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4월30일 대구 와룡시장에서 승용차가 시장 안으로 돌진해 장을 보던 3명이 사망하고,8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당일 성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피의자는 ‘차량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였다고 주장했으며 실제로 혈중알코올 농도가 0%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계속해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망사고’라고 보도하고 있으며 경찰 측에서는 자세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채, 사고원인을 노인운전자로 인한 사고로만 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노인 면허 반납 유도의 경우 인권침해 요소가 높아 추진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노인의 경우 면허 갱신 시기를 단축하고 적성검사를 의무화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책 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지지하는 시민들 또한 노인 면허자의 사고율이 높으니 면허증을 반납해서 무고한 사망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0년 노인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택시요금 할인 등 대중교통 할인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반발이 심해 백지화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와룡시장 교통사고로 인해 노인 운전자 면허증 반납이 또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그 의견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로, 노인들은 인지능력과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할 때 어느 한 부위에만 힘을 빼야 하는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힘이 빠진다거나 좌, 우측 동시에 앞, 뒤를 볼 순발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운전에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하고 결국 교통사고를 유발하기 쉽다.

실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노인 운전자들의 사고율이 높다는 이유로 면허증을 회수하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않은 채, 쉽고 단순하게 처리 하려고 하는 당국의 처신이다. 전철이나 버스비를 삭감해주는 당국의 정책은 노인들의 구미를 당기기에는 역부족이다. 노인들이 불편한 몸으로 차비 몇 백 원을 할인받기 위해 각 정류장까지 가서 적게는 몇 분 많게는 몇 십 분가량 기다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국에서는 무조건적으로 면허증을 회수해서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낼 필요가 있다. 면허증 갱신 기간을 단축시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주기별로 시력검사와 운전을 할 때 필요한 신체부위를 단련시키는 등의 훈련이 필요하다. 

현재 일본에서는 70대 이상 운전자의 차량에는 나뭇잎 모양의 스티커를 부착한다. 도로에서 그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을 보면 다른 운전자들이 배려를 해달라는 의미에서다. 이것은 과연 일본에서만 가능한 일일까? 근본적인 문제는 모른 척 한 채, 노인운전자들의 사고율만 운운하는 당국의 처신을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