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2 !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왜 나쁜 것인지 조목조목 따져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주 BAD 기사
: 고용노동부, 청년 직업관 바뀌어야(시민일보)
http://www.simin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5285

(이 글은 시민일보에 기고한 이승우 고용노동부 부천고용센터 취업지원과장님의 글입니다.)

왜 이런 기현상이 생겨날까?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대기업만을 중시하는 직업관에서부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규모(외향)를 중시하는 우리들은 ‘큰 것은 좋은 것’이고 ‘작은 것은 뒤쳐진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견줘 여러 가지 근무 여건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직장을 선택할 때 급여, 복리 수준, 내가 하는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인지 확인하지 않고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뒤쳐질 것이라고 미리 판단해 버리는 위험한 습관이 형성돼 있다.


(중략)


지금 국내외 고용시장은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에 맞게 우리 사회의 직업관도 바뀌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직업관이 구시대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층 당사자도 문제이지만 부모를 비롯한 주위의 직업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이곳저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개 정부가 주도하는 식인데, 이승우 과장님은 청년들에게 주인공 자리를 선뜻 내주시면서 우리가 눈을 낮춘다면 취업난 해결에 일조할 수 있다고 하신다. 백 번 옳은 말씀이시다. 허나 과장님,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요?

일단 과장님은 청년들을 잘못 알고 계신 듯 하다. 청년 구직자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원인은 규모 중시가 아닌 중소기업의 사회적 위치 때문이다. 대학생들은 직장인이 되기도 전에 매스컴을 통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에 있음을 간접 경험한 바 있다. 대기업의 손에 놀아나는 중소기업의 미래는 불안해 보이기만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취업 성공률이 비교적 높은 중소기업에 입사해 예측 불가능한 미래라는 위험 부담을 떠안기 보다는, 취업이 힘들더라도 스펙을 더 쌓고 남들과 경쟁해서 대기업에 입사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진다.

게다가 과장님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근무 여건이 좋다고 인정하시면서 우리에게는 이런 사실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고 하신다. 청년 구직자들은 기업의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정보는 대기업 정보에 비해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한다. 어차피 중소기업에 들어가나 대기업에 들어가나 자신이 할 일이 자신에게 맞을지는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취업 준비생들은 급여도 높고 복지도 좋은, 그리고 미래도 확실한 대기업을 선택하고자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의사 및 미스매치 실태’통계자료 ⓒ 한국일보


 

과장님은 우리가 유연하지 못한 구시대적 직업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소연 하신다. 우리도 이런 구시대적 직업관은 기성 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사회적 격차에 기인한다고 하소연 하고 싶다. 젊은이들도 대기업이 마냥 화려하지 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와 주위 사회 선배들을 통한 간접 체험은 청년들을 결국 대기업으로 인도한다. 이들은 겁쟁이라고 손가락질 받더라도 불안한 사회에서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 받고 싶어 한다. 구조조정을 통해 잘리는 대기업 직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대기업만이 우리의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해줄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결국, 이승우 과장님의 말씀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안정이 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과장님, 과장님이 이 시대의 20대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 어느 쪽을 선택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