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인문학 (21)

인문학, 그 존재의 이유를 고민하다

대학에도 자본이 침투한 이후로 인문학은 언제나 구조조정 대상의 1순위가 되었다. 이 시대의 제 1덕목인 유용함이 없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청년실업은 문․사․철의 과잉공급‘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인문학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도 않으며,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오는데도 힘을 못 쓴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은 그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받아 왔으나 ‘인문학은 죽어서 안 된다고 역설할 뿐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인문학과 사회의 상호작용 문학비평가 김현은 “문학은 그 써먹지 못한다는 것을 써먹고 있다.”고 이야기 하며 문학이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유용한 것들의 억압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문학은 사회의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이 세상이 어떤지를 사람들에..

[데일리이슈] 북한학과 폐지, 인문학을 폐지할 셈인가?

동국대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은 다름 아닌 ‘학과’다. 동국대는 북한학과를 비롯한 4개 학과를 폐과하려 하고 있다. 9월 26일 학생들에게 구두로 통보한 ‘학문구조개편안’에 따르면, 북한학과, 윤리문화학과, 문예창작학과, 반도체학과 등이 아예 폐과되거나, 다른 학과와 통합될 예정이라 한다. 그 중에서도, 북한학과는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동국대는1994년 국내 최초로 북한학과를 개설하여, 북한 통일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해왔다. 하지만, 학교 측은 북한학과를 2013년부터 연계전공으로 전환하고 교수 소속은 일반 대학원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입생이 더 이상 입학하지 않는, 사실상의 폐과 조치다. 하루 아침에 자신이 다니던 학과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학생들은 분노하..

20대 지식혁명가! 인간과 사회를 위한 교양공동체 CUM

20대 지식혁명가! 인간과 사회를 위한 교양공동체 CUM - 4기 대표 ‘박솔지’ 인터뷰 7월 20일부터 24일 열렸던 대학생 대안포럼. '한국 사회를 분석하고, 미래를 제시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대학생의, 대학생을 위한, 대학생에 의한,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행사'라고 소개되었던 이 대규모의 행사의 중심에는 ‘인간과 사회를 위한 교양 공동체, CUM’이 있었다. 라틴어로 ‘함께’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CUM은 '삶, 가치관'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강요하는 대학사회를 비판하는 동아리이다. CUM은 대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모든 학문의 기초인 인문, 사회, 철학, 역사, 경제 등의 분야를 공부한다. 또한 생활 학문을 실천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인간과 사회를 위한 지식..

인문학이 살아나야 인간과 사회도 제대로 숨 쉰다.

고도의 자본주의사회가 되고 실용주의의 영향으로 과학기술관련 분야나 경제관련 분야로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은 취업에 유리한 이공계 학과나 경제관련 학과로 지원을 하고 실용학문 위주의 학습을 한다. 대학에서는 인기학과와 취업에 유리한 학과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고 비인기학과나 기초학문에 대해서는 재정 감축과 아예 과를 없애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류가 살아온 근간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다. 인문대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거기 나와서 무슨 일을 할 거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회에는 인문학을 고전적인 학문이며 현대에 쓸모없는 학문이라는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사회에서 홀대받고 천대받는 인문학은 정..

[인터뷰,덕후] "몸짓은 곧 마음짓이에요."

‘몸짓’을 좋아한다고요? 몸짓이 뭐죠? 인터뷰이 제보를 받고 역대 가장 흥미로운 덕후라는 직감이 들었다. 야구덕후, 피겨덕후처럼 주위에서 한 번쯤은 볼 수 있었던 그런 덕후가 아니다. 몸짓으로 이루어지는 공연을 보러다니는 것은 물론 자신이 몸짓을 표현하는 것을 매우 즐기는 ‘몸짓 덕후’ 이은지씨를 만나고 왔다. 자기소개 - 안녕하세요 몸짓을 사랑하는 이은지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심리학과 3학년이에요. 언제부터 몸짓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좋아하긴 했어요. 발레를 잠깐 한 적 있는데 어머니께서 뚱뚱하다고 그냥 공부나 하라고 하셔서 그만 뒀고요. 발레 말고도 집에서 막춤도 많이 췄었대요. 그리고 제가 여고를 나왔는데, 여고가 조신한 여학생들이 모여 있는 분위기가 아니잖아요. 그런 분..

박재완 장관의 뜬금없는 문.사.철 비판 - 청년실업과 인문학

최근 박재완 고용노동부장관의 ‘청년실업은 문.사.철 전공의 과잉공급 때문’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장관은 25일 “청년실업이 심각하다지만 이는 일자리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때문”이며, 반도체, 휴대전화 공장 등 기업의 일자리 수요 자체는 아주 많다고 말했다. 지금의 청년실업은 취업 안 되는 전공을 선택한 학생들 탓이라며 대학생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박 장관의 발언은 모든 문제를 개인 탓으로 돌리는 현 정부의 초지일관한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높은 대학 진학률로 인해 ‘눈만 높아지고’, ‘도전 정신은 부족한’ 우리나라 청년들은 이러한 발언 속에 묻어나는 정부 인사들의 재앙에 가까운 현실 인식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5월 1일 청년공동행동은 121주년 세계노동절 맞이 기자회..

[강연플러스] '미실'의 김별아 작가, 소설과 인문학을 말하다

2011년 3월 22일 오후 2시,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문원강당에서는 , , 의 김별아 작가를 모시고 올해 첫 인문학 포럼이 열렸다. 인문학 포럼은 대전시와 충남대가 2005년부터 매년 학기마다 격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인문학에 종사하는, 관련 있는 명사 한 분씩을 모셔서 외면 받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인문학에 대한 강연자와 청중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올해의 주제는 "다시, 인문학에서 미래를 읽다." 이다. 오후 두시 객석을 꽉 채운 상태에서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홍혜원 교수의 인사 및 소개말과 함께 자줏빛 재킷에 고운 얼굴, 이름마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역사 소설가 김별아 작가가 등장했다. 청중들은 의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에 찬 술렁임 속에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

대한민국에서 인문학은 학문인가?

유럽의 중세 봉건 사회는 농노와 장원, 그리고 기사도로 대표된다. ‘기사와 왕’ 이라는 힘의 논리와 ‘농노와 장원’ 이라는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중세 봉건 사회에서 태어나 더 높은 작위를 얻고 더 큰 장원을 지배하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조선 시대는 어떠한가? 조선 땅에 태어나 청운의 뜻을 펼치기 위해 과거 시험에 목숨을 걸고 ‘농자천하지대본’을 외치는 것 또한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중세 유럽, 조선 시대와 오늘날이 다른 것이 있다. 그 때는 적어도 인문학이 상식인 시대였다는 것이다. 인문학이 꿈인 시대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위’, ‘청운의 뜻’을 대신할 것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말은 사회를 ..

인문학 실험에 도전하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1. 노숙자 재활 교육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낸 교육은 무엇일까. 직접적인 직업 교육도, 기초 실무 능력에 관한 교육도 아닌 인문학 교육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인문학 교육이 노숙자들의 ‘자존감’을 고취시키고 삶이나 존재에 대한 이유를 제시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나중에 직접 일을 하며 배워도 될 실무적인 것들 보다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존감’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 우리나라 대기업의 후계자들의 상당수는 대학에서 경영학이 아닌 인문학을 전공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경영관련 수업은 대학원에서 MBA 등을 통해 익히고 대신 학부에서는 기초적인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재용 부사장의 경우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