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함20 기자 중 현재 교환학생 신분으로 영국 런던에 있는 히아가 오늘부터 노르웨이에 대한 기사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히아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노르웨이 오슬로 University of Oslo에서 교환학생 수학을 한 후 현재 런던에 거주 중입니다.


평화의 나라 노르웨이에 98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한 테러로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국내 언론에서는 용의자 아르네스 베링 브레이빅의 최고형량에 대해 다룬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노르웨이는 사형제가 일찌감치 폐지된 나라로 1876년 이후 사형이 이루어진 적이 없고, 1905년에 공식적으로 사형제가 폐지되었다. 노르웨이는 살인 사건이 1년에 20건 내외로 일어나고, 범죄 동기도 주로 치정 등의 개인적인 일이라 경찰의 권한도 적고 형량도 가벼운 편이다. 법정 최고형이 21년,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가볍다. 



하지만 이번 테러의 용의자인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의 경우 21년이 아니라 평생 감옥에서 지낼 가능성이 높다. 노르웨이의 경우 법정에서 선고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은 21년이지만 복역이 끝나는 시점에 5년을 연장 할 수 있는 권한이 법정에 있기 때문이다. 법정은 원하는 만큼 선고 형량을 5년씩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무기징역 형이 가능하다.

한 번에 형을 선고하지 않고, 5년씩 추가할 수 있는 권한만을 법정에 남겨둔 것은, 한 개인의 권리를 21년 이상 빼앗을 경우 신중하게 다시 고려해 봐야 한다는 북유럽식 사고에 기반하고 있다. 한 번의 판결로 21년 이상은 너무 과하거나 적절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상황 아래에서 다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많은 노르웨이 인들은 이미 안드레스 베링 브레이빅이 평생 감옥에 있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므로 노르웨이에서 이번 일로 인해 형벌 강화 여론이 드세다는 기사들은 노르웨이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다른 언론들의 오보일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형벌 강화 여론은 테러 용의자에게 더 반가운 일일 수 있다. 극우파인 그가 지지했던 극우정당 진보당원중 50%는 사형제를 지지해 노르웨이 국민 평균 20%의 두 배가 넘기 때문이다. 

 (고함 20 노르웨이 특파원 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