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초등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큰 목소리로 발표하기 시작한다. ‘저의 꿈은 대통령입니다!’, ‘저의 꿈은 과학자입니다!’ 그 외에도 의사, 경찰관, 소방관 등 다양한 직업들을 소개하며 자신의 꿈을 말한다. 하지만, 어렸을 적에 말했던 꿈을 실현하기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또, 학창시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활동한 적이 있을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입시공화국인 한국 사회에서 학창시절에 자신의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기보다 말 그대로 ‘점수가 되는 대로’ ‘학과’를 선택하고, 그리고 ‘취업’이라는 틀에 사로잡혀 ‘기업’에 가서 지난 날 자신의 꿈을 되돌아보는 4~50대들이 현 사회에도 수없이 많다.

그리고 그들은 말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즐기고 싶은 것을 즐겨라.’

그리고 이 말에 따라, 자신의 일을 즐기고 사랑하고 활력소가 된다고 하는 한 20대를 만났다. 그의 이름은 오세진. 오세진은 인터넷 UCC로 널리 알려진 스타이다. 혹시, ‘부가킹즈 남과여’ 립싱크를 아는가? 이 영상으로 인해 오세진 학생은 단숨에 UCC 스타가 되었고, 수많은 언론사와 방송사에서 이 학생을 취재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단순히 우연이었다고는 보기와 달리 이 학생은 실질적으로 영상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영화 연출과 배우라는 꿈을 가진 오세진. 이 학생을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다.

[출처 : http://www.cyworld.com/sejiiiiin(오세진 학생의 미니홈피]


1. UCC 영상을 처음 찍게 된 계기.

제 처음 진로는 배우였어요. 아, 그런데 중요한건 배우가 되고 싶긴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줄도 모르겠고. 그렇게 있다가 저랑 친한 친구 한 명이 있거든요. 그 친구가 한번 영상을 찍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죠. 그리고 영상을 연출하면 너가 그 속에서 연기도 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에게 말하더라고요. 그렇게 영상을 찍으면서 ‘연출’이라는 것이 재밌게 느껴졌고 그러면서 영상을 찍는 것에 흥미를 가졌어요.

2. 고등학교 시절 학업과의 문제. 부모님과의 마찰은 없었는지?

오히려 제 부모님은 옹호해주셨어요. 그리고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영상이 상을 탔었거든요. <어리석은 시도>라고. 처음에는 부모님이 그냥 단순히 학생 시기에 지나가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셨는데, 제가 대외적으로 활동하면서 상을 타고 무언가 보여주는 것이 있으니까 ‘아, 이 녀석이 장난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인식을 받으셨어요. 별 마찰은 없었어요. 오히려 후원을 더 받았죠. 고가의 카메라도 지원해주시고, 많이 지원해주시는 편이예요.(웃음)

3. 영상에 대한 막연한 쫓음. 두려움은 없었는지? 그리고 그 곳에서 얻은 깨달음이 있다면?

처음 영상을 창작한 계기가 단순한 재미여서인지, 지금까지도 내게 영상을 제작하는 일은 재미가 아닌 두려움으로 다가온 적이 없었죠. 저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내가 고생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화를 밥줄로 선택했을때 내가 겪게 될 고생이 얼마나 클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감을 잡지 못하죠. 노력하는 자도 즐기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고 했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겁이 없는데, 아무래도 고생을 좀 해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아요.(웃음)

4. 영화 작품을 더 잘 만들 수 있게 했던 계기.

나름대로의 학생영화를 만들고, 주변 친구들한테 보여줌으로써 내가 깨달은 것은 '어설프게' 흉내낼 바에는 아예 보여주지 말아버리자는 일종의 다짐이었어요. 예를 들면, 어떤 인물이 살해를 당하는 장면에서, '어설픈' 분장으로 시체를 만들 바에는 아예 관객에게 굳이 피를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살해 장면을 납득할만한 뭔가를 만들어내자는 것이었죠. 즉, 물질적인 약간의 부족함이 오히려 굉장한 창의적 효과를 불러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에요. 그래서 학생영화치고 액션장면이 많은 내 단편에 출연하는 불쌍한 내 친구들은 항상 실제로 발로 차이고, 뛰어내리고, 날아갑니다.

5. 영상 찍는 것을 따로 배웠었는지?

