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시장에 '리얼 마케팅'바람이 불고 있다.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양식보다는 자연산, 농약을 친 것보다는 유기농 같은 식품에 손이 간다. 프리미엄 식품이 2013년 식음료업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식음료 및 외식 회사들의 분석까지 있을 정도로 '100% 진짜 순수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많아질 전망이다. 농수산물에 이어 디저트도 리얼한 것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리얼 마케팅'은 간식까지 그 세력을 넓히고 있다.

 

ⓒ월간 아이엠


 
풀무원의 '아임 리얼(I`m Real)'은 대표적인 리얼 마케팅을 내세운 디저트다. 물 한 방울 없이 오직 100% 과일만을 갈아 넣은 생과일주스로, 설탕이나 인공 첨가물이 일절 들어있지 않다.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임 리얼은 전국 백화점 식품매장 내 전체 냉장 주스 중 31.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판매율 1위를 기록했으며(2011년 기준), 2007년 이후 매년 연평균 1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아임리얼과 더불어 리얼한 간식거리를 내세우고 있는 또 다른 브랜드로는 오리온의 ‘마켓오(Market O)’가 있다. 마켓오 제품은 '리얼 브라우니, 리얼 초콜릿, 리얼 크래커' 등 제품명 전체에 리얼이 붙는다. 제품에 합성 첨가물을 넣지 않고, 최상급의 퓨어 초콜릿을 사용해 '진짜 홈메이드'를 표방한다. 롯데마트가 실시한 관광 상품 판매 순위 1위에 ‘마켓오 리얼 브라우니 선물세트’가 뽑힐 정도로, 마켓오의 리얼한 간식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그 인기를 떨치고 있다(2011년 기준). 
 

ⓒ아주 경제

 
마켓오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리얼'이라는 명칭은 해당 마케팅 부서의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이뤄진 결과물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초콜릿 제품들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소비자들의 호감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리얼'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켓오의 리얼 시리즈 제품이나 풀무원의 아임 리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리얼'이라는 제품의 명칭으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 진짜라는 믿음
 
평소 아임 리얼을 즐겨 마신다는 최현경(34)씨는 "맛에서 리얼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과일 덩어리가 씹히고 인공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믿음이 간다고 한다. 이민정(24)씨가 아임 리얼을 마시게 된 데에는 제품 광고가 크게 작용했다. '100% 천연과일'이라는 문구에 눈길이 갔고, 맛을 본 뒤에는 신뢰감이 더욱 상승했다. 실제로 리얼 디저트를 구입하는 소비자 20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13명이 '리얼'이라는 단어에 일단 신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이라는 말이 붙은 것만으로도 상당한 영향력이 발휘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품에 '리얼'이라는 단어가 붙었을 때의 반응 (조사대상 20명)



리얼, 건강을 위해
 
2013년에는 식재료 품질 경쟁이 전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많은 식품회사들은 더 이상 제품에 무엇을 더 넣을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이들의 시선은 "무엇을 제거할 것인가" 혹은 "어떻게 원재료의 성분을 유지할 것인가"로 옮겨지고 있다. 2012년의 화두였던 힐링과 더불어 큰 인기를 누린 것 중 '오가닉'즉 유기농이 있다. 전문가들은 2013년에는 여기서 더 발전하여 '로가닉'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한다. 로가닉(Rawganic)이란 '날 것'을 의미하는 로(Raw)와 '유기농'을 의미하는 오가닉(Organic)의 합성어로, 자연에서 재배한 식자재를 가공하지 않고 천연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2년 전부터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 김민지(26)씨는 과자를 참는다. 하지만 정말 과자가 먹고 싶은 날이면 '리얼' 디저트 코너를 찾는다. 일반 과자류들에 비해 인공첨가물이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지훈(29)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디저트를 가벼운 요깃거리 정도로만 여겨 가격이 싼 것 위주로 구매했다. 하지만 웰빙이 세계적 화두가 되고 식사를 제대로 챙길 시간적 여유도 줄어 들면서 "간식도 건강하게 먹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간식을 고를 때도 원재료를 따지고 기왕이면 가공되지 않은 리얼 식품을 찾게 됐다.   

리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부 최진아(32)씨는 간식을 고르는 일에 매우 신중하다. 내 아이가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간식 전부를 집에서 만들면 좋겠지만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 만든 것과 가장 가까워 보이는 것을 고른다"고 말한다. 리얼 디저트는 다른 제품들보다 가격이 몇 배가 비싸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구매하지 않을 수 없다. 김우한(26)씨는 리얼 디저트의 가격이 비싼 것이 오히려 제품의 품질을 믿게 한다고 했다. 단가가 저렴하면 '이 가격에 정말 가능할까' 의심이 가지만, 어느 정도 가격이 세다 싶으면 '비싸니까 진짜겠지'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리얼 디저트를 구매하는 많은 소비자들은 제품명 혹은 자연친화적인 재료에서 제품의 진정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가격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인다는 반응도 있었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