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이정희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남쪽 정부’ 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대 사이에서도 종북 담론이 다시금 불거졌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가 ‘통일 문제’ 차원까지 이어지는 일은 드물다. 많은 20대에게 통일 문제는 생소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만난 이 사람은 다르다. 통일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인다. 통일맨을 자처하는 허준영 씨 이야기다.

통일에 관한 허준영씨의 이력은 다양하다. 그는 통일부 상생 기자단 5기의 조직국장, 통일 원정대 대장 직을 맡고 있다. 또한 탈북학생들과 놀이동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한편, 올해 7월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른바 “통일 라이딩”이라고 불리는 자전거 대장정까지 했다. 급기야 그는 통일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통일 강연을 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다. 가히 통일맨을 자처할 만하다. 

이렇듯 많은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통일을 알리고자 하는 그의 욕심은 끝이 없다. 통일에 관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는 허준영씨. 이른바 ‘통일레인져’다. 그에 따르면, 어떻게 어린이들에게 통일을 알릴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라고 한다. 도대체 무엇이 그를 통일맨으로 이끌었을까? 오늘은 통일맨 허준영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Q. 사실 많은 젊은이들이 평상시에는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초로 통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3학년, 입시에 정신없을 때 중국으로 비전트립을 떠났어요. 그 때 백두산도 체험하고 압록강을 이용해서 북한을 보게 되었습니다. 북한 군인들도 보고, 주민들도 봤는데 북한 어린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너졌어요. 딱 우리 민족이라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저 땅에 자유로운 학교를 세우겠다는 꿈을 품었어요. 지금 학교는 세우지 못했지만 학교통일교육강사도 하고 있고 여러 통일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우선 인권 부분적인 부분이 자극이 되었죠. 저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통일을 큐브에 비유해서 설명해요. 큐브는 여러 면이 있잖아요. 통일 역시도 인권과 교육, 정치, 경제 여러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어떤 부분은 손해도 있고, 어떤 부분은 이득이 있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통일을 봤을 때는 실보다는 이득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은 마치 큐브처럼 복잡하지만 재미있는 일이고 끝내 이룰 수 있는 일인 거죠.

 
 
Q. 통일부 상생 기자단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통일부 블로그를 보니, 통일 쿠키 등으로 자발적인 이벤트도 하고 계시더라구요. 통일 쿠키를 구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통일원정대에서 부산지역 탈북어린이들과 함께 놀이동산을 간 적이 있어요. 웰컴투통일동산이라는 행사를 했는데 벌써 시즌2를 했고요. 이 때 탈북어린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 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게 된 제빵사장님과 함께 통일맨 쿠키를 만들었습니다. 오늘도 준비했는데요, 맛도 있고 사람들이 엄청 좋아해요. 특히 지역아동센터나 학교에 통일교육을 나갈 때 선물로 들고 가면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답니다. 상생 기자단 블로그에서도 통일맨 쿠키 이벤트를 했어요. 선착순 10명을 댓글로 모집했는데요, 댓글이 50개가 넘더라고요. 메일로 접수해 주신 분에게도 다 발송해드렸습니다. 그래서 서울, 대전, 대구, 부산, 포항, 울산, 창원, 강원도까지 다양한 지역에 통일맨 쿠키가 갈 수 있었답니다.
 





Q. 통일레인져라는 컨셉이 상당히 독특한데요. 페이스북에 보니까 용사에는 절대 빠질 수 없는 박사님의 캐릭터도 있던데 통일 레인져가 뭐죠?

통일레인저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통일부 상생기자단 담당자님이 웹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상생기사를 통해 스틸컷 웹툰으로 제작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내최초 사진으로 된 웹툰이죠. 제가 감독이고요, 제 여자친구와 후배들에게 지원요청을 해서 사진으로만 찍고 있어요. 간단히 소개하면 통일을 방해하는 무리가 있어요. 녹슨군단이라고, 한반도 3.8선의 철책이 녹이 생겨 만든 군단이죠. 이 군단을 무찌르는 통일레인져입니다. 현재 2차촬영이 남았구요. 내년 1월 정도에 기사화로 출시될 거 같네요.




Q. 통일레인져라는 컨셉을 잡게 된 계기는요?

이게 통일에 대한 기삿거리로 활용될 수 있겠고요, 또 잘만 만들면 통일교육의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통일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지금 사실 초반 자금이 많이 들어갔는데, 나중에 사람들에게 이슈화 되고 대박이 나면 통일부에 영상이나 영화로 촬영 요청해서 지원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통일을 아이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일 교육, 통일맨, 통일 쿠키까지 상당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시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나 애로사항은 뭐가 있으셨나요?

통일레인져 연구소를 촬영하기 위해서 전 날 아이스크림점에서 아이스크림케익을 살 정도로 돈을 투자해서 드라이아이스를 챙겼었습니다. 촬영이 새벽에 이루어졌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냉동실을 보니 녹아서 없어졌더라구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촬영은 제가 있는 동네 뒷산에서 했는데요, 촬영물품을 챙기고 하느라 정말 고생했었죠. 그때, 등산객들이 호기심에 물어보고 했답니다. 

또 웰컴투통일동산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시즌1때는 부산지역 탈북어린이들과 함께 경주월드로 갔는데, 봉사자 20명과 예산이 300만원 필요했죠. 광고를 하니 봉사자는 서울,대전,대구,부산,제주에서 25명이나 모집이 되었어요. 후원으로 150만원이 들어왔죠. 나머지 150만원은 제가 모았던 적금을 깼습니다. 이런 고생을 하니 시즌2에서는 통일부에서 후원을 해주셨어요. 큰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것을 헌신하는 것이 필요한 거 같아요.


Q. 통일맨이 지금 대선 후보에게 제시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젊은이니까, 아무래도 젊은이들을 공감시킬 수 있는 정책들이 실천되었으면 좋겠어요. 통일정책만 보더라도 젊은 층, 대학생 층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소홀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산 역시 마찬가지죠. 통일정책 뿐만 아니라 다른 정책에서도 젊은이들의 위한 정책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통일정책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예산도 많이 늘렸으면 좋겠네요.

Q. 마지막으로, 통일맨의 꿈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는 노벨평화상을 받을 것입니다. 뜬금없죠? 통일이 되면 북한에 학교를 세우고요. 대한민국의 통일이 제3세계 사람들에게 희망의 미시지로 다가갈 것 같습니다. 불가능했던 통일을 이루면, 불가능할 것 같은 에이즈치료,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느낌이랄까요?
구체적으로는 우선 내년에는 통일전문 서적 100권을 읽을 예정이예요. 책을 읽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결코 통일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통일과 관련된 재단 법인을 만들 계획이예요. 그 안에서 통일 큐브를 맞추는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교육파트로 학교를 세우고, 복지파트로 병원을 세우고, 미디어로 영화와 방송, 출판까지 해서 통일을 이루는 기업을 만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