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고함20 기획기사의 주제는 바로 ‘대학생들의 HOT PLACE'이다. 기획 회의 중 인생을 살면서 가장 ‘뜨거운’ 시기라고 할 수 있는 20대, 그 중에서도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가서 분위기를 후끈후끈하게 만드는 곳이 어딜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여러 가지 답이 나왔다-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밝히지 않으리! 기획기사를 기다리는 재미를 반감시키므로 공개하지 않는 센스:)-. 다양한 HOT PLACE 가운데, 젊음의 열기가 특히 더 도드라지는 곳으로 공연장을 빼 놓으면 섭섭할 것이다. 보통 8~10월 사이에 많이 잡혀 있는 공연들에서 우리는 각양각색의 20대들을 목격할 수 있다. 락 페스티벌 공연장에서 거침없이 슬램을 하고 헤드뱅잉을 즐기는 이들, 조용히 앉아 말 그대로 음악을 음미하는 이들, 엄청난 응원을 하며 공연을 즐기는 이들 등등. 이번에 스토킹(=취재의 격한 표현이라고 해 두자) 당한 주인공은 공연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관객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축제를 즐기고자 민트 플레이어로 변신한 사람이다. Grand Mint Festival의 자원활동가, ‘민트 플레이어’로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정문섭씨를 만나 보자.

 

Q :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A :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 경영학과에 다니는 24살 휴학생 정문섭입니다. 군휴학 외에 처음으로 해 보는 휴학 생활 중인데요. 오히려 재학생일 적보다 더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원래는 학교생활에만 충실하며 좀 재미없게 살고 있었는데, 젊은 구글러로 널리 알려진 김태원씨의 강연을 듣고, 책을 읽으면서 많이 바뀌었어요.

 

Q : 김태원씨요? 저도 강연 들어본 적 있는데… 김태원씨의 강연과 책을 접한 이후 전과 어떻게 달라지셨나요?

A : 그 분 강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었어요. ‘두근두근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었는데, 김태원씨는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지금 이 순간 기회가 왔다는 것이다!’라고요. 그걸 들으면서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어요. 또 그분의 책을 읽고 나서 삶을 더 능동적이고 열정적으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이후 남들은 겪어보지 못했을 만한 저만의 ‘WOW experience'를 채우며 지내고 있답니다.

 

Q : 그럼 요즘 문섭씨가 가장 열심히 하시는 건 뭐예요? 제일 관심을 갖고 있다든가, 밥 먹는 것도 잊을 만큼 몰두해 있는 것들이요.

A : 아! 요즘 제일 즐겁게 하고 있는 거요? GMF의 민트 플레이어 활동이요! 인제 공연이 얼마 안 남았네요. 10월 24일, 25일이니까 한 달 조금 더 남았군요. 



Q : GMF와 민트 플레이어란 뭔가요?

A : 이런 건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는 게 가장 신속하고 정확한데…(웃음) 간단히 말하자면 GMF는 음악 축제예요. GMF는 마치 소풍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도심의 음악 축제예요. 홍대 부근에서 음악하시는 밴드분들이나, 모던락 그룹들이 주를 이루죠.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슬슬 여유를 부리면서 음악도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자리랍니다. 더 많이 얘기하고 싶지만 너무 홍보성이 짙어지니까 그만 할게요^^; 그리고 민트 플레이어는 자원활동가예요. 우리가 쉽게 자원봉사자나 스탭이라고 하잖아요? 그것보다 한 단계 나아간 훨씬 더 적극적이고 참여 중심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죠. Grand Mint Festival을 만들어가는 또 다른 세력(?)들이랄까요.



GMF 공식 홈페이지 민트 페이퍼




Q : 그럼 Grand Mint Fesitival과 민트 플레이어를 알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A : 제가 워낙에 음악 듣는 걸 좋아해서 공연장을 좀 다녔거든요. 우연히 다른 공연장에 갔다가 홍보하러 나온 GMF의 민트 플레이어를 만나게 됐어요. 전 그 당시만 해도 GMF의 존재를 몰랐는데요. 엄청 꼼꼼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또 좋았던 건, 자기가 하는 일을 진짜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자부심도 느껴졌고요. 그러다 여름 방학 중에 공고 난 걸 보고 당장 지원했죠. 서류 쓰고 면접 보고 해서 이렇게 민트 플레이어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Q : 요즘은 큰 행사가 있을 때 대학생들을 자원봉사자로 많이 뽑는 추세고, 그런 건 이미 흔해져버렸는데요. 다른 스탭들과 비교했을 때 민트 플레이어만의 차별성이 있나요?

A : 보통 다른 것들은 축제 당일이나 그 전날만 스탭 활동을 잠깐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민트 플레이어는 여타 활동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온라인, 오프라인 활동량이 많아요. UCC 촬영, 플래시몹까지 하니까 더 ‘뻑적지근’하게 놀아보는 거죠. 아참 요 아이디어 두 개에 저도 보탬이 좀 됐습니다:) 1주일에 1번씩 홍대 쪽에서 모이고요. 온라인 상에서는 GMF에 출연하는 아티스트 관련 사이트, 블로고스피어, 기타 웹 공간에서 열렬히 홍보하고 있어요. 민트 플레이어는 저 같은 보통 사람도 있지만 정말 공연 쪽으로 일가견 있는 분들도 상당히 많아요. 클럽에서 공연하시는 분, 인디 공연 기획자 분 등등요. 그래서 활동이 더 재미나죠. 배우는 것도 많고요.

