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일 홍익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이하 총여)가 주최하는 운영 세미나가 열렸다. 그간 홍익대 안에서 총여는 늘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매년 선거철에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총여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선거철에는 총여 존폐여부를 투표에 부쳤으나 전체학생대표자 회의에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산되었다. 그리고 2013년 새로운 총여가 출범했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논란과는 달리 이날 150명 정원의 세미나실에는 총여 관계자 10여명 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총여는 일주일 전부터 학교 곳곳에 관련 포스터를 붙이며 세미나를 홍보했다. 이번 세미나는 올해 처음으로 열린 세미나였음에도 일반 학우들은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세미나가 끝날 때까지 외부인은 기자 한 명뿐이었다. Q&A시간도 있었지만 질문할 사람이 없어 유야무야 끝났다. 

커뮤니티에서 총여 이야기가 나오면 제기되는 쟁점은 이렇다. 첫째, 남녀공학 내에서 여학생만을 위한 기구가 따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두 번째는 모든 학생이 낸 학생회비가 여학생만을 위한 기구에 사용된다는 점이다. 

총여측은 조직개편의 필요성에 대해 운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반박했다. 총여측은 “총여학생회가 아닌 총학 산하의 여성국으로 존재한다면 집행부는 단 두 명만 존재할 수 있다. 집행부 두 명으로 저희가 하는 사업들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총여학생회가 존재하지 않았을 당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여학생휴게실은 관리도 되지 않아 이용하는 사람들도 불만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학생회비 사용 건에 대해서는 “(총여학생회가 하는 사업은) 회사와 연계하여 스폰을 받은 사업들이다. 모든 행사가 총학생회 예산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회비의 총6.8%를 지원받고 있다. 하지만 학교 학생 중 여성비율은 약 50%정도이므로 남학생들의 학생회비가 여학생들을 위해 쓰인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논쟁들은 자연스럽게 총여학생회의 존폐에 대한 논쟁으로 옮겨갔다. 현재 총여학생회가 존재하는 서울권 대학은 동국대, 숭실대,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5군데 정도뿐이다. 다른 대학의 경우 총여학생회가 아예 없어지거나 독립된 여성모임이나 총학생회 산하의 여성 위원회로 흡수돼 관련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 총여학생회가 사라지는 추세 속에서 여전히 학교 내에 총여학생회가 존립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라는 의문들이 계속해서 제기 되고 있다.

홍익대 총여학생회 사진출처 : 캠퍼스라이프

이에 대해 홍익대 총여학생회장 양자희씨는 “저희는 기관이 있는 상태지만 다른 학교에는 학칙에만 총여학생회란 기관이 있었고, (총여학생회가) 10년 동안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 하에 학칙에서 총여학생회를 삭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지금 다시 생긴지 3년째고, 다시 자리를 잡아나가는 과정인데, 있는 기관을 없애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총여학생회가 존재 자체가 여성을 약자로만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총여측은 여학생들만을 대변하는 기구가 아닌 다른 학생회와 연계하여 "모든 학생이 공감할 수 있는 학생회", 남녀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남녀 모두"를 위한 총여학생회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세미나 참석률에서 보듯 학생들의 무관심 속에 '남녀'는 물론 '학생'모두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