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가을은 여느 때보다 짧다. 몇 번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여름이 갔고, 뼈를 파고드는 찬바람이 하루를 깨우기 시작한 지가 이미 오래다. 한낮에는 여름인지, 아침 저녁으로는 겨울인지, 헷갈리는 새 가을은 끝물에 들어서버렸다. 입지 못한 가을 옷들을 서둘러 꺼내 입고 나가는 스물 하나의 마음이나,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보며 상념에 젖어 보는 스물 아홉의 마음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여느 때보다 짧은 가을이, 조금은 아쉽다는 것. 가을이 다 지기 전에 서둘러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