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예산 승인, 2010년 예산 승인, 언론법승인,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정 이 사건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한나라당의 단독으로 국회를 열어 법안들을 통과 시킨 것이다. 위의 법안들이 야당의 반대에 부딪치자 한나라당은 단독으로 국회를 열어 회의실을 갑자기 변경하거나 회의장 문을 막는 식으로 법안의 표결을 진행시켰다. 한 번도 아니고 매년 반복되는 이런 사건들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여러 개의 당이 존재 하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계층과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과반이 넘는 의석수를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를 악용하여 독단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보다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다양한 계층과 많은 국민에게 이익이 갈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또다시 이러한 일이 생겼다. 바로 한 EU FTA법안이 또다시 한나라당 단독의 표결로 통과 된 것이다.

한 EU FTA 국회통과 무엇이 문제인가?

5.4일 한 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 비준동의안을 통과했다. 표결에는 169명의 의원이 참가했고 결과는 찬성 163표 반대 1표 기권 5표였다. 문제는 한나라당 단독의 표결이라는 것이다. 제 1야당인 민주당은 참여하지 않았다. 다른 야당의원들은 국회의장석을 점거해 시위를 벌였지만 이는 질서유지권 으로 곧 종결되었다. 이날 국회에선 FTA협정의 불리한 조항에 대한 대책은 상정도 하지 않은 채 비준안 처리만 서둘렀다. 회의에서 한 EU FTA가 상정되어 처리되기까지는 4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런 국가 중대사를 하나의 당에서 독단적으로 처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한 EU FTA의 협상은 국가의 엄청난 손익을 좌우하고 국민들의 생계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차근차근 준비해 FTA협상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다른 정당들과 합의해서 일을 진행해야 한다. 과반수의 의석을 차지한 점을 이런 식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빠른 법안통과, 그 이유와 문제점

한 EU FTA에서는 기업형 슈퍼마켓을 규제하는 유통법과 상생법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통법과 상생법은 무력화 되고 이로 인해 중소상인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이 외에도 축산업, 농업, 제약업 등 여러 분야에서 피해가 예상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러한 피해에 대한 방안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법안 통과에만 급급해 했다. 이러한 문제는 재협상을 하면서 해결하겠다는, 일을 저질러 놓고 그다음 문제를 생각하는 어리석은 방식이다. 한나라당은 무엇 때문에 이 비준안을 대책도 없이 빠르게 진행을 시키려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정치부 기자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그의 업적으로 올리고 싶어서 그랬다는 의견과 이명박 대통령의 유럽방안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방안선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견해와 한미 FTA 비준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빠르게 통과시켰다는 견해가 있다. 어떤 의견이 진실일지는 몰라도 첫번째와 두번째 의견처럼 개인적이고 형식적인 이유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절대 발생해선 안 된다.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다. 많은 의석을 차지한다는 것은 많은 국민의 지지와 믿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이를 의식하고 다수의 사람들과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결정할 때 최소의 손해와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보인 한나라당의 태도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다. 국민은 거대 여당의 독단적인 정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야당과 여당이 토론과 합의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최상의 결과를 내기를 원한다.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의식수준을 가지고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언젠가는 국민들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마음에 새겨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의 대변자가 되어 최대 정당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