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여론조사는 불가분의 관계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언론은 매일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를 바탕으로 판세를 분석한다. 선거 예측능력에 따라 여론조사 기관의 희비도 엇갈린다. 2010년 지방선거에선 빗나간 예측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2012년 대통령선거는 비교적 정확하게 결과를 예측했다. 통계자료는 가장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언어지만 통계의 미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숫자보다 맥락을 읽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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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후보, 여유롭게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안철수 후보는 여유로운 상황이다. 최근 보름동안 실시된 6번의 여론조사 결과 중 안철수 후보는 3번에서 오차범위 밖의 선두를 유지했다. 조원씨앤아이가 주관한 조사결과를 제외하면 모든 여론조사에서 40% 내외의 지지도로 1등을 달리고 있다.

단일화를 전제로 한 양자대결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는 2위 허준영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와 JTBC-리얼미터 조사에서 안 후보는 각각 52.8%와 51.0%를 얻어 각각 34.3%와 37.9%의 지지를 받는 허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려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를 기준으로 안철수 후보는 40대 이하에서, 허준영 후보는 5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준영 후보, 결집된 지지층으로 역전 가능할까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허준영 후보가 열세에 놓여있지만 전혀 승리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곧 선거결과를 반영하진 못하기 때문이다. 허 후보 입장에서는 적극 투표층에서의 지지율과 연령별 투표율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적극 투표층과 연령별 투표율 문제는 모두 재보궐 선거의 낮은 투표율에서 출발한다. 재보궐 선거는 전국단위 선거에 비해 유권자의 관심도 적을뿐더러 휴일이 아닌 평일에 투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보통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와 비교해 투표율이 낮다. 

한국의 모든 선거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때문에 평균적인 투표율에서도 여론조사 결과 나타난 중장년층의 지지율은 실제 인구구성비에 따른 표의 가치보다 실제 투표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투표율이 낮아질 때는 모든 연령대에서 고른 비율로 투표율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낮은 연령대부터 투표율이 더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50대 이상의 연령에서 강한 지지를 받는 허준영 후보는 투표율이 낮아질수록 더욱 더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젊은 세대 내에서도 투표율이 변화할 때 새누리당 지지층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변화폭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허준영 후보에게는 낮은 투표율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

KBS-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 적극 투표층에서 허준영-안철수 후보의 격차는 28.4%대 45.4%로 단순 지지층 때의 격차 20.0%p에 반해 조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에서도 적극 투표층에선 안 후보 42.1%, 허 후보 30.6%의 지지를 받아 두 후보간 격차가 16.2%p에서 11.5%p 차이로 좁혀졌다.

KBS-미디어리서치 설문에서 적극투표층을 물은 결과 61.9%가 적극 투표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선거 이전에 실시한 투표 의향과 실제 투표 결과는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가까이 큰 차이를 보인다. 노원병 선거구의 투표율이 예상외로 낮게 나온다면 50대 이상의 연령층에 집결된 득표 능력으로 허준영 후보가 판을 역전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진 않다. 

10% 내외의 ‘진보 표’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와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를 합치면 대략 10% 내외의 꾸준한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아직도 노회찬 의원의 동정론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김지선 후보의 득표능력은 완전히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일각에서 꾸준히 야권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지점이다. 

김지선 후보는 단일화에 매우 부정적이다. 김 후보 측은 10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지를 재확인 했다. 진보정의당은 이번 노원병 재보궐 선거의 의미를 삼성X파일 판결에 대한 심판선거로 규정했기 때문에 안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매우 협소한 상황이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 입장에서는 이기는 선거도 중요하지만 버겁게 이길 경우 향후 정치지형에서의 발언권에 차질이 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당선 그 자체보다도 한 발 나아가 득표 극대화에 선거목표를 둘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 입장에서 보자면 야권단일화의 문이 완전히 닫혀있는 상황은 아닌 셈이다. 

주관사

표본

표본오차

신뢰수준

4.4중앙일보 조사연구팀

700

95%

3.7%p

4.3KBS-미디어리서치

700

95%

3.7%p

4.2조원씨앤아이2

700

95%

3.7%p

4.1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500

95%

4.4%p

3.27조원씨앤아이1

505

95%

4.36%p

3.26JTBC-리얼미터

700

95%

3.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