개인의 여력이 따라주지 못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TOP 100 차트 안에는 좋은 음악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은 이게 다가 아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CD나 LP를 구매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정보를 얻기도 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을 검색하기도 하고, SNS에서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 뭘 들으란 얘기야?’ 보다는 좀 더 경험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접하고 또 즐겼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사람이 능동적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나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엠씨몽이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