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이 왔다. 따뜻한 봄 햇살과 길거리에 핀 꽃들이 봄이 왔음을 알린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표정도 한결 밝은 듯하다. 사람들은 봄을 즐기기 위해 주말이면 어김없이 나들이를 떠난다. 더욱이 벚꽃이 만개한 시점이라면 사람들은 벚꽃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집을 나선다. 여의도 벚꽃축제부터 제주도 벚꽃축제까지 대한민국 전국은 벚꽃축제에 한창이다. 필자도 집에만 있을 수 없어 벚꽃축제를 다녀왔다. 그 장소는 바로 충남대학교! 충남대학교에선 4월 13~15일 3일간 벛꽃축제를 벌였다.



벛꽃 축제 기간내내 충남대학교에 내에는 사람과 차들로 가득했다. 벚꽃 축제가 벌어지는 구간에는 차량통제가 이루어 졌고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수많은 인파로 인해 발디딜 틈 없다는 말을 실감나게 했다. 가족과 친구, 연인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왔다. 사람들은 길에 멈춰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노점상에서 음식을 먹기도 하고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하기도 했다. 다들 그들만의 축제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사람만 중요시되는 그들의 축제에서 벚꽃은 순식간에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무엇을 즐기러 왔는가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걸어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겐 공통적인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손이나 귀 위에 벚꽃을 들거나 꽂고 다니는 것이었다. 꽃을 다는 것도 모자라 어떤 사람들은 한 가지를 손에 들고 다니기도 했다. 길에 앉아서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손에 닿는 곳의 꽃은 이미 다 없어진지 오래였다. 사람들은 꽃을 꺾기 위해 점프를 해서 가지를 휘게 만들거나 가지 자체를 꺾어 버렸다. 사람들이 그렇게 열광을 하던 벚꽃은 사람들의 치장품으로 전락해버렸다.


<벚꽃을 꺾기위해 가지를 당기는 모습>



벚꽃을 지닌 채 사진을 찍는 것도 유행일까? 너도나도 꽃을 꺾어 버린 탓에 낮은 곳의 가지들이 앙상하게 보였다. 이들은 벚꽃의 아름다움을 보러 온 것일까? 아니면 남들 다 하는 벚꽃구경 나도 갔다 왔다고 사진을 찍기 위해 왔을까? 그들이 들고 다니는 벚꽃가지와 꽃들이 싸구려 액세서리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으면 한다.


<작은 벚나무는 이미 앙상해졌다>


                            

시민의식의 실종

사람들은 벚꽃을 보기위해 고개를 들고 그 자태에 감탄한다. 하늘에는 순백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하지만 땅을 보면 쓰레기투성이의 바닥이 보인다. 군중은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렸다. 누구한명이 쓰레기를 버려놓으면 너도나도 그 주위에 쓰레기를 놓고 가고 그 곳은 쓰레기장이 되어버렸다. 물론 길가에 쓰레기통 하나 놓지 않은 주최 측의 잘못도 있다. 하지만 쓰레기통이 없으면 길가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들고 다니다가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상식이다. 우리 시민의식의 미성숙함을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얼마 전 ‘외국인의 의식’이라는 이름의 동영상이 각종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동영상 안에는 지하철역 앞의 쓰레기통이 도로 쪽으로 쓰려져 교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한 외국인이 달려와 쓰레기통을 세워놓은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이 동영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행사를 주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에 걸 맞는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것이다. 우리 시민의식의 고양은 결국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