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언론에서 날마다 다뤄지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 중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고함20의 전통 연재! 언론유감 시즌3에서는 한 주간의 기사들 중 ‘좋음(Good)' '그럭저럭(SoSo)' '나쁨(Bad)'으로 각각 3개의 기사를 제시하는 형식을 재도입함으로써, 20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인식은 무엇일지 독자와 함께 한 번 더 생각해고자 합니다.

 

GOOD : [한국경제] "우리 회사 다니면 장가 못간다는데..."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41522791

보는 순간 피식 웃게 되는 제목이지만, 다시 곱씹어보면 가슴이 묵직해져온다. 기사는 중소기업 근무에 대해 구직자들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들을 차례로 짚어가며,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대책'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우려를 세밀히 묘사하고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 취업 지원금을 늘리는 등 중소기업과 구직자들을 연결하려 애쓰고 있지만,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의 작업환경이나 사회적인식이 좋지 않다는 인식은 구직자로 하여금 몇 년이 지나도록 대기업 입사만 준비하게 만들거나, 중소기업에 취직이 되더라도 금방 이직을 생각하도록 만들고 있다.

취업 문제는 구직자의 걱정거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업의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실업 문제가 주로 구직자의 입장에서 이루어지다보니 기업의 입장에서 지원방법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기사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한국경제의 이번 기사는 미스매치의 해결을 위해서는 구직자의 요구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기사를 읽고 난 뒤 다시금 진지하게 제목을 되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SOSO : [이투데이] 대학 안 다니는 ‘청년알바족’도 근로소득공제… 월21만원 소득 늘 듯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901203

자연스럽게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지 못하던 문제들이 어느순간 더 낫게 바뀌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새삼스러운 충격을 받을 때가 있다. 이투데이의 대학 안 다니는 '청년알바족'이라는 워딩(wording)이 바로 그런 종류였던 것 같다. 뭐하러 굳이 '청년알바족'이라고 강조 표시를 했을까 싶어 읽어내린 기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 '학생'에서 '청년'으로 확대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경제사정 등의 이유로 중고교를 중퇴하거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 '학생' 신분이 아니었던 '청년'들은 근로소득공제를 보장받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알바비를 조금 더 벌었다는 이유로 기초보장수급자 대상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생기곤 했다는 설명이다.

기사 자체는 제도 적용대상이 확대되었다는 사실을 건조하게 기술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기사에서 사용된 '청년'과 '학생'의 구분은 기존 기초보장수급자 적용 기준에서 사용되던 '청년'이라는 단어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학생'의 속성이 전제되어왔는지를 깨닫게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BAD : [중앙일보] 26세 용휘씨 "대학, 꼭 스무 살에 가란 법 있나요"
http://joongang.joins.com/article/622/14446622.html?ctg=1200

중앙일보에서 '선취업 후진학 전형'의 늦깎이 대졸자 3인의 이야기를 다뤘다. 정부는 청년실업 대책 중 하나로 '선취업 후진학 전형'을 제안하며, 해당 제도가 스펙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기업 풍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사가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은 정부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는 부분이 있다. 고졸 출신으로 취업에 성공한 후, 업무 상 필요해진 능력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을 진학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제도가 취지만큼 아름다워보이지만은 않았던 것은 기사 중에 목에 걸린 가시처럼 콱 박혀 거슬리는 대목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고졸 출신이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는 사실을 알았을 땐 대학을 가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웠다."

'선취업 후진학 전형'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해당 전형이 대학 진학 문제를 몇 년 유예할 뿐, '스펙' 중시 사회를 타파하는 데는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선취업 후진학 전형'이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대학이 고졸 사원의 승진을 위한 또 하나의 '스펙'이 아니라는 증명이 필요하다. 기사 중 익명의 인터뷰이가 지적했듯, "재직자들의 특성에 맞는 실용적인 강의를 개설"하지 않는다면 '취업 후 공부를 병행하며 능력을 개발한다'는 구호는 유명무실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