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에 다니는 대학생과 서울위치 대학교에 다니는 대학생 간의 차이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역대 정권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각종 산업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들 중에는 우리가 잘 아는 중화학공업등과 같은 산업도 있으며, 대학 교육과 연관되는 교육산업도 있다. 당연히 서울 지역 내에서 그 역사가 오래된 대학교 들은 이러한 국가의 혜택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위주의 대학 서열시스템을 계속 유지시키는데 기여하게 되며, 대한민국 내에서 지방대와 서울지역 대학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계기가 된다.


로스쿨 정책과 지방의 양극화


(출처 : 세계일보 2008년 4월 17일 "로스쿨 입학전형…법학적성시험·면접이 당락 좌우)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 국가는 이러한 양극화를 해결하려는 기미를 자주 보여 왔다. 노무현 정권시절, 지역 균형을 위한 방안으로 서울을 비롯한 각종 지방에 로스쿨 가능 대학을 선정하였다. 신행정수도를 충청도 쪽에 배치하여 행정시스템을 지방으로 옮기는 방안도 시도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극화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권시절에 시작된 로스쿨 정책에서 중요시 되었던 것중에 하나는 대학간 양극화 해소였다. 국가에서는 이를 위해서 로스쿨 선정대학을 전국 곳곳애 골고루 배치하었다. 국가는 이러한 당시의 로스쿨 배치가 대학간 양극화 해소에 큰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로스쿨 제도가 시행되고 나면 휴학이나 자퇴로 인한 결원을 충원하려는 수도권소재 로스쿨들의 편입생모집이 본격화 될 것이고, 이는 지방로스쿨 학생들의 이탈현상이 심각해지게 만드는데 기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방 로스쿨의 쇠퇴를 초래하게 되며, 지방과 서울지역 대학의 양극화를 더욱 가중시키게 될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 법률신문 Law times 5월 28일 기사에 따르면 26일 현재 전국 25개 로스쿨의 결원은 모두 9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스쿨의 총 정원 2,000명 중 4.5%가 현재 로스쿨을 다니고 있지 않아 결원이 생겼는데, 이들 중 휴학한 학생은 60명이고 자퇴생은 13명, 등록 포기한 인원은 9명이다.(로스쿨 첫 학기에는 일반휴학이 불가능하지만 군입대나 질병 등의 사유로 인한 휴학은 가능하다.)


군입대를 이유로 40명이 휴학했다. 군입대 휴학자는 서울대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가 5명, 경북대 4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 질병 등의 사유로 인한 휴학생도 많았다. 전남대 5명, 연세대 3명 등 총 20명의 학생들이 질병을 이유로 휴학했다. 어렵게 들어간 로스쿨을 한 학기도 마치지 못하고 자퇴한 학생도 상당수에 이른다. 부산대 3명, 경북대 2명, 전남대 2명 등 총 13명의 학생들이 자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예 로스쿨을 합격하고도 등록을 포기한 학생도 있었다. 한양대는 정원이 100명이지만, 2명이 입학을 포기해 정원이 사실상 98명으로 줄었다. 이 외에도 아주대 1명, 한국외국어대 1명 등 총 9명의 학생들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로스쿨내에 휴학, 자퇴로 인한 결원을 채우기 위해 대학 로스쿨이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은 편입제도밖에 없다. 로스쿨 총 정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롭게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로스쿨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은 편입생을 정원에 맞게 받는 방법밖에 없다. 국가가 이를 무제한으로 허용할 경우 결국 경쟁력이 낮은 지방 로스쿨등이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로스쿨 말고 우리 주위를 돌아보자.


(출처 : 교수신문 2005년 3월 8일자 일년 내내 입시에 매달려 … 박봉에 폐과 위협 )


로스쿨이 너무나 멀어 보인다면, 우리 주위를 돌아보자. 그 양극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우리의 20대들이 있다.


경기도 대학교에 다니다가 자퇴를 한 A군은 지방대에서의 주위 학생들에 관해서 이렇게 말한다.


“지방내에서도 공부를 한다는 학생들은 현재 다니는 대학교내에서 졸업보다는 편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A군이 다녔던 학교 외부 문화, 편의시설, 그리고 학교 내 시설은 어떨까?


“주변이 산으로 둘러 쌓여 있기 때문에 영화 같은 것을 보려면 사람들이 많은 도시 쪽으로 가야됩니다. 학교 내에는 기숙사가 없어서, 서울에서 대학교를 통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근처에 사는 사람도 없다고 봐야 됩니다."


A군은 이러한 학교를 자퇴하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자 하였다. 현재 그는 인터넷 쇼핑몰등의 사업을 통해 자신의 생활을 만들어 나가고 있지만, 지방대 자퇴생이라는 사회의 차별에 대해서는 고민이라고 말한다.


