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 Aggravation(도발)의 속어로 게임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다. 게임 내에서의 도발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에게 적의를 갖게 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을  "어그로 끈다"고 지칭한다.

고함20은 어그로 20 연재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주제들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론에 정면으로 반하는 목소리도 주저없이 내겠다. 누구도 쉽사리 말 못할 민감한 문제도 과감하게 다루겠다
. 악플을 기대한다.


바야흐로 '알바의 계절'이다.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은 알바와 취업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알바를 안 하고 취업에 집중하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 쉽지 않다. 알바와 동시에 틈틈이 면접을 보면서도 당장 알바를 그만둬야 하는지 고민한다. 면접에서 떨어지면 또다시 알바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취준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는 "알바와 인턴을 같이 병행하면 안되는 것이냐"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글의 내용은 대체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생활비라도 벌기 위해 알바를 하는데 인턴은 면접을 본 후 바로 채용되기 때문에 알바를 그만둘 타이밍을 놓친다는 답답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인턴을 위해 알바를 그만둬야 하냐는 질문들로 채워진다.


취준생들이 알바와 취업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업들의 명백한 ‘갑질’에 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인턴의 평균 월급은 93만원으로 나타났다. 인턴의 노동시간은 정규직과 같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무급인턴’을 당당히 내거는 회사들도 있다. 이러한 방침 이면에는 “우리 회사에서 배울 것이 많으니 오히려 돈을 주고 배워야 하는 거 아니냐”는 위험한 논리가 숨어있다.



‘실습생’으로서의 인턴의 처지는 더 열악하다. 이 경우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따라서 급여가 적거나 무급이어도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인턴들은 그들이 원하는 ‘취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거나 최소한의 생활비로 빠듯하게 살아야 한다. 인턴으로 고된 평일을 보내고도 주말 알바를 병행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노무사들에게는 인턴급여에 관한 질문도 쏟아진다. 인턴들은 당연히 받아야 할 임금임에도 ‘받아도 되는 걸까?’ 하고 고민하게 된다. 철저한 을의 입장에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알바와 인턴의 병행이 보편화되어야 하지만 '갑'의 입장은 한결같다. 알바와 인턴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 선택을 위해서라도 면접 등 응시결과를 미리 알려주거나, 그 사이에 알바를 그만둘 시간여유를 주어야 하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배려도 받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턴하면서 야간 알바라도 하려는 이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이뿐만이 아니다. 평균 노동 시간을 넘어선 인턴 근무시간도 그들의 알바를 가로막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급인턴과 적은 급여 자체에 반기를 드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면접 때부터 급여에 대해 질의응답이 오가고, 정당한 임금을 요구하는 것이 당연해져야 한다. 그러나 상대적 약자인 면접자의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일이다. 괜한 문제제기를 하면 자칫 면접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알바와 인턴을 동시에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답은 하나다. 인턴직에 대해 법으로 명시된 최소한의 임금지급을 하고, 무급으로 인턴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인턴을 하면서 알바를 병행하는 일을 없애기 위해 인턴들에게 당연히 줘야 할 것들을 줘야한다. 최소한의 임금도 배제하면서 인턴직에만 집중하길 바라는 것은 사측의 지나친 욕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