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여러모로 설레는 달이다. 한해의 마무리이자 새해 맞이, 방학 시작, 크리스마스 등으로 들뜬 마음이 되고 모임이나 행사도 잦다. 유통가도 활발한 분위기다. 맛깔나고 푸짐한 음식과 형형색색의 장식품들, 한겨울 추위를 막아줄만한 따뜻한 외투와 난방도구, 선물하기 좋은 기획 상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도 마트를 들렀다가 분위기에 휩쓸려 꼭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여러 개 사버렸다. 큰 봉투를 손에 들고 마트 문을 나서는데 나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다들 봉투나 상자를 한가득 들고 겨울 거리로 흩어진다.

집에 오는 길에 핸드폰을 보니 곧 엄마 생신이다. 어떤 선물이 좋을지 생각하다가 엄마한테 여쭤봤다. 그런데 엄마 대답이 뜻밖이다. “다들 만원씩만 내놔라.” 엄마는 신문에서 혼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아줌마의 사연을 봤다고 하셨다. 도움과 손길이 필요한 우리 이웃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독자들의 후원을 돕는 코너였다. 가족 넷이 만원씩, 적은 돈이지만 마음을 보내자는 엄마는 말씀 끝에 “연말이잖아.”를 덧붙이신다. 



며칠 뒤에는 아는 동생이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에 정기후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아보니 정기 후원은 3만원 이하 금액으로도 할 수 있고, 일시 후원도 가능했다. 후원금 3만원이면 말라리아로부터 어린이와 가족을 보호하는 살충처리된 모기장 3개를 줄 수 있고 3만원씩 1년이면 설사병에 걸린 어린이 6천명에게 구강수분보충염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봉사단체는 유니세프 말고도 많고, 사업분야나 지원대상도 다양해서 후원하려는 사람이 마음가는대로 고를 수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후원단체에 대한 정보는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http://www.ngokcoc.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얼마 전에 만난 친구는 이효리 화보 달력을 산다기에 웬 연예인 달력이냐고 묻자 기부달력이라고 설명한다. 이효리가 모델이 되어 제작된 이 달력의 수익금 전액이 유기견 보호, 입양을 돕는 동물자유연대에 기부된다는 것이다. 추운 겨울 길 위의 동물들을 달력 구매로 도울 수 있는 단체도 여러 곳이 있는데 구입처는 아래와 같다.

이효리&순심이 달력  http://www.firstlook.co.kr/?p=108810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달력 http://catcare.or.kr/737247#0
동물사랑실천협회 달력과 다이어리 http://www.fromcare.org/info/notice.htm?code=notice&bbs_id=22317&page=1&Sch_Method=&Sch_Txt=&md=read


주변을 살펴보니, 이런 착한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새삼스럽게 감동을 받는다. 가진 것 많지 않아도 쪼개고 나눠서 같이 행복하자는 그네들의 마음이 추운 겨울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나도, 당신도 돈 만원을 어떻게 더 특별하게 쓸지는 이미 알고 있다. 길을 알고 있다면 이제는 발걸음을 뗄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