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할 만큼, 일상적인 단어가 되어 버린 ‘쿨함’. 명지대 쿨가이, 한양대 쿨가이 등 온라인에서 유머 자료로 쓰이던 것들이 차차 발전하여,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쿨함에 호응을 보내는 현재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렇듯 쿨함이 대세가 된 분위기에 맞춰 가는 것이 힘겨운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고함20은 20대에게 “당신이 쿨해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라고 질문했다. 20대가 느끼는 쿨해지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 것, 노래 제목처럼 ‘쿨하지 못해 미안한’ 것들은 무엇일까? 

※ 설문조사는 20대라는 공통점만 가지고 있는 불특정 인물 100명을 상대로 이루어졌다.





혼자서만 잘 할 수 없는 ‘관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은 현대에도 적용되는 듯싶다. 설문조사 결과 20대가 가장 쿨해지고 싶은 부분은 바로 타인과의 관계였다. 인간관계에서 쿨해지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40%에 달했다. 응답자들이 말한 인간관계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연인과의 애정관계였고, 다른 하나는 전자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인간관계였다. 조사 참여자 중 절반이 단 한 번의 연락 불통에 마음을 졸이는 것이 싫다며, 상대방의 연락 여부에 끙끙 앓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소외받고 싶지 않기 위해 친구들과의 관계를 간신히 유지해 가는 것이 힘들다고도 했다. 

쉽게 지나칠 수 없는 타인의 시선

남들의 시선에 쿨해지고 싶다는 응답이 16%로 두 번째로 자리매김했다. 소수의견으로 나온 과거(8%), 성적(4%), 상대 부탁을 거절하는 것(1%), 개인의 실패(1%), 취향(1%) 역시 타자의 시선 아래 평가되는 것이기에, 유사한 응답으로 가정한다면 퍼센테이지는 31%로 훌쩍 뛴다. 응답자들은 교수님과의 관계나, 교내 선후배 관계, 학교나 아르바이트 일터 등 다양한 장소에서 만나 연결고리를 맺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신경 쓰인다고 입을 모았다. 닉네임 나의 기린은 “뒤에서 저를 욕하는 걸 견딜 수 없어요. 누구나 싫어하겠지만 어떤 사람이 제게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저를 싫어해서 욕먹게 되는 것이 너무 싫어요. 이런 부분에 예민해서 행동도 똑바르게 하려고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죠.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건지, 아님 다른 이들의 시선에 무리하게 집착하는 정신병인 건지 정확히 모르겠어요.” 라며 때로 족쇄처럼 느껴지는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했다. 


인간관계와 타인의 시선 외에도 20대가 쿨해지고 싶은 것은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12%가 돈 혹은 물욕에 쿨해지고 싶다고 했다. 2위 타인의 시선(16%)에서 불과 4% 적은 수치로 매우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기타 응답으로 남들과의 비교(6%), 식욕(4%), 몸(1%), 자존심(1%), 미래에 대한 불안감(1%) 등이 나왔다. 

온라인 상이든, 일상 생활에서든 쿨한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낯설지 않은 것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쿨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상당히 신경 쓴다. 아무리 쿨함이 미덕이 된 시대라고 해도 모두에게 적용되는 절대 기준은 아니다. 그러니 ‘쿨해지고 싶은 것 리스트’가 차고 넘친다며 주눅 들지 말고, 오히려 ‘이것만큼은 절대 쿨해질 수 없는 것 리스트’를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