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 소개

발자취 - 자취를 '발'로 할 뻔한 위기에서 기적처럼 자취왕을 만나게 된, 갓 자취에 입문한 초보 중의 초보.
 
자취왕 - 자취 n년차인 자취계 자타공인의 최고수. 그 이름하여 자취왕. 그가 가지고 있는 자취 정보의 끝은 어디인가? 그가 화수분처럼 쏟아내는 자취팁들은 자취에 대한 생각이 전무한 사람마저 자취를 하고 싶게 만드는데...


...


발자취: 자취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허락을 안 하세요. 어떡하죠?

자취왕: 안녕, 도움이 필요하구나, 잘 찾아왔어. 편하게 말할게, 왕王 이니까.

내가 아는 한 소년은 서울에서 인천까지 막차시간 이후에 매일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 영수증을 보여줬다더군. 이 돈으로 차라리 자취를 하겠다고 말이지. 뭐, 이건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구나.  

일단 자취를 해야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말할 수 있나? '자식'이란 특권을 이용해서 떼를 쓰는 것도 먹히는 방법이긴 한데,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생각해봐,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는데 집 밖에 내놓고 싶겠어? 보통 우리네 부모님들은 자식이 아무리 컸어도 아직까지 보호해야 할 아이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눈 치켜뜨고 '아이쒸, 다 컸다고요!' 라고 해봤자 등짝만 후려 맞을 것이다. 집에서도 '꺼야꺼야 할꺼야 혼자서도 잘할꺼야' 를 항상 실천하렴. 자취방이 온갖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까지 몰려와 노는 여인숙이 될 염려는 집어치우시라고 몸으로 말하는 거지.


                   엄마, 자취시켜주세요~네? 다 컸단 말이에요~ 이렇게 수염도 부숭부숭 났어요!


강간과 살인이 판치는 세상에 우리 '아가'들을 내놓는 것이 불안한 부모님을 안심시켜드릴 필요도 있지. 그럴 때는 자취할 곳을 비교적 안전한 주택가로 잡는다거나, 친구와 룸메이트를 한다고 해봐. 평소에 친구에 대한 칭찬을 많이 해놓으면 더 잘먹혀. 아예 친구를 하나 새로 창조한 애도 있더라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단 말도 있잖아, 널 위한 말이다. 행운을 빌게. 그래야 나도 앞으로 계속 왕 노릇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