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이 고함당을 창당했다. 고함당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20대를 대변한다. 참신한 정책제안과 숨어있는 정책 아이디어 발굴을 당의 목적으로 삼는다. 노동, 문화, 복지, 창업, 주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의 빈틈을 찾아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고함당은 20대를 위한 정책의 공론장을 자처한다. 고함20의 기자와 독자 사이의 활발한 의견교류를 기대한다.


20대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고함당, 그 네 번째 제안은 생활밀착형 정책인 20대 교통비 할인이다. 교통비 할인은 청소년이나 노인 등의 경제적 약자층에게만 주어지는 시혜적 복지 정책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복지=권리’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이때, 더 이상 20대가 얼마나 가난한가를 보여주는 수치를 제시하지 않아도 교통비 할인 정책이 20대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임은 자명하다.


그래도 20대에게 교통비 지출이 얼마나 부담인지 한 번 따져보기라도 하자. 알바천국이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40만 8천원이다. 지난해 3월 설문조사와 비교하면 2만 2천 원이 증가했다. 늘어난 생활비에 따라 소비를 줄인 항목으로 품위유지비(22.5%)가 1위로 꼽혔고, 교통비는 총 7개의 보기 중 6위(8.9%)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 학기보다 지출이 늘은 항목에서 교통비는 3위(18.5%)를 차지했다. 


설문조사가 보여주다시피 대학생에게 교통비는 하루 두 번 이상 지출할 수밖에 없는 고정비용이다. 교통비가 인상되더라도 학교, 아르바이트 장소로 가야하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 횟수를 줄일 수 없다. 대중교통 대체제로는 자가용과 자전거, 도보가 있으나 자가용은 사치요, 자전거와 도보는 학교 인근에 살지 않는 이상 고려하고 싶지 않은 수단이다. 그러므로 대학생들은 교통비로만 한 달에 10만 원 이상을 꼬박 지출할 수밖에 없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취업준비생 그리고 계약직, 비정규직으로 취직한 20대에게도 교통비가 부담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취업준비생들은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거나 아르바이트비로 경제적 자립생활을 불안정하게나마 유지한다, 계약직, 비정규직 또한 언제 실업 상태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리기는 힘들다.


http://communitybridge.blogspot.kr/2011/04/public-transportation-for-manhattan.html


20대에게 교통비 할인 혜택을 준다는 것이 터무니없는 소리만이 아님은 서울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의 김용석 서울시의원이 올해 1월 초 발의한 ‘서울시 청소년 대중교통 이용요금의 할인에 관한 조례안’에서는 만 19세~24세도 10% 교통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한다. 박원순 서울시장후보 또한 만 19세~24세의 청년층에게 현 대중교통비에서 150원 공제 후 10% 할인해주는 공약을 내놓았다.


두 정책 모두 20대 전부가 아닌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만 24세까지를 청소년으로 보고 후견주의의 입장에서 시혜적 차원으로 교통비를 할인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20대에 진입한 이들에게 곧장 성인요금을 부과하는 현행법보다 20대의 경제 현실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묻어 있는 정책임에 틀림없다.


일부 20대에게 한정적으로라도 교통비를 할인해주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후 재정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중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등의 문제들이 활발히 논의되어야 한다. 결국에는 모든 20대가 대중교통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