“우선 서울 지역 대학교에서는 인맥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저는 지방대에 다녔고 이를 자퇴했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보다는 제가 불리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홈쇼핑 운영 같은 것 하면 대형 기업에 스카웃 제의가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들은 으레 제 학력 등을 물어보곤 합니다. 제가 사실대로 이야기 하면 많이 실망하시더라고요. 사회 내에 그런 차별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이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 ‘설마 지방대가 저 정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지방대는 저렇지 않은데 라고 한다면 필자는 할 말이 없다. 하지만 필자가 이런 극단적인 예를 든 것은 이유가 있다. 앞에서 제기된 지방 로스쿨의 학생 이탈문제, 그리고 A군의 이야기, 이 두 가지의 공통점을 통해 이런 양극화의 이유를 일깨워 주려는데 있다.


앞의 두 가지의 공통점은 개인의 ‘능력’을 바라보는 사회의 여러 눈들


우선 첫 번째 로스쿨 문제에서 느껴지는 것은 지방 로스쿨생들이 졸업 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방에 있는 로스쿨생들이 수도권 로스쿨로 편입하려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려고 하는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 바탕에는 ‘로스쿨 사이에는 지방과 서울 간의 차이가 있으며, 이 차이는 졸업 후 나중에 자신의 능력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능력이 높은 사람은 최고로 대우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태된다.’ 이러한 두 가지 사상이 깔려있다.


두 번째 A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A군의 지인들이 편입을 준비하는 이유는 역시 지방대 졸업 후 발생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손실을 줄이려고 하는 이유이다. 이러한 생각의 바탕에는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지방대학과 서울 소재 대학 간에는 차이가 있으며, 졸업 후 대학 졸업생은 나중에 자신의 능력을 나타난다.’, ‘능력이 높은 사람은 최고로 대우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태된다.’ 이 두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 A군이 자퇴를 한 이유는 이러한 사상에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능력이 대학 소재지와 연결이 된다고는 당시에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양극화의 토대에는 ‘지방대 대학생은 서울 소재 대학생보다 능력이 없다.’ 이러한 고정관념이 숨겨져 있다. 이 고정관념은 20대들을 비롯한 회사 인사 담당자, 그리고 일반 여러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퍼져있는 상태이다.


고정관념은 깨야 될 필요가 있다.



‘지방대 대학생은 서울 소재 대학생들보다 능력이 없다.’? 몇몇 사람들은 이런 사상을 단지 고정관념이 아니고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방대 가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학창시절동안 공부를 안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방대 가는 게 아닌가요? 팥 심는데 팥나고 콩 심는데 콩난다는 말이 있듯이.. 결국 어렸을 때 자신의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대 가는 것이고, 그게 사회에서의 능력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요?”


하지만 지방에 있는 학생들 중 공부 잘하는 학생들 중의 일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지방소재 국립대학을 진학하는 경우가 있다. 배경에는 서울 소재의 대학들의 고액의 입학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들은 졸업하고 난후 자신의 소재 지역 내에서는 취업이 용이하지만, 서울 쪽에 자리를 잡고 취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취업만 하면 좋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게 간단히 이야기 할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서울중심의 산업구조로 발전되어 있기 때문에 지방 취업자들은 서울 취업자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경제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방 사립대 다니는 사람들 중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한다. 다만 그 목적이 취업이 아닌 편입이라는 사실이다. 지방사립대를 다니다 서울 소재 대학에 편입을 한 B군의 말을 들어보자.


“지방대라고 하더라도 공부하는 사람은 공부하고 술 마시는 사람은 하고 그렇습니다. 즉 열심히 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지요. 그런데 지방대 다니는 친구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이유는 대학 졸업 후 취업 때문이 아니고 서울 소재 대학의 편입을 하려는 목표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은? - 성장과 분배의 문제..


그러면 이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방안은 없는 것인가?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C군은 이렇게 말한다.


“전 지역이 균형적으로 발전하면 당연히 대학 간의 양극화도 사라질 것입니다. 서울 위주로 발전이 되어있는데 이것만 해결된다면 모든 지역의 대학의 질이 향상될 것이고, 궂이 서울에 있는 대학교로 학교를 다닐 일이 없지 않을까요?”


간단하게도 결국 성장과 균형의 문제이다. 각 지역의 모든 대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주기를 원한다면 지역의 균형발전을 우선시해야 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상위 소수의 사람들에게 양질의 교육의 기회를 주고 이를 대한민국 성장의 원동력으로 이용한다고 한다면 현재의 상태가 좋을 것이다.


모든 것은 국가의 선택이다. 성장을 추구할 것인지 균형을 추구할 것인지는 정답은 없다. 그 선택으로 인해 대학 소재지 간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것인지, 줄일 수 있을 것인지는 국가의 정책이 결정할 것이다. 대학 소재지 양극화 해결은 말은 쉬워 보이지만 실행하기에는 여러 사람들의 운명이 걸려있는 큰 문제이다.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