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닭'의 전성시대다. 치킨 열풍에 이어 최근에는 조금 더 싼 가격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닭강정이 대세다. 특히 닭강정은 대학가 자취생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시중에 파는 치킨은 비싸고, 양도 많아서 혼자 먹기엔 부담이 크다. 그러나 닭강정은 적은 양만 살 수도 있고, 술안주로도 제격이며 무엇보다 싸다. 그러나 '맛'이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프랜차이즈 치킨집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블로그나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도 치킨에 비해서 닭강정 맛에 대한 평은 부족한 게 사실. 어느 닭강정집이 더 맛있는지도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고함20에서는 평소 '닭 덕후'라고 불리는 기자 5명이 모여서 대학가 6개 업체의 닭강정을 먹고 평가해봤다. '고함20 평가단' 5명은 모두 튀긴 닭 냄새만 맡으면 자다가도 허겁지겁 일어나는 사람들이지만, 나름 취향이 다르다. 자신과 비슷한 닭강정 취향을 갖고 있는 닭 덕후를 따라서 자신이 좋아할 것 같은 닭강정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식신: 먹는다, 또 먹는다. 1일1닭을 실천하는 진정한 닭 덕후. 주변에서 아무거나 잘 먹는다는 소리를 듣는다. 고기라면 다 좋아하며, 이번 '닭강정 평가'를 추진했던 장본인. 실제로 남은 닭강정을 다 먹었다.
고미(고독한 미식가): 닭강정을 먹을 때 닭의 육질 뿐만 아니랑 양념 맛, 서브메뉴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정도로 섬세하다. 음식을 먹고 탐정 같은 표정을 짓는 것이 특징. 평소엔 콜라 치킨무 닭강정의 삼위일체를 갖추지 않으면 닭강정을 먹지 않는다.
패튀김: 잘 만든 튀김을 좋아한다. 골뱅이 튀김, 아이스크림 튀김등까지 섭렵했다. 평소엔 후라이드 치킨을 즐겨먹고, 닭강정은 양념때문에 눅눅해져서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평가에서도 튀김이 얼마나 바삭한가에 초점을 맞췄다.
청양: "요즘 닭강정은 달콤하기만 해. 무슨 사탕 먹는것도 아니고..." 닭강정의 단 맛을 싫어한다. 인천에 있는 모 닭강정처럼 적당히 고추도 들어가고, 매콤한 맛이 나야 좋아한다. 매운맛이 따로 있는 닭강정 집을 즐겨 찾는다.
유느님: 어렸을 때 어머니가 초콜릿을 못 먹게 한 게 한이 되어서 스무살이 넘어서도 단 걸 입에 달고 산다. 마찬가지로 닭강정도 무조건 달아야 된다며, 달지 않다면 닭강정이 아님을 외친다. 소위 '유재석 입맛'
*평가 기준은 닭강정의 ▲육질 ▲튀김 대비 고기비율 ▲식감 ▲서브메뉴 ▲양념 등 5가지 항목이다. 기재한 점수는 고함평가단 다섯 명 점수의 평균치다.
도도한 닭강정 (6,000원/동국대 앞) - 총점 3.8점!
*육질-5점/튀김 대비 고기비율-5.8점/식감-4.6점/서브메뉴-5.6점/양념-1.4점
총점: 3.8
전반적으로 아쉬웠다. 일단 닭강정의 생명인 양념이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 '시다', '술 맛이 난다', 심지어 '양념이 상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렇다고 닭의 육질이 월등하다거나, 서브 메뉴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아니었다. 양도 그리 많지 않은 편.
1솥 닭강정 (6,000원/홍익대 앞)
*육질-5.4점/튀김 대비 고기비율-6점/식감-5.6점/서브메뉴-5.6점/양념-6.6점
총점: 7.1
전성기컵들 (5,000원/숙명여대 앞)
*육질-5.8점/튀김 대비 고기비율-5.2점/식감-5.4점/서브메뉴-7.6점/양념-5점
총점: 6.6
'전성기컵들'은 여대앞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양보다는 질'로 승부하는 것 같다는 의견에 다들 동의했다. 전반적으로 고기와 양념의 맛이 준수하고, 서브메뉴 등이 알차다는 평을 받았다.
허니닭 (6,000원/신촌역(연세대, 서강대) 근처)
*육질-4.8점/튀김 대비 고기비율-5.2점/식감-4.2점/서브메뉴-6점/양념-6점
총점: 6
허니닭은 이름 그대로의 맛이었다. 달았다. 정체성이 명확하고, 고객 타겟도 명확하다는 건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단 맛'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어필하지 못했다. 고기가 부드럽지 못하고 질기다는 평도 있었다.
뽕뽕 닭강정 (6,000원/서강대 남문쪽)
*육질-5.4점/튀김 대비 고기비율-6.4점/식감-3.8점/서브메뉴-1.2점/양념-4.2점
총점: 4.7
특이했다. 먹어본 기자 모두가 한약과 같은 씁쓸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위 '퍽퍽살'을 사용했으며, 서브메뉴도 없었다. 요즘 유행하는 닭강정과는 거리가 멀지만 나름 개성이 있는 맛이었다.
빨간컵들 (5,000원/성균관대 앞)
*육질-1.8점/튀김 대비 고기비율-4.2점/식감-2.2점/서브메뉴-2.8점/양념-2점
식신: 5점. 내가 아무리 잘 먹어도 말이지 이건 아니야 껄껄껄 좀 심하잖아 껄껄껄
고미: 0점. 먹기 전부터 비린내가 확 났다. 양념이 무슨 맛인지는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다. 비리고, 질기다. 약간 식어서 그런 거라고 하기엔 심각하다. 하나 먹고 기겁해서, 하나를 더 먹을려고 했는데 겁이 날 정도였다.
패튀김: 1점. 생선으로 착각할 정도로 비린내가 많이 난다. 튀김옷이 어쩌니 논할 필요도 없다. “이건 닭강정이 아니야.”
청양: 0점. 이거 무슨 고기일까. 충공깽이야.
유느님: 1점. 총체적 난국이네요. 양념도 맛없고, 고기는 질기고, 감자튀김도 짜고.
총점: 1.7
살짝 식으니까 바로 비린내가 진동을 하는 이 고기가 정말 닭고기인지도 의심이 들었다. 생선 먹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식신' 마저도 두 손 두 발 다들고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렸던 유일한 닭강정이었다.
'1솥 닭강정'과 '전성기컵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평을 받았다. 특히 1솥 닭강정은 편견을 깨고 닭강정의 정석적인 맛을 보여줬기 때문에 점수가 더 높았다. 전성기컵들은 가성비는 떨어졌지만, 서브메뉴가 탄탄하고, 달기만 한 양념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점수가 높았다. '허니닭' 역시 많이 달았던 양념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으로 기대하는 맛의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러나 '뽕뽕 닭강정'과 '도도한 닭강정'은 개성이 '나쁜 쪽으로' 넘쳐서 평이 안 좋았다. 뽕뽕 닭강정은 쓴 맛이 나는 것에 반감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가성비는 좋으나 감자나 떡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었다. 도도한 닭강정은 '술맛 나는 신 양념'이 가장 큰 문제였다. 양념이 맛이 없으니 평점이 확 깎였다. 최악은 1.7점을 받은 '빨간컵들'이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까지 남길 정도로 충격적인 맛이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리고 언제, 어디서 먹느냐에 따라서 고함20 기자들과의 평가와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양념의 맛', '서브메뉴의 충실함', '가성비' 등 비교적 변수가 적은 요소들을 참고한다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닭강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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