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처음 카카오톡이 게임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애니팡은 순식간에 국민 게임의 명예를 거머쥐게 되었다. 애니팡으로 시작된 모바일 게임 열풍은 드래곤 플라이트, 윈드러너 같은 게임의 연이은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런 모바일 게임의 대성공 뒤에는 카카오톡의 '친구초대 시스템'이 있었다. 친구초대 시스템이란 게임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하트'를 게임을 이용하지 않는 친구에게 선물해 달라고 조르는 것이다. 이 친구초대 시스템은 이용자 수의 폭발적인 증가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카카오톡 게임의 붐이 가라앉자 친구초대 기능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카카오톡 홈페이지에서는 카카오톡 친구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 게임만 입점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늘어가는 카카오톡 친구 플랫폼 게임의 수만큼 친구에게 ‘하트’를 선물해 달라는 메시지는 증가했고, 게임 메시지가 무분별하게 발송되며 카톡 게임 스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까지 얻게 되었다. 이제 ‘하트’를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서로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예의 없는 행동이 되어버렸다. 



카카오톡 게임 메시지로 인한 이용자들의 꾸준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에는 여전히 게임 메시지를 전체 차단하는 방법이 없다. 한 게임의 메시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게임 초대 메시지를 받은 뒤 메시지에 표시되는 '차단하기' 버튼을 눌러야한다. 혹은 직접 게임을 찾아서 일일이 메시지를 거부해야 한다. 카카오톡 이용자가 모든 게임에서 메시지를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전히 카카오톡 게임에서는 신규 이용자의 유인 수단으로 친구초대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고, 게임 메시지를 받는 주변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에 이용자들은 지인들과의 불편한 마찰 없이 게임을 하기 위해 '유령방'을 만들게 되었다. 유령방이란 친구 초대 메시지는 수신 가능하지만 실제로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빈 카카오톡 계정들을 한데 모은 것을 칭한다. 게임 이용자들은 적게는 수십에서 수백의 유령들을 이용하여 이전보다 손쉽게 친구를 초대하고 있다. 카카오톡 측은 유령방이 각종 부작용을 유발하고, 서버를 악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유령 방을 없애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매일 새로운 유령을 만들어내며 카카오톡의 손길을 요리조리 벗어나고 있다.


ⓒ디스이즈게임

유령방은 결국 친구 초대를 이용하여 게임을 홍보하려는 카카오톡과 친구 초대를 거부하는 이용자들의 갈등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유령방 문제에 대하여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이 친구초대 기능을 없애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전 국민을 게임을 위해 지인을 파는 다단계로 빠뜨리는 마케팅"이라는 의견을 피력한 이용자도 있었다. 유령방을 없애기 위해 카카오톡이 빠른 시일 내에 전체 메시지 차단을 만드는 것이 가장 주효한 해결책이라 주장하는 이용자도 있지만, 이미 '유령'의 편리함을 알아버린 이용자들이 이를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국 카카오톡은 이용자들의 불만을 무시하다가 카카오톡 서버와 친구 초대의 홍보효과를 모두 잃어버린 셈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