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경, 북한군은 서해안의 옹진반도로부터 동해안에 이르는 38선 전역에 걸쳐 국군의 방어진지에 맹렬한 포화를 집중시키면서 기습공격을 개시하였다. 적의 YAK전투기는 서울 상공에 침입하여 김포비행장을 폭격하고, 시가에 기총소사를 하였다. 당시 국군은 노동절(5월 1일, 現 근로자의 날), 국회의원 선거(5월 30일), 북한의 평화공세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오랫동안 비상근무를 계속하여 왔기 때문에 오히려 전쟁 발발 쯔음 경계태세가 이완된 상태였다. 특히 북한의 평화공세에 대비하여 하달되었던 비상경계령이 6월 23일 24시를 기해 해제되어 병력의 1/3 이상이 외출 중인 상태에서 기습공격을 받았다. 이것은 우리에게 동족상잔의 비극, 아픈 현대사인 '한국전쟁'의 발발 과정이다. 자의가 아니었던 분단과 첨예한 동서냉전의 이념 대립 속에서 6.25전쟁은 발생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서 살아간다. 그럼에도 1950년 6월 25일에 일어난 그 전쟁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가고 있다.


6.25전쟁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태극기 휘날리며', '로드넘버원', '포화속으로' 그리고 조만간 개봉할 '고지전'의 공통점은? 6.25전쟁 관련 영화이다. 이처럼 매년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는 한국전쟁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작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이해 한국전쟁 관련 각종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중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의 결과는 놀라웠다. 한국정보통계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초등학생의 35.1%가 한국전쟁은 우리의 북침에 의해 일어난 전쟁이라 인식하고 있고, 더 놀라운 사실은 전쟁이 조선시대에 일어났던 것으로 생각하는 학생의 비율이 무려 50.7%나 된다는 것이다. 또 행정안전부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56.8%가 한국전쟁의 발발 연도를 알지 못 했고, 38%는 전쟁이 일어나도 싸우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초·중·고교의 역사 교육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한국전쟁에 대한 정부 차원의 홍보 및 교육 부족과 기성세대의 역사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는지, 그들이 있기에 오늘날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가르쳐야 한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의 희생

우리는 국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여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감사해야 한다. 또 생면부지의 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에서 숨진 많은 외국 참전 용사들 역시도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 전쟁 발발 후 유엔은 북한에게 38도선 이북으로 철수를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를 무시하자 유엔 안보리는“그들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제공하자”는 내용의‘6·26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결의안을 근거로 미국, 영국,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 에티오피아 등의 16개국에서는 전투 병력을 파병하여 국군을 도와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외에도 스웨덴, 인도 등 5개국에서는 의료 지원을 받았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이스라엘, 파키스탄 등 20개의 나라에서는 물자 지원을 받았다. 이처럼 많은 나라에서 2,000,000명 가까이 되는 군인들이 본인들의 조국이 아닌 먼 이방 땅에서 남의 나라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웠다. 우리야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은 어쩔 수 없었다는 이유라도 있지만, 그들은 왜 150,000명이 넘는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우리를 도왔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젊음을 국가에 헌납한 대한민국 국군

남자들이 20대가 되면 성인이 되었다는 기쁨과 동시에 이제 군대를 가야된단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육군 기준 3년에서 2년 그리고 현재는 1년 9개월로 복무 기간이 줄긴 했지만 아무런 제약없이 자유로이 자라온 우리에게 계급사회인 군대에서의 1년 9개월은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다. 초·중·고 12년의 정규 교육 과정을 끝내고 1~2년이 지나면, 20대 초반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대를 하게 된다. 하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입시로 인한 압박에서 벗어난지 2년만에 다시금 자유를 박탈 당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 하게 된다. 그럼에도 사회에서 군인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군 내부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들, 유사시 외부에서 보기에 미흡한 대처, 작전 상의 불완전함 등이 원인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아들이자, 동생이고, 형이고, 오빠다. 가장 빛나는 나이에 모든 것을 뒤로하고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각종 임무와 작업들로 궂은 환경 속에서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한국전쟁 당시를 살았던 이들은 전쟁 발발 61년째인 것을 감안해보면 60대 이상의 노년층임을 알 수 있다. 그 중 전쟁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세대는 70대 이상 분들이다. 즉, 한국전쟁에 대한 또렷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라 한국전쟁은 역사 교과서 한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전쟁을 몸소 겪은 세대들은 이야기한다, 우리는 대체 왜 남과 북으로 찢어진 것인지 그리고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싸운 것인지를 그래서 다시금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이다. 지금의 철책선은 국경이 아니다, 전쟁을 쉬기 위해 그어놓은 일시정지 선에 불과하다. 북한은 '서울 불바다' 운운하며 핵 개발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천안함을 격침시키고, 연평도에 무력 도발을 하는 등 여전히 무력 통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 핏줄인 북한 주민에 대해 적대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북한 수뇌부가 일으킨 6.25전쟁의 아픔과 참전 용사들의 희생, 우리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에 대한 고마움을, 그리고 북한의 도발에서 알 수 있듯 여전히 한반도에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