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문학 동네」봄 호에 평론을 발표하면서 등단한 저자, 신형철은 형식적 권위를 탈피한 비평가이다.  2007 년 한 해, 가장 많은 해설을 씀으로써 한국일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설가’ 로 꼽히기도 했던 그는 대중들과의 ‘소통’에 중심을 맞추고자한다. 때문에 그의 리뷰에는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인 생각들이 단순한 문학평론집이 아닌, 독자들을 위한 해설집으로 남아있다. 그가 말하는 중심과 주체화를 벗어난 시와 소설들은 비평가와 대중, 그들 서로를 이어주는 일종의 소통이다.






 그에게 문학이란 무엇이었을까? 그의 말을 인용하자면, 문학은 ‘상투형을 버리는 것’ 그 자체이다. 단순한 사유들을 지양하고 언어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자하는 것도 그 중 하나가 된다. 그렇다면 어느 누구나 다 아는 것을 글로 쓰는 것은 단순한 자랑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이렇듯 글로서 독자를 긴장하게 하기보다는 드러눕게 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는 ‘불필요한 기교’의 중요성이 들어있다. 소통을 위한 ‘진정성’이 주된 중심거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리뷰 속 시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글에서도 진정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몰락의 에티카다. 온 세계가 성공을 말할 때 문학은 몰락을 선택한 자들을 내세워 삶을 바꿔야 한다고 세계는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문학이 이런 것이라서 그토록 아껴왔거니와, 시정의 의론(議論)들이 아무리 흉흉해도 나는 문학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가지런해지던 날 나는 책을 묶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제목은 그때 정해졌고 결국 바뀌지 않았다.

                                                                                                                                                                  -  몰락의 에티카 中



  무위의 기교로서 독자와 나란히 가고 싶어 하는 그는 책에 실린 몇몇 글들을 평론하며 총체적으로 진단한다. 특히 <시적인 것들의 분광(分光), 코스모스에서 카오스까지> 면은 도종환시집 외 6편의 시를 들어 언어의 활용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장욱 시인의 말로 표현하자면 “무언가를 말한다기보다는 무언가를 다르게 느끼는 ” 사람들에 대한 평론들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소통은 필수요소이다. 꼭 대화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렇듯 책을 통해서 대중들과 문학적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시대에서 절실히 필요한 소통이기도하다.  벽을 쌓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장벽마저 허물고자 하는 소통의 평론가, 그의 소통방식이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