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 인해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개봉한 ‘아저씨’ 는 ‘원빈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아저씨’는 아저씨 역 원빈의 존재감만으로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9월 9일 개봉한 영화 ‘해결사’에도 거물급 배우 설경구가 출연한다. 극중 해결사로 등장한 설경구는 코미디와 액션을 넘나드는 영화 ‘해결사’의 흥행에 방점을 찍는 데 일조할 수 있을까. 영화 ‘해결사’에는 ‘흥행대박’이라는 정점을 찍기에는 다소 미진한 부분이 곳곳에 보인다. ‘과유불급.’ 지나침은 아니함만 못하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영화 ‘해결사’를 집약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과유불급 1. 넘쳐나는 코미디. 액션은 어디에?

‘해결사’는 액션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코미디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코믹적 요소가 넘쳐난다. 유쾌한 형사 상철(오달수)과 그의 부하 종규(송새벽)의 귀여운 말투, 느끼한 콩글리쉬를 남발하는 사기꾼 윤대희(이성민). 영화는 생동감있는 캐릭터를 통해 관객에게 웃음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웃음제조’가 이 영화의 큰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한다. 넘쳐나는 코미디 속에서 액션이 파묻혔다.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에도 액션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다만, 후반부에 이르러서 자동차 추격전을 통해 액션을 뿜어낼 뿐이다. 그러나 영화 ‘트랜스포터’에서 느낄 수 있었던 스릴감을 선사하지는 못한다. 



과유불급 2. 끈질긴 수명, 불로장생하나.

인물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어이없는 방법으로 살아난다. 희뿌연 가스가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전자레인지에서는 라이터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에 와이어를 탄 경찰들이 창문을 부수고 해결사 태식(설경구)을 구출해 낸다. 주인공이 쉽게 살아나는 반면 조연들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정신병자 형준(이영훈)과 원주봉(주진모)형사는 주인공을 죽일 절호의 찬스를 쉽게 놓치고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다. ‘죽음’은 영화에서 꽤 의미 있는 장치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수현(이병헌)은 약혼녀의 죽음 때문에 끔찍한 복수를 시작하고 ‘아저씨’에서 태식(원빈)은 아이를 밴 전처의 죽음 때문에 아이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해결사’ 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요소를 지나치게 남발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과유불급 3. ‘Why Why Why’ 의문을 해결하지 못하는 해결사.

‘해결사’는 의문을 부르는 영화다. 스토리와 인물을 단순화시켰다면 시원한 영화가 되었을 텐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다 보니 뒤죽박죽 섞여 이도 저도 아닌 영화가 되어 버렸다. 태식(설경구)과 절친한 사이였던 번개(이정진)는 정치권의 뒷일 처리 때문에 태식(설경구)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급기야 주봉(주진모)을 한 방에 총으로 죽이기까지 한다. 스토리상 못돼먹은 번개(이정진)는 실제로 영화에서 밉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액션과 코미디, 정치권 풍자 이 모든 것을 드러내고자 한 나머지 관객의 입장을 미처 고려하지 못한 듯하다. 초반부에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보다가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긴가민가하다가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아’ 하게 만드는 영화, ‘해결사’ 는 불친절한 영화다. 영화의 러닝타임 99분동안 쉴 새 없이 웃음포탄을 터뜨리지만 한편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의문들을 남기는 영화 ‘해결사.’ 웃을 때는 즐거우나 웃고 나서의 씁쓸함은 어떻게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