 

Q : 그럼 민트 플레이어를 하시면서 달라지거나, 얻은 점이 있다면요?

A : 제가 경영학과라서 학교만 다닐 때에는 그냥 도서관이나 가고 그러면서 책상 앞에 붙어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진짜 방방곡곡을 발로 직접 뛰어다니고 있죠. 음악도 좋아하고 이런 축제도 좋아하고 무보수여도 행복하기만 해요. 하하. 저뿐만 아니라 열심히 민트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계시는 ‘몰입가’들을 보면서 자극도 받고 그러죠. 저는 그래서 민트 플레이어를 ‘향기 나는 사람들’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에너지가 넘치고 마음껏 하고픈 일을 해서, 밝고 긍정적인 향기를 내뿜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거든요.







Q : 오~ 향기 나는 사람들! 표현 참 좋네요:) 흠 그럼 요즘은 GMF 활동만 하고 계신 건가요? 휴학생이라고 하셨는데 한 학기 동안, 혹은 1년 동안 무얼 하실지 궁금해요.

A : 1순위는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이에요. 여행도 훌쩍 떠나 보고 싶어요. 목적 없이 그냥 걸어다니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막연히 발 닿는 데로 가는 자유 그 자체의 여행, 진짜 기대돼요! 기회가 된다면 해외 문물을 탐방하고 싶기도 하고, 워킹홀리데이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아직 정해진 건 하나도 없지만요. 또 여유가 된다면 공모전에도 참여하고 싶어요. 휴학이 한숨 돌리는 타이밍일 수도 있지만, 저는 20대 대학생이라는 특권을 최대한 누릴 수 있게 알차게 보내려고 해요.

 

Q : 무척 활발하신 분 같아요. 대외활동에도 관심이 대단하시구요. 이렇게 바쁘게 몰두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A : 흠, 사실 제 꿈은 칼럼니스트가 되는 거예요. 궁극적인 목표가 글 써서 전달하고 나누는 사람이라 그런지, 많은 경험을 쌓을수록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문적인 지식은 학교에서 얻는다면, 인생 공부는 밖에서 하는 거죠. 제가 관심 있어 하는 문화, 디자인, 공연문화, 마케팅, 경영, 인사 등 갖가지 분야를 다 경험해 보고 싶어요. 그래서 글 하나로 대한민국을 뒤흔들 만한 영향력 있는 인사가 되는 것이 제 꿈이랍니다. 졸업하신 선배님들이 오시면 꼭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젊었을 때 더 많이 움직여라’라는 말씀이요. 전 그 조언에 충실하며 살고 있을 뿐이에요.

 

Q : 오~ 칼럼니스트라. 의외네요! 아까 관심사를 잠깐 언급하셨는데 문섭씨 스스로 자신만의 키워드나 소개 문구를 정해 본다면 뭐가 있을까요? 궁금해요!

A : 아, 이런 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요즘 들어 이것저것 지원서를 많이 쓰고 있는데 거기에 단골로 쓰는 표현이 있어요. PSP요. Passion, Something special, Professional의 이니셜을 딴 건데요. 말 그대로 열정적으로 뭔가 새로운 것을 ‘프로답게’ 해 나가고 싶어서 지어 봤어요. PSP는 멀티플레이이 가능하니까 저 역시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요. 또 키워드? 음… 키워드라면 음악을 빼 놓을 수가 없겠네요. 전 이래뵈도 국내시장에서 참 드문 뮤직폰 유저거든요. 민트 플레이어 활동을 시작하게 한 것도,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었구요. 완전히 몰입하는 성향이 있어서 다른 건 신경도 잘 안 쓸 때가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holic도 키워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숲, 한적하고 조용한 것, 설득하는 과정-세일즈라고 하면 맞을까요?-을 좋아하는 B형 남자랍니다.

 

Q : 긴 시간 동안 인터뷰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오늘 인터뷰 어떠셨어요? 제가 많이 서툴러서 혹시 불편한 점이 있진 않으셨는지…

A : 아뇨~ 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고, 제가 지금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게 된 것 같아 좋아요. 사실 보통 대학생들은 인터뷰의 대상이 되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이렇게 단독 인터뷰는! 아닌가요? 여튼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라 유익했어요. 솔직히 가만히 있으면서 자기의 키워드 생각하고 있는 건 드문 일이니까요. 그나저나 오늘 말했던 계획대로 휴학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긴 인터뷰 진행하시느라 수고 많았어요~ 기사 기다릴게요!




  단순히 이력서의 몇 줄을 채우기 위해,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이런 저런 일을 벌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온전히 매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인 인터뷰이였다. 풀빛향처럼 싱그러운 젊음과, 그 젊음의 힘으로 하고픈 일을 마음껏 하는 뚝심을 가진 스물 넷의 청년 정문섭씨. Special한 Something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좀 더 신나고 재미나게 살고 싶어하 는 당당하고 발랄한, 영락없는 20대다. 모쪼록 지금의 이 마음을 변함없이 유지하길 바라며, 그의 휴학 생활에 행운만이 따르길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