영화를 보며 컷 나누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어요. 방송부는 아니었지만 나를 잘 챙겨주셨던 방송부 담당 선생님이 주신 프리미어 프로그램으로 혼자서 이것저것 눌러보며 편집기술을 익혔죠. 나중엔 책을 샀는데, 이미 아는 것들 뿐이라서 실망했어요. 카메라 자체의 기능은 설명서로 공부했고, 영화 관련 전문서적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학원같은 게 있다면 다녔겠지만, 영상 전문 학원이 많지 않고, 있다고 해도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많았을 것이니까요. 그래서 대학교를 꼭 영화 전공으로 가겠다고 다짐했었어요.



6. 기억에 남는 명장면.

제 단편 중에 '동물의 왕국' 이라는 작품이 있어요. '내 마지막 작품이다.’ 라고 생각하고 찍은 작품이라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최대한 지금까지 내가 넣고 싶어 해왔던 장면들과 말하고 싶어해왔던 주제들로 아낌없이 채우게 되었어요. 영화 초반부에 세진과 정한이 다리에서 추격전을 벌이다가 쫓기던 정한이 다리 밑으로 몸을 던지고, 세진도 따라서 뛰어 들어 정한과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데, 이 단편에 들어간 우리의 열정이 가장 피부에 와닿게 느껴진 장면이라 내겐 굉장히 의미 있는 작품이죠. '아빠의승리' 라는 작품에서 실제 내 아버지가 일하는 장면을 오프닝에 넣었는데 내가 커서 그 단편을 보면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이 될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7. 연기 연습을 어떻게 했었는지?

연기를 연습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뭐 제가 실력이 부족한 탓이겠지만 연기라는게 연습을 하면 할수록 대사가 입에 붙어버려서 나중에는 처음 연기했던 틀에 갇혀버리게 되는 느낌이라는 거죠. 같은 이유로, 절대로 거울을 보고 연기연습을 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영화를 본 뒤 거울을 보며 주인공을 따라하면서 '와 나 연기 잘한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남이 했던 연기를 흉내내는 것이 연기가 아니라는 것과, 거울로 연기 연습을 한 뒤 현장에서 연기를 할 때 나는 결국에 어제 거울 속에서 봤던 내 표정을 그대로 흉내를 낼 뿐 그게 연기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정식으로 학원에 다닌 적은 없고, 어렸을 때 친구가 다니던 연기학원에 몇 번이나 염치없이 놀러가 수업을 구경한 적은 있었죠.(웃음) 지금도 연기학원이 내게 그리 좋은 이미지는 아닌데, 아마도 그 이유가 어렸을 때 놀러갔던 학원에서 봤던 수업에선 창의성이 존중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웃긴 건 연기학원들을 일반화 하려는 것처럼 보일까봐 주변 사람들한테는 말 안했는데, 이름있는 연기학원에 다니는 많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하는 아이들도 꽤 있다는 것입니다.

8. 적극적인 인터넷 유저로서 인터넷 세상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나 의견.

UCC를 업로드하는 사람으로서 악플이 몇 개가 달렸든지 일단 완전히 정면으로 대하게 됩니다. 사실 이 문제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인터넷 사용자가 느끼는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점이 아닐까 해요. 실명제를 실행해도 악플은 사라지지 않아요. 아주 심각한 사건이 아닌 이상 악플 신고에 대한 처리부터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기껏해야 일정기간 로그인 정지 아니면 리플 작성금지 정도인데, 이게 도움이 될까요? 어쩌면 악플이라는 기준부터가 너무 애매하기 때문에, 명백히 피해자가 상처를 받았다면 악플이 분명하지만, 다른 입장에서는 짖궃은 농담과 악플의 경계선이 무엇인지를 놓고 그 글의 의도를 따진다면 법적으로 얼마만큼의 처벌을 할 것인지 부터가 모호해집니다. 결국 인터넷 사용자 하나하나가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뻔한 대답 아니면 모두가 악플에 둔감해 지는 수밖에 없는거죠. 하지만 UCC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상당히 괜찮은 가능성이 보이는 UCC들이 악플때문에 자취를 감추는 일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겁니다.

