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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은 오랜 기간 방송된 만큼 논란이 많았다. 주부 김진아(34)씨는 이제 겨우 6~10살인 아이들에 대한 ‘캐릭터 고착화’를 지적했다. 출연자 정지웅 군의 경우 방송 초기 아이큐가 무려 165나 되는 ‘천재 아이’로 불리며 큰 이슈를 낳았으나, 지금은 ‘뭘 좀 아는 애어른’같은 토크를 구사하여 보기 불편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스피드 퀴즈를 풀 때 ‘장미전쟁’과 같은 어른조차 생소한 문제를 척척 맞혀 이질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정지웅 군 역시 스피드 게임에 대해 자신에게만 제작진이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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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한상덕 씨는 이러한 문제점의 이유로 ‘대본’을 꼽았다. 방송이란 기술과 인간의 협동을 요하는 일종의 약속인데, 약속이 낯선 어린 아이들에게 유쾌한 협조를 이끌어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이런 시스템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대본대로 할 것을 요구하다보니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예능의 경우 어떻게든 웃음을 유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는 어린이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녹화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대본을 버리고, 아이들이 현장에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이를 ‘성인화’시켜 이를 어른이 즐기고자 하는 건 옳은 제작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최소화한 것이 바로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다. 아빠 어디가에 아이들 대본이 없다는 사실은 김구라가 진행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밝혀졌다. 직접 아빠 어디가의 대본을 구해 봤다는 김구라는 PD의 멘트만 적혀 있었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유곤 PD는 프로그램의 진정성 확보와 아이들의 동심 보호 차원에서 ‘인터뷰 금지령’ 및 ‘모니터링 금지령’을 내렸을 정도로 방송에 아이들의 ‘자연스러움’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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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빵빵 터지는 웃음 측면에서 아빠 어디가는 2% 부족하다. 하지만 ‘아빠 엄마 미소’를 짓게 하는 아이들 특유의 천진난만함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는 데에 큰 차이가 있다. 구체적인 이야기나 설정 없이 ‘배고파, 졸려, 좋아, 맛있어’ 등의 감탄사나 ‘먹는 모습, 뛰는 모습’ 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끈다. 특히 출연자 윤후 군의 경우 방송과 동시에 많은 팬을 확보하며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윤후 군의 팬이라는 최인화(29)씨는 아빠 어디가의 인기비결이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뭔가 더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없으면 없는 대로, 즉 ‘억지웃음’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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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박찬민의 딸 박민하 양의 경우 온갖 드라마와 예능에 출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박찬민은 딸을 ‘학대 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 수많은 방송출연이 아이에게 남긴 건 인기뿐만이 아니었다. 겨우 7살에 ‘안티카페’까지 만들어졌다. ‘가식, 영악, 연예인병, 된장녀’ 등 어린 아이에게 붙이기엔 너무 가혹한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다. 어린 나이에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방송이 만들어 낸 이미지로 인해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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