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시즌3로 새롭게 돌아왔습니다. 수많은 언론에서 날마다 다뤄지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 중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날카롭게 비평하는 고함20의 전통 연재! 언론유감 시즌3에서는 한 주간의 기사들 중 ‘좋음(Good)' '그럭저럭(SoSo)' '나쁨(Bad)'으로 각각 3개의 기사를 제시하는 형식을 재도입함으로써, 20대를 바라보는 바람직한 인식은 무엇일지 독자와 함께 한 번 더 생각해고자 합니다.

GOOD : [한겨레] ‘패륜과 야만’에 누가 완장을 달아주는가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654488.html 

ⓒ뉴시스-여성신문ⓒ뉴시스-여성신문

꿀같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6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다. 약 100여 명의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의 회원들과 보수 청년 단체인 ‘자유청년연합’의 회원들이 모여 세월호 단식 농성장 앞에서 공개적으로 피자와 치킨, 도넛 등을 먹었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해 단식 투쟁을 벌이는 유가족과 시민들에 맞서 ‘폭식투쟁’을 벌인 이들은 자칭 ‘애국보수’ 청년이다. 같은 날, 자유대학생연합은 광화문 광장 주변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원하기 때문에 세월호 특별법 자체를 반대한다는 그들의 논리는 '청순'했고, 단식을 하는 이들 앞에서 피자 파티를 벌인 의도는 야만적이었다. 일베에 광화문 인증샷을 올리며 자신들만의 정신승리에 도취된 그들을 ‘보수 청년’이라 부르는 건, ‘진짜’ 애국 보수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일베의 사상>의 저자 박가분 씨는 일베를 관심병 문화, 막장 문화, 무조건 재미만을 추구하는 문화를 비롯한 암적인 인터넷 문화들이 결합하여 탄생한 집단이라 보았다. 표창원 전 교수도 일베는 존재의 합리화를 위해 보수와 우익을 표방하지만, 보수의 개념과 철학은 전혀 모른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누군가가 달아준 우익 청년의 완장을 차고 현실세상으로 나오려 하고 있다. 더 이상 방관할 수는 없다. 보수적인 기성세대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젊은이들에 대한 대항마로 일베를 활용하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기성세대와 언론은 사회에 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이들에게 앞장서서 쓴 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패륜과 야만에 누가 완장을 달아주는가”, 제목부터 속 시원한 본 기사는 일그러진 청년들을 이용해 제 이익을 채우려는 기성세대를 향한 한겨레의 날카로운 일침이 담겨있다. 보수진영 스스로 이를 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기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 일베 광화문 폭식투쟁을 보고도 “일베와 같은 20대 우파들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고 두둔하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같은 태도는 보수 진영에 독이 될 뿐이다.

SOSO : [경향신문] ‘청년 일자리’ 취업자 400만명 돌파? 숫자의 허와 실
http://bizn.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409100702561&code=920100&med=khan 

ⓒ한국대학신문ⓒ한국대학신문

지난달 청년 취업자가 작년에 비해 10만 명 넘게 증가한 4백만 4천명으로 집계되었다는 결과가 나온 후, 수많은 언론에서 같은 내용을 다룬 기사들을 쏟아냈다. 기사들에서는 청년 취업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적인 경기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의 본 기사 역시 여러 통계자료를 토대로 질적인 경기 회복에 관한 의구심을 드러낸다.

 
기사는 청년 고용률이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청년 취업의 수치가 여름방학 아르바이트의 영향에서 비롯된 계절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양적인 성장은 이루었을지 몰라도 질적인 성장이 이루었는지는 확언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 증거로 직업별 취업률의 변화 통계와 시간제 근무 관련 자료, 성별에 따른 취업률 등을 보여준다.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여 ‘청년 취업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가’에 답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는 점은 기사의 논조를 보여주고 설득력을 높여준다.


하지만 본 기사에는 여러 통계 자료만 나열되어 있을 뿐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설명하거나 분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숫자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완성도 있는 경제 기사의 이미지는 기사 속에서 드러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숫자’만이 남았다.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하거나 기자가 심도 있게 청년 취업 현실을 분석하려 했다면 더 논리적인 기사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BAD : [오마이뉴스] 한국 청년 불쌍하다는 독일 언론...이유가 슬프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30449 

ⓒ시사기획<창>캡쳐ⓒ시사기획<창>캡쳐

하루에도 수천 개의 기사가 쏟아지는 온라인에서 제목은 기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가 그 기사를 ‘클릭’할지 말지는 보통 제목에서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 기사는 다른 독자들은 몰라도 필자의 흥미만은 확실히 끌었다. 한국의 청년들을 ‘불쌍’하게 여긴다는 것이 자극적으로 다가왔고, 선진국인 독일과 우리나라의 어떤 부분을 비교한 것인지 궁금했다.


예상대로 기사는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키워드로 독일에 유학 간 기자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나 기사를 다 읽은 후의 소감은 ‘글쎄….’였다. 본 기사는 전혀 내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그다지 논리적이지도 흥미롭지도 않았다. 아무리 보아도 기사보다는 ‘어느 독일 유학생의 파란만장 집구하기’란 제목의 체험수기적인 블로그 글에 적합했다.


기사는 독일의 한 언론이 특집으로 다룬 우리나라의 고시원에 대한 연민으로 시작한다. 이어 기자가 처음 독일에 갔을 때 집을 구하며 겪은 어려움, 독일의 학생들이 주거고민에서 자유롭게 해준 ‘공공임대주택제도’의 장점을 거쳐 독일 주거환경의 단점을 이야기한다. 기사에는 ‘독일의 주거’에 대해 과도하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한, 각 부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아서 기사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어쨌든 마무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았던 한국의 고시원에 비하면 지금 사는 독일의 주거 환경이 훨씬 낫다’고 이어져서 제목과의 연결성은 고려한 흔적은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창문 없는 고시원에 산다는 사실만으로 불쌍하다고 연민하는 것은 깊이 와 닿지 않는다. 차라리 학생들의 주거 고민 해결을 위한 제도적인 부분에서 독일과 한국을 논리적으로 분석-비교하는 것이 더 '기사다운’ 기사를 완성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