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더 문제가 있는가?
세대론의 표적이 되는 사람들은 언제나 10대나 20대들이다. 2000년 전 폼페이의 시가지에도 “요즘 애들 버릇없어!”라는 낙서가 있고 전 세계 전 시대에 걸쳐 요즘 아이들은 예의 없는 존재들로 묘사되고 20대 초반에 불과한 내 친구들도 요즘 아이들을 운운하며 걱정한다. 정말로 역사가 시작한 이래로 새로운 세대들은 점점 더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것일까?
진짜로 세종대왕님이 노여워 하실까
그 중에서도 내가 요즘 아이들을 위해 변호하려고 하는 분야는 언어이다. 욕을 달고 사는 아이들에 대한 우려, 신조어에 대한 반감이 개념 있는 어른의 표상인 양, ‘지하철 아이들 관찰기’ ‘신조어의 의미와 용례 분석글’과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
언어는 새로 생겨나고, 소멸하는 것
언어는 정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언어는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언제나 움직인다. 특정한 사람들 끼리 만든 새로운 단어의 사용이 확대되어 표준어가 되기도 하고 한 단어의 의미가 변하기도 하며 발음의 변화 역시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모든 역사적인 변화를 담은 것이 현대의 표준어이다. “In Language, the ignorant have prescribed laws to the learned(언어에 있어서는, 무식한 사람들이 배운 사람들에게 법을 규정해 왔다.)”라는 말이 있다. 언어는 하향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민중이 많이 사용하게 되면 그것이 표준이라는 뜻이다.
표준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조어와 은어가 새로운 사회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새로운 말을 만들었을지는 몰라도 그러한 행동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에도 같은 행동을 했던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말의 사용 빈도를 낮추거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이러한 단어를 삼가는 방식으로 잘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의 사상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다. 이러한 새로운 말들에 대한 우려는 그 집단에서 융화되지 못한다는 우리의 위기감일 뿐이다.
욕에 보수적인 한국 사회
욕을 하는 아이들에 대한 글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 “어원은 알고 쓰는 거니.” 여고생이 X나 라는 말을 쓸 때 마다 X을 X나 흔드는 모습이 생각나 싸 보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는 어른도 본 적이 있다. 뜻을 모르거나, 뜻을 의식하지 않고 말했을 여고생으로써는 꽤나 억울한 일이다.
어떻게 어린 애들이 욕을 하니? 어리니까 욕하죠
“아니 어린 애들이 무슨 그런 욕을 하니.”라고 이야기 하지만 “어린 애들이라서” 욕을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집단 내에서 적응하려면 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리 저리 흔들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되려 감정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욕설이나 신조어로 나타난다. 게다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비춰지는 세상과 처해있는 현실은 모두 X같은 것들이 아닌가. 이런 문화는 좋다 나쁘다라고 평가내릴 수 없다. 그들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나이가 먹고 속한 집단이 변하면서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자신을 교정해 나간다. 어린 아이들이 욕설이 평가 대상이 아니라, 나이 먹은 성인이 되어서도 올바른 언어습관을 가지지 못하는 것을 문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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