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고함20에서 ‘20대 Hot Place’ 기획기사를 썼을 때는,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20대의 Hot Place로 선정되었다. ( http://goham20.com/100).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의 인터넷 환경은 2009년 말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해 완전히 달라졌고, 우리는 인터넷상에서의 ’20대 Hot Place'를  다시 고민해보게 되었다. 스마트 폰은 인터넷에서의 ‘대세’를 바꿔놓았다. 기존의 사이트보다 단순한 구조로 되어있어서, 사용하기 간편한 사이트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중 대표주자는 역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외국에서 한번 유행을 탄 후 우리나라에 넘어온 SNS (Social Networing Service)시스템이다. 트위터에서는 ‘타임라인’ 페이스북에서는 ‘담벼락’으로 일컬어지는 곳에서 게시판을 따로 지정할 필요 없이, 글을 간편하게 빨리 쓸 수 있다는 장점이 비슷하다. 또한 두 사이트는 자신의 팔로워(트위터), 친구(페이스북)가 글을 쓰면 자신의 트위터, 페이스북 창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누가 자신에게 Mention(트위터)을 하거나 댓글(페이스북)을 다는 것도 모바일과 연동해놓으면 즉각적으로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트위터는 넓은 ‘광장’의 분위기라면 페이스북은 지인들끼리 속닥거리는 작은 카페같은 분위기다.

트위터, 여기가 우리의 광장이다.

시청광장에서는 경찰이 차벽을 쳐버리고, 더 이상 시위대가 앞으로 가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트위터에는 차벽이 있을 수가 없다. 여기서는 재벌이든, 정치인이든, 일반 서민이든 사실상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느 곳보다도 자유롭게 의견개진이 가능하고 광범위하고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하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일어난 민주화 혁명에 트위터의 영향이 상당히 컸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정치적이지 않아보였던 20대가 트위터를 통하여 정치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이 늘어난 후에, 트위터를 통한 투표독려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끊임없이 나왔다. 제 아무리 자신이 사회와 정치에 무관심하더라도, 트위터에서는 어떤식으로든 사회 이슈가 자신의 타임라인에 뜰 수 밖에 없는 구조라서, 트위터가 20대의 정치참여를 수면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대 청소 노동자 파업때 큰 힘을 보탠 김여진의 ‘날라리 외부세력, 부모님을 잃은 청소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하고 활동을 하는 박혜경의 ‘레몬 트리 공작단’ 등 20대를 중심으로 트위터에서 모인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크레인에 올라가서 오로지 트위터로 소통하고 있는 김진숙씨를 보고, 트위터로 사람들을 모아서 영도로 처음가게 되면서 1차 ‘희망버스’가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은 트위터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트위터가 정치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광장에서는 시위도 할 수 있지만 재미있게 놀 수도 있다. 소위 ‘트친’(트위터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고,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맞팔(친구 맺는 개념)를 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또한 트위터를 기반으로 한 ‘트윗애드온스’라는 사이트에는 ‘당’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그곳에서 같은 취미와 취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축구를 좋아하면 '축구당', 야구를 좋아하면 '야구당', 이런식으로 트위터 내에서 ‘당’이라는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도 있다.

트위터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최종 진화형이다. 기존의 커뮤니티들과는 다르게 주제나 분위기에 상관없이 아무 이야기나 다 할 수 있다. 수 만 가지 이야기가 이 곳에서 아무런 제한 없이 빠르고 즉각적인 방식으로 소통되고 있다. 20대 트위터리안들은 각자의 발언대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 친구들끼리 둥글게 모여앉기

2010년 초에 페이스북을 시작할 때는, 페이스북 유저 자체가 별로 없었다.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페이스북에 가입하지 않은 친구들이, 가입한 친구보다 더 많았기 때문에 페이스북에서 이야기 하는 것에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영향일까? 아니면 외국에서부터 입소문이 퍼져서일까? 2011년 중반을 지나간 지금은 지인의 대부분이 페이스북을 하고 있고, 자연스레 페이스북에 흥미를 붙이게 되었다.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와 흡사하다. 서로 친구를 맺고 그 친구를 등록한 사람들끼리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네이트온+싸이월드 체제가 굉장히 견고했기 때문에 쉽게 페이스북이 유행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에서는 가볍고 짧게 글 쓰고, 바로 사진을 올릴 수 있는데 적합한 페이스북이 더욱 각광받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이 없다. 미니홈피나 블로그는 꾸며야 한다. 의무감으로 다이어리도 써야하고, 사진도 올려서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춰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은연중에 준다. 친구의 홈페이지에 들려서 방명록을 쓰고, 자신의 존재를 알릴  필요도 있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그런 부담이 없다. 가뜩이나 할 일 많은 20대가 인터넷 상에서라도 부담을 느끼면 안 되지 않는가? 집에 가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또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난 후 컴퓨터에서 나와 친구들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를 수 있는 그런 작은 놀이터가 페이스북이다.

친구를 찾아 등록하는 체계도 굉장히 편리하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메신저나 자신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의 아이디를 입력하면 그 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친구들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맥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볼 수 있게 되고, 친구들의 일상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의 친구추천 기능은 잊고 살았던 친구들과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다.



SNS는 20대의 소통 공간

20대들은 다양한 소통 수단이 존재한다. 직접 만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통화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전화 프로그램도 있고, 다양한 온라인, 모바일 메신저가 많다. 그런데도 왜 20대들은 SNS이라는 공개된 인터넷 공간에서 소통하려고 하는걸까?

인터넷의 발전과 더불어 자라난 20대들은, 인터넷 상에서도 일정한 소통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기존에는 싸이월드와 다음, 네이버 카페들이 그러한 소통 공간의 역할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의 소통공간보다 더욱 이용하기 편리하고,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SNS가 나오게 되었다. 20대들은 SNS라는 새로운 매체에도 빨리 적응해 나갔고, 그 중에서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20대 사이에서 가장 큰 소통 공간의 지위를 점하게 된 것이다.

트위터는 지인을 넘어서 수많은 사람들과, 혹은 뜻이 맞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20대의 사회적 소통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자주 만나지 못하는 지인들과도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소통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둘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하면서, 20대의 삶에 가장 밀접하게 붙어있는 진정한 Hot Place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