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나쁜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BEST

"요즘 학생들, 대학 몇 년 씩 다닐까?"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2231145461&code=940100


 


4년제 대학생 전재원씨(28·가명)를 만났다. 최근 전씨는 학교에 2013년 1학기 등록금을 납부했다. 2004년에 입학한 전씨는 이번 2월에 졸업하려 했으나, 아르바이트와 취업준비를 병행하다가 한 과목의 학점을 받지 못한 바람에 또 다시 학교를 다니게 됐다.

‘대학교 4년 만에 졸업’이 오히려 희귀한 세상이다. 8년, 9년씩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4년 만에 졸업하는 사람보다 많았다. ㄱ대학교 경영학과 졸업생 중에 4년 혹은 조기졸업으로 4년 미만에 졸업한 사람들(남학생의 경우 군입대를 감안해 6년 이하)은 373명 중 49명이었다. ㄴ대학 경제학과 졸업생 217명 중 곧바로 졸업에 성공한 학생은 217명 중 30명이었다. ㄷ대학교 영어영문학과의 경우 2011년 8월, 2012년 2월 졸업생 158명 중에 18명만이 여학생의 경우 4년, 남학생의 경우 6년 이내에 졸업에 성공했다. 위에 언급된 학과에서 8년 이상 대학을 다닌 끝에 졸업한 사람은 각각 140명, 73명, 27명이으로, 4년 만에 졸업한 사람보다 2배 정도 많았다.

졸업유예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외로움’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선배들과 동기생들이 학교에 남지 않게 되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과도 어울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홀로 도서관에 앉아 정해진 공부를 하고, 시간이 되면 혼자 밥을 먹고, 혼자서 집에 들어오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상이다. 정씨는 “학교에 갈 일도 많지 않지만, 일단 가더라도 남아 있는 사람들이 없어 혼자서 있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9년째 대학을 다니고 있는 전재원씨는 “예전에는 편하게 드나들 수 있었던 동아리방도 이제는 후배들 눈치가 보여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최근 졸업 시즌을 맞아 졸업 유예생들의 문제는 언론에서 많이 다루고 있지만 그저 졸업을 유예하는 이유나 대학 측의 학생 신분 유지를 위한 부당한 요구, 취업이 어려운 상황만을 조명하고 있다. 이 기사는 겉으로 보이는 현상 분석에서 그치지 않고, 졸업 유예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졸업 유예생들의 외로움과 같은 좀 더 내밀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졸업유예생들의 사연뿐만 아니라 ‘대학 6학년’에 대한 신입생들의 생각, 청년창업의 허황됨을 지적하는 청년창업가, 꿈을 위해 대학 졸업 후 예대에 다시 입학한 영화감독 지망생, 졸업식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고시생 등 다양한 20대의 모습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생생하고 다양하게 담았다는 점에서 BEST 기사로 선정되었다.

ⓒ 크리스찬 타임스



GOOD

“장학금 끊길까봐 창업 못하는 대학생들” (강원일보)

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13022000064

 

정부가 청년실업의 대안으로 추진 중인 `대학생 창업'이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소득이 발생하는 것과 동시에 국가장학금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 원인이다. 도내 대학의 식품관련 학과에 재학 중인 A(여·21)씨는 저염 메뉴를 개발해 상표출원을 마치고 사업자 등록을 준비하던 중 창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차상위 계층 학생인 A씨가 창업을 해서 소득이 발생하면 그동안 연간 450만원 가량 받았던 국가장학금 Ⅰ유형 혜택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A씨의 창업 지도교수는 “대학생 창업은 실패 가능성도 높고, 소득이 연간 얼마나 발생할지도 불확실한 특성이 있다”며 “국가장학금을 선뜻 포기할 수 있는 저소득층 대학생이 있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 창업분야 관계자들은 “대학생 창업 활성화의 관건은 `학생들의 의지'인데, 제도적인 이유로 포기해야 한다면 유관기관들이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청년실업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청년창업은 이미 말만 번지르르한 빛 좋은 개살구란 평가를 받은 지 오래다. 주로 언론에서 조명한 것은 고용창출 규모의 미미함과 일자리의 안정성 측면이었다. 그렇지만 이 기사에서는 좀 더 절실한 생계의 측면을 다루고 있다. 아울러 현 국가장학금 제도의 문제점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당장의 곤란한 생계를 해결해 주던 장학금이 끊길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창업을 할 대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기사에서 지적한 대로 학생들의 의지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문제의 근본 원인인 제도적 미비점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BAD

“올 대학입학 새내기 여대생, 최대고민이 `헉`” (매일경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3&no=140970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자신을 곧 13학번 새내기가 된다고 소개한 여대생이 올린 글이 화제다.

자신을 평범한 집안의 딸이라고 밝힌 그는 대학 입학 준비하느라 옷과 가방 등을 사고 있는데 꼭 `명품`으로 이런 것들을 사야하는지 모르겠다고 질문을 던진 글이었다.

그는 "부모님께서 명품 지갑을 하나 사주신다고 하셨는데, 너무 비싼 가격에 부모님께 죄송해 그 돈으로 대신 싸고 제 마음에 드는 예쁜 지갑을 사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정말로 대학교 가서 작은 소품 하나라도 명품을 들고 다니지 않으면 왕따를 당하냐고 묻는 여대생 글에 265개의 댓글이 달리며 각종 조언이 쏟아졌다.

아이디 `흑흑`님은 "초등학생도 아니고 명품없으면 왕따라니, 노스페이스 페딩 아니면 왕따 시킨다는 것등은 사춘기 소년소녀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만약 명품없어 왕따 시키는 애들이 있다면 그들과 상종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전형적인 낚시 기사이다. 그 동안 언론유감에서는 여러 번 BAD나 Terrorist 기사를 수여해 매일 경제의 자극적인 제목 짓기를 지적해온 바 있다. 그렇지만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매일 경제의 행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내용 자체만으로 보면 별로 눈에 띌 것 없는 평범한 기사이다. 대학 입학 시즌을 맞아 새내기 대학생들의 고민과 그에 대한 대학생들의 조언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그렇지만 매일경제가 ‘헉’ 이라는 자극적인 단어 하나를 추가함으로써 이 기사에서 새내기 대학생의 고민은 부정적 뉘앙스로 들리게 된다.
매일 경제의 낚시성 제목 짓기가 중단될 때까지 언론유감도 BAD 기사 선정을 계속할 것이다. 하루빨리 매일 경제의 도를 지나친 낚시 기사 쓰기가 중단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