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언론에서 날마다 다뤄지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 중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고함20의 전통 연재! 언론유감 시즌3에서는 한 주간의 기사들 중 ‘좋음(Good)' '그럭저럭(SoSo)' '나쁨(Bad)'으로 각각 3개의 기사를 제시하는 형식을 재도입함으로써, 20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인식은 무엇일지 독자와 함께 한 번 더 생각해고자 합니다.

 

GOOD : [한국대학신문] 기업들 스펙 초월 채용이 대세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36096

최근, 취업 시장에 ‘스펙 초월 채용’ 바람이 불고 있다. 취업 8종 세트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과열된 구직자들의 ‘스펙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스펙을 중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구직자의 역량과 끼를 평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본 기사는 이러한 채용 변화가 오히려 구직자들에게 더 큰 짐을 지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사에 따르면 졸업 전부터 준비한 자격증과 영어 성적 등의 스펙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구직자들은 스펙과 더불어 경험도 쌓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도입부에 언급된 ‘순전히 자기소개서에 쓸 경험을 채우기 위해 친구 4명과 히말라야 등반을 한 김 모씨’의 사례는 웃을 수 없는 이 시대 청년들의 자화상이다. 또한, ‘끼와 열정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한 취준생의 우려의 목소리를 통해 ‘채용 과정에서 평가 기준이 모호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취업경쟁 완화의 해결책으로 여기고 있는 ‘스펙 초월 채용’의 이면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본 기사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 특히 스펙 초월 채용이 ‘왜 구직자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지’를 실제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간 것은 많은 20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기사 마지막 부분에서 ‘스펙 초월 채용의 방향성은 옳다. 그러나 정부에서 하라니까 하는 요식행위처럼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 학교, 구직자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인재 선발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하며, 이러한 채용 방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점도 기사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SOSO : [이데일리] 빚더미 대학생 4만여명… 학자금 빌렸다 신불자 위기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21&newsid=01170966606124016&DCD=A00702&OutLnkChk=Y

본 기사는 대학교육연구소가 한국장학재단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받은 ‘2005년 이후 학자금 대출 현 황’을 토대로 현재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 중 상당수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음을 밝히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148만명으로 2005년에 비해 8배 이상 늘었으며, 대출 금액 역시 24배 가량 증가했다. 기사는 이와 같이 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연체자 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사는 현재 8만명의 대학생들이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정해진 기간 내에 갚지 못하고 있고, ‘특히 6개월 이상의 연체로 올해 신용유의자가 된 대학생이 7년 전보다 11배나 증가한 4만명’이라며 우려한다.

그러나 기사에는 ‘현상’만 있을 뿐 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학자금 대출금 상환이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는 기사 곳곳에 있지만, 구체적으로 학자금 대출의 이자율이 어느 정도이며, 왜 7년 전에 비해 훨씬 많은 학생들이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 기사는 마지막 부분에서 ‘청년층이 진 빚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반값등록금을 실현해야 한다’는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인용하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간 부분의 분석이 빠진 채 성급히 결론으로 뛰어 넘어 기사를 마무리 짓는 듯한 느낌을 주어 아쉬움을 남긴다.

 

BAD : [한국경제TV] 대학생 "학내 취업 프로그램은 50점짜리"
http://www.wowtv.co.kr/newscenter/news/view.asp?bcode=T30001000&artid=A201406250192

본 기사는 취업포털 코리아에서 대학생 3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취업 프로그램에 별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학내  취업프로그램’의 이용 대상인 학생들의 실제 입장을 들어보았다는 점에서 기사의 소재는 흥미롭다. 하지만 기사를 읽다보면 신선함은 이내 아쉬움으로 바뀌고, 취업 프로그램이 아닌 본 기사야말로 ‘50점짜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소 짧은 기사에는 많은 내용이 빠져있다. 기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취업 프로그램에 준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2.6점’이라는 다소 ‘문제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왜’ 학생들이 학내 취업 프로그램에 불만족 하는지, 즉 ‘문제’의 원인에 대한 이야기는 빠져 있다. 가장 본질적인 부분이자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쯤 되니 ‘왜 취업 프로그램에 만족/불만족 하는가’에 대한 설문 문항이 원래 없었던 것인지, 기사에 싣지 않은 것인지 의아해진다. 기사는 마지막 부분에서 ‘빠르게 변하는 취업 트렌드에 맞춰 대학들이 개개인에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원인 분석이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사가 제시하는 해결책에 공감하기 힘들며, 성급히 기사를 마무리하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각 대학 별로 진행되는 취업 프로그램이 각기 다를 텐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임의의 대학생 300여 명의 조사 결과를 일반화하는 듯한 모습도 아쉬움을 남긴다. 차라리 잘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의 취업 프로그램과 그렇지 않은 것을 비교하며 각 학교 학생들의 의견을 따로 보여주는 것이 더 설득력 있는 기사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