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교와 지방대학교는 여러 면에서 격차가 심하다. 학생들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나 인프라,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면에서 지방대가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을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수도권 대학 외에는 사실 대학교 취급도 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구시의 한 지방대에 재학 중인 김나리(22)씨는 2012년 1학기에 서울의 연세대학교로 교류학생을 다녀왔다.  그녀는 분명 수도권 대학만의 혜택이 존재하지만 지방대 학생이라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지방과 수도권 대학을 다닌 그녀의 경험은 어떤 것이었을까?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나리라고 합니다. 대구 계명대학교 3학년 언론영상학과에 재학 중이고,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달 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Q. 교류학생을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교류학생을 다녀오게 되셨나요?

앞서 말했다시피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꿈을 이루기 위해선 아무래도 지방보다는 서울에서 방송을 배우고 체험하는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학생이라는 신분상 학원을 가기 위해 휴학을 하기도 곤란했고 학원비 자체도 부담이 됐죠. 그러던 와중에 교류학생이라는 제도를 알게 됐는데 휴학을 할 필요 없이 서울에서 학점 이수가 가능하고, 학점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해주기 때문에 학원비에 대해서도 부담을 덜 수 있어 신청하게 됐고 연세대학교로 2012년 1학기에 다녀왔어요.



Q. 연세대라면 우리나라의 최상위권 대학 중 하나잖아요.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나요?

아무래도 명문대다보니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어요. 학기 초 3월에 도서관에 갔었는데 시험기간도 아닌데 도서관 열람실이 가득 차 있었어요. 보통 3월에는 놀러 다니기 바쁘고 마음이 붕 뜨기 마련인데 공부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을 보고 학생들의 열의와 마인드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Q. 학생들의 열의와 마인드가 다르다고 하셨는데, 강의를 수강하면서 힘들진 않았나요?

아무래도 기본기가 부족해서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 공부하는데 힘든 점은 있었어요. 그런데 대학 교육은 고등학교와 다르게 암기, 이해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조별 활동, 발표 역량도 중요하잖아요. 그런 쪽으로는 자신 있어서 열심히 했더니 예상보다 결과가 좋았어요. 발표 수업을 위해서 PPT도 열심히 만들고 발표도 했었는데 조원들이 잘했다면서 깜짝 놀라더라구요.(웃음) 저도 이들보다 뛰어난 면이 있다는 걸 느끼고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Q. 학업 외에도 힘든 점이 있었나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자면 제가 그냥 외부인 취급을 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소외감 같은걸 느꼈는데 교류학생이라는 시선과 편견이 공부보다 힘들었어요. 편견 없이 대해주고 친해진 사람들도 있지만 교류학생이라 무시하는 교수님도 계셨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았어요.


Q. 학생에 대한 대학의 지원은 지방과 다른 점이 있었나요?

사실 교류학생을 하면서 학생들의 수준과 같은 인간적인 면보다도 학생에 대한 대학의 지원시스템이 더 인상적이었어요. 예를 들자면 유명인사의 강연이나 기업과 연계한 지원이 매우 활발했어요. 전현무 아나운서, 나영석 피디, 한비야, 마이클 센델 등 지방에서는 한번 보기도 힘든 유명 인사들의 강연이 많았는데 저에겐 흔치 않은 기회라 빠지지 않고 강연을 들으러 갔었어요. 또 기업들의 지원도 많았는데 이런 점들은 아무래도 지리적인 요건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서울이 상대적으로 접근성도 좋고 기업이 집중되어 있어서 지방에는 이런 기회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져요.


Q. 교류학생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방대 학생으로서 지방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수도권만의 혜택을 휴학하지 않고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또 각종 혜택과 더불어서 개인적으로 시야가 넓어지는 것도 장점인 것 같아요. 한 대학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대학과 비교해보면서 스스로 많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Q. 그렇다면 교류학생이라는 제도의 단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인 경험으로 아직 교류학생이라는 제도의 시스템이 잘 구축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먼저 가장 큰 문제가 기숙사 문제에요. 타 지역 대학교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거의 모든 대학교에서 기숙사를 배정해주지 않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도 친척집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대학의 입장에서는 자기 학생들도 들어가기 힘든 기숙사를 교류학생까지 신경쓰긴 힘들다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교류학생이라는 제도를 만든만큼 기숙사 문제도 해결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또 교류학생을 전담하는 부서가 제대로 없어요. 그래서 학생증 문제 때문에 처음 한 달 간은 도서관 사용도 못했고 수강신청을 하는데도 애를 먹었어요.


Q. 교류학생을 다녀오고 난 후의 자신은 무엇이 바뀌었나요?

자신감을 가져서 돌아왔다고 생각해요. 이전에 저는 공부보다는 활동하기 좋아하는 제 성격상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으로 주로 대외활동에 초점을 맞췄어요. 정말 열심히 활동했지만 마음 한구석으론 학벌과 어학 점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어요. 학업적인 면에선 남들보다 앞서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교류학생을 다녀와서 저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느끼고 자신감을 가지게 됐어요.


Q. 지방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수도권 대학 학생들은 분명 지방대 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고 좋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 분명해요. 저는 수도권 대학 학생들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강점을 찾고 계발하는 것은 지방대, 수도권대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또 명문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고 으스대며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는 학생을 많이 봤어요. 지방대라는 인식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는 더 열심히 하는 지방대 학생도 많은데 이들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고 분명 언젠가 그들보다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각오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최종목표이긴 한데 대학생활 중에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어학연수나 해외 교환학생도 가보고 싶고 국내외 봉사활동도 가보고 싶어요. 꿈을 이루는 것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하고 싶은 일은 다 해보려고 해요.


Q. 차기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면에서 수도권 집중화가 너무 심한 것 같아요. 대학도 마찬가지구요. 세부적인 사항은 모르겠지만 균형 성장을 위해서 지방 발전을 위한 정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으로 3개의 통신사 요금에 너무 거품이 많다고 생각해요. 정부에서 규제를 가해서 거품을 빼서 비용을 낮춰줬으면 좋겠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