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나쁜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BEST

[사회] “대학생 연합기숙사비, 원룸보다 비싸”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2062157415&code=940401

교과부는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이라 했지만, 학생들은 “기숙사비가 비싸 실효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연합기숙사비가 보통 40만~60만원 내외인 대학가 인근 원룸 월세를 두 사람이 나누어 내는 것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수준이라는 얘기다.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는 “연합기숙사에서 학교를 다니려면 왕복교통비가 들기 때문에 대학가 주변 원룸에서 두 명이 월세를 나눠 내는 게 오히려 저렴하다”며 “학생들이 굳이 연합기숙사에 입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0대의 일상에서 우선순위를 매기자면 ‘밥’이 최우선이고, 그 다음은 ‘집’이다. 부모님이 사는 지역과 다른 곳으로 대학, 직장을 다닐 경우 주거는 매우 큰 화두다. 주거 문제는 단숨에 해결하기 힘들다. 정부는 장기적인 대책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언론은 꾸준히 문제점을 언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기사는 20대의 주거(생활) 이슈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뭉뚱그려서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하는 대신, 현재 시행되는 주거 대책 중 하나(대학생 연합기숙사)를 콕 집어 이에 대한 문제점을 밝히고 뒷부분에는 당사자(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의 의견을 실었다. 주거처럼 고질적인 문제에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그간 주거 문제 이슈화가 언론에서 뜸했는데 20대의 일상생활 문제를 구체적으로 조명했다는 점에서 Best로 선정했다.


Good

[알아두세요] 당장 생활비도 없는데... 취업 준비 어쩌나 (이데일리)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11&newsid=01692486602681000&DCD=A00701&OutLnkChk=Y

고용노동부는 김씨와 같은 실업자나 비정규직 근로자 등 취약계층이 생계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생계비 대부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김씨의 경우 직업훈련을 받는 동시에 최대 6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직업훈련생계비를 빌릴 수 있는 대상은 고용보험에 등록된 비정규직 근로자(연 소득 2400만원 이하)와 고용보험 가입 이력이 있는 실업자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가 대부 가능 훈련으로 지정한 국가기술자격 취득, 실업자 자활 교육 등을 받는 경우도 월 100만원을 빌려 쓸 수 있다.

대부금은 훈련기간에 맞춰 지급된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3개월간 300만원, 실업자는 6개월간 600만원이 최대 한도다. 대부 제도를 이용하는 근로자는 연리 1.0%로 1년 거치 3년, 2년 거치 4년, 3년 거치 5년 등의 조건을 선택해 갚아나가면 된다.


이 기사 또한 구체적이다. 생활비를 걱정하는 취업준비생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료 (정책) 조사를 한 것이 엿보인다. 기존의 기사들이 취업난을 다룰 때 간과했던 ‘취업 전까지의 생활비’ 문제를 지적했다는 점에서 일종의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라고 본다. 이 이유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리기 위해 Good으로 소개한다.
 

다만 정책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에 그쳤다는 것이 아쉽다. 기사의 부제가 ‘고용부 직업훈련생계비 최대 600만원 빌려줘’인 만큼, 실제 대출 사례를 제시했으면 더욱 읽을 만한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생활비 걱정이 기사의 초점인 만큼, 20대 ‘취준생’들의 생활비 문제를 보다 심층적으로 제시해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Bad

위장결혼 2030, 대부분 일용직·아르바이트 "아르바이트로 푼돈 버는데 지쳐… 공돈 벌고 좋잖아"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2/05/2013020500130.html

2030은 왜 위장결혼을 했을까. 이민특수조사대 관계자는 "위장결혼한 젊은 사람 대부분이 취업을 못하고 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이들"이라며 "조사를 해보면 하나같이 '내 인생 이미 망쳤다. 돈 준다고 하길래 그냥 했다'라고 한다"고 말했다.

위장결혼 문제를 기사화하면서 그 이유를 무조건 ‘돈을 주기 때문’이라고만 언급한 것이 문제다. 기사에서는 단 두 가지 사례만 제시되어 있는데 제목은 ‘대부분’으로 달았다. 위장결혼이 행해지는 이유가 단지 돈을 받기 위해서라는 성급한 일반화가 우려된다. 게다가 남자의 위장결혼만 다루면서 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처럼 언급한 것도 문제가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위장결혼을 했다면 왜 푼돈밖에 벌 수 없는지, 왜 먹고 사는 것이 힘든지에 대한 분석까지 조금이라도 제시되었어야 하는데, 이는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기사의 더 큰 문제는 슬쩍 ‘2030’에게 손가락질을 한다는 것이다. 대뜸 “2030은 왜 위장결혼을 했을까”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는데, 사실 제시된 이민특수조사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40대 이상 남자의 위장 결혼은 450명이 넘는다. 왜 80여 명에 해당되는 2030의 사례만 제시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20대의 생활비 부족 문제를 배제한 채로 ‘위장결혼은 나쁘고, 20대는 돈에 굶주려 있다’고만 이야기하는 것처럼 여겨져 불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