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30대 중후반. 남자. 호남형의 외모. 무스 바름. 적극적. 말 많음.’ ‘변호사. 40대 초반. 여자. 푸근한 인상. 파마머리. 수비적. 묵묵부답.’ ‘나는 꼼수다’ 국민참여재판에 앞서 준비기일에 참석했을 때 취재 노트에 기록한 내용이다. 재판 당사자들도 참석하지 않은 준비기일에 간 건 국민참여재판의 화제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통령의 동생과 기자의 분쟁을 국민이 심판하는, 이 세기의 재판에 임하는 건, 변 측의 ‘전투력’을 가늠해보고 싶어서였다. 개인의 명예든 언론의 자유든, 어떤 사상이던지 간에 정의의 이름을 꿰차기 위해서는 결국 이겨야 하니까. 세기의 전장에 오르는 장수들을 살펴보았다. 최행관 검사는 의욕적이었다. 배심원단에 영향을 미칠만한 증거들을 연속적으로 제시하며 추가 채택을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