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북한 이탈 주민)은 대한민국의 국민일까, 아닐까?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 2조에 따르면 ‘북한 이탈 주민’이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이하 "북한"이라 한다)에 주소, 직계가족, 배우자, 직장 등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사람'을 말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그들에 대한 의료,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요컨대 새터민(북한 이탈 주민)은 대한민국의 명백한 국민인 것이다. 이는 대학교 입시에 있어서도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새터민에 대한 대학교 입시 요강을 보기 위해서 그들이 클릭하는 카테고리는 수시나 정시가 아닌, [외국인 및 재외국민 전형] 카테고리이다. 수시나 정시로는 새터민 혹은 북한 이탈 주민 전형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혹은 새터민에 대한 별도의 표기 사항이 없다. 심지어 한국 외국어 대학교에서는 아예 외국인의 범주에 새터민을 포함시켜 놓고 이를 출석부에 반영한다. 때문에 한국 외국어 대학교의 새터민 학생들은 때때로 외국인이냐는 물음을 받기도 한다. 연세대만이 새터민에 대한 전형을 재외국민이 아닌 입학 사정관제 전형 중 [새터민(북한 이탈 주민) 트랙]이라는 이름으로 수시 전형에 포함시켜 놓았다. 요컨대 현재 새터민들은 대학교에서 내국민으로서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교 측은 새터민이 국내의 정규 교육 과정을 이수한 것이 아니므로 [외국인 및 재외국민 전형]에 포함시켜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터민은 재외국민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니다. 새터민은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국민으로서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소수자 아닌 소수자이다. 비록 국내의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은 아니나 이들의 입시 전형을 [외국인 및 재외국민] 전형에 포함시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새터민을 [외국인 및 재외국민]전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새터민의 정체성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새터민 대학생은 그들 자신을 한국 대학생들과 애초에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 대학교 학생들과 비교해 자신들이 영어이나 PPT 제작 능력, 그리고 언어 영역에 있어서 실력이 모자라다는 의식이 기저에 깔려 있다. 즉, 새터민 대학생은 한국 대학생들에 비해 실력이 모자라며 한국 대학생과는 다르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류 대학생 사회에 편입하기 어려워한다. 대학교는 이러한 새터민 대학생들이 주류 대학생 사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입시 전형부터 [외국인 및 재외국민]의 범주에 포함시킴으로써 그들의 정체성을 국민도 아니고 외국인도 아니도록 부유하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새터민 대학생들이 실제로 이같은 일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것이 일종의 차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그 불쾌감을 사회로 표출하고 있는 것은 금기시 되고 있다. 새터민은 정원 외로 선발이 될 뿐만 아니라 일반 한국 대학생들에 비해 대입의 문턱이 상당히 낮은 것이 사실이며 등록금 또한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새터민 대학생들이 자신들을 [외국인 및 재외국민] 전형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한국 사회로부터 받는 혜택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체념적 입장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면서도 사회로부터 받는 혜택이 많기 때문에 외국인 혹은 재외국민의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이는 부당하다. 대한민국 국민은 마땅히 자신의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하며 국가에 대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또한 국가는 국민에 대해 복지혜택을 받으면서 차별감이나 불쾌감,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이행하는 국민이 복지 혜택을 받으면서 불쾌감,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사회라야만 진정한 복지 국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현재는 새터민들이 우리 사회에 있어서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통일이 된 이후의 한국 사회에서 새터민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란 무궁무진하다. 새터민은 수 십년 간 단절됐던 북한과 남한 사회 사이에서 진정한 한반도의 통일로 이어지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는 새터민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 이는 대학교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현재 우리 나라 서울 주요 대학교에서는 새터민을 [외국인 및 재외국민] 전형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새터민에 대한 적절한 대우가 아니다. 새터민은 장차 통일 한국의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명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보듬어 안아야 한다. 따라서 대학교는 새터민에 대한 적절한 입시 전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