9. UCC를 생산하는 10대, 20대가 겪는 힘든 점과 불편함이 있다면?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불편해요. TV에서 내가 만든 UCC가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놀랐던 적도 있어요. 물질적인 보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제작자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사용했다는 것이 불쾌하고, 제작자에게 상의랍시고 전화해서는 '여기는 TV니까 내가 너 출연시켜주면 고마운거잖아'라는 어조로 일단 말부터 놓고 보는 개념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위에 말한 것은 저처럼 UCC를 제작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이고, 제 개인적으로 UCC를 제작하면서 느끼는 아쉬움은 내가 UCC로 조금 유명해진 사람이라서 내가 만든 단편영화까지 UCC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 씁쓸하지요. 이 말은, 내 단편영화는 고급이다 이런 뜻이 아니라, 단편영화는 UCC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 그 차이점을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배우의 꿈을 안고있는 사람이 우연한 기회로 개그콘서트에 출연했다가 나중에는 결국 진지하게 영화에 출연해도 개그맨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10. 20대로의 도약. 그리고 비전은 무엇인지?

20대에 있어서 내 최종적인 목표는 전문적인 영화공부를 하고 상업영화에 참여하는 것이다예요. 말 할 수는 없지만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들도 많고, 이왕이면 영화 쪽에서 입지를 확실히 한 뒤 입대하고 싶어요. 또한 음악이나 책 등 예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많이 참여 할 예정입니다.

11. 꿈을 좇아가는 청년, 오세진. 그가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세상에는 99%의 남들의 말을 듣고 일찍이 포기하는 사람과 1%의 꿈을 좇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1%는 단순히 꿈을 좇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위해서 얼마만큼의 희생이나 고통을 감수해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꿈을 좇는 사람이 진정한 꿈을 좇는 사람입니다.”


연출한 영화
2006년 4월-[어리석은 시도] 9분22초 (코미디)
세상의 부조리에 치를 떨며 자살하려는 세진. 계속 자살에 실패한다.
{2006년 11월21일 서울교육영상축전 엔터테인먼트 부문 은상}
서울교육영상축전-서울특별시교육청,SBS 주최

2006년 12월-[스팸CF] 2분7초 (코미디)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온 정한. 스팸을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요리해달라고 주문한다.
{2007년 2월 CF공모전 동상}

2007년 6월-[아빠의 승리] 24분59초 (코미디/드라마)
회사에 일은 없고, 아들은 거짓말 수단으로 자신을 이용하고, 딸은 핸드폰을 사달라고 조르기만 하고, 아내는 숨 쉴 틈도없이 바가지를 긁는다. 가족들이 가장인 기섭을 제일 힘들게 하지만, 한편으로 가장 힘이 나게 한다.
{2007년 11월 제7회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 본선진출}
{2007년 11월 아트레온극장 상영, 2008년 1월16일 EBS열린극장 방영}

2007년 6월-[베를린으로] 21분35초 (코미디/페이크다큐)
베를린으로 유학간 형에게 동생이 보내는 영상편지.
{2007년 6월13일 제8회전국학생동영상촬영대회 동상}
전국학생동영상촬영대회-한국방송정보교육단체연합회 주최

2007년 10월-[용돈의 용도] 14분36초 (코미디/액션/드라마)
150만원을 훔친 용관과 재환. 용관은 어머니의 수술비로 당장 150만원이 필요하고, 재환은 여자친구의 임신중절 수술비로 당장 150만원이 필요하다. 이 둘은 그 돈으로 사람을 죽일것인가 살것인가를 두고 싸운다.
{2007년 12월 서울교육영상축전 본선진출, 2007년 12월 SETEC전시관 상영}

2007년 11월-[Revenge] 7분46초 (코미디)
길거리 여기저기 쓰레기를 버리는 정한. 그를 미행하는 세진. 인내심에 한계가 온 세진은 정한을 골목길로 끌고가 충고한다.
{2007년 12월 꿈나무 푸른교실 환경UCC대회 인기상}

2008년 3월-[문워크] 17분48초 (코미디/액션)
자신을 괴롭힌 박정훈에게 복수하러 길을 나서는 세진. 그는 장애인이다. 하루종일 박정훈을 찾아다니지만, 결국 박정훈의 동생과 트러블이 생긴다.
{2008년 10월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본선진출}
{2008년 10월 대전시립미술관 상영}

外.
2006 조선일보 키위닷컴 공식 청소년 저널리스트 활동
2008년 10월10일 공식 팬 홈페이지 개설, 회원 수 약 4000명
2009년 2월9일 KBS 세상의아침 출연
2009년 2월7일 KBS 스펀지 출연-‘혼자서도 잘해요’코너 UCC 1위
2009년 2월17일 OBS 황현희의 꿈꾸는U 출연-UCC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