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는 언제나 성황이다. 대한민국만큼 학원으로, 학구열로 가득 찬 나라도 드물 것이다. 특히 영어에 대한 투자는 가히 놀라운 수준이다. 세계화 시대이기 때문일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영어를 적정수준 하지 못하면 어디에 명함도 못 내미는 현실이다. 특히 취직이라는 관문 앞에 서 있는 20대들은 토익 점수 1점이라도 더 올려보기 위해 어떻게든 최선을 다한다.


                  ▲ 토익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http://photo.naver.com/view/2009021220090402484)

종로에서 만난 한 토익 수강생 역시 취직을 위해 토익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그는 각 기업에서 토익 등의 영어 능력 테스트 성적을 기본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학원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물론 학원비가 한달에 20~30만원으로 부담이 되긴 하지만 단기간에 점수를 올려 취직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독학을 선택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학원 수강생은 해외 유학을 대비해서 영어 회화 강좌를 듣고 있다고 했다. 학원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자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수강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학원 마다 가격 경쟁도 하고 수업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도 하게 되잖아요 오히려 수강생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면들을 따져보고 결정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학원을 다니면서 느끼는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물어보았다. "학원을 다니면 또래의 많은 사람들과 강의를 듣다보니 공부에 대한 동기 의식을 고무시키는데 도움이 되요. 학원에 오가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꽤 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 해야죠." 3개월째 토플 수강중인 또 한 수강생은 교환 학생 때문에 토플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몰려드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묻자 혼자 하는 것보단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할 수 있으니 더 낫지 않냔다. 이처럼 학원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계속 듣다 보니 영어 학원이 성황을 이루는 것이 자연스레 납득이 갔다.

물론 영어 학원이 대세이긴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24세의 한 대학생은 9개월째 전기 자격증을 따는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학원은 온라인 오프라인 합쳐서 수강생이 수 백명 규모인데 주로 전문대 학생이나 공대 학생들이 수강한단다. 전기 산업기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취직을 위한 것이며 회사를 다니면 자격증 때문에 봉급이 조금 오르기도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학원 강사들이 문제를 푸는 노하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학원을 다닌다며 혼자 공부하는 것은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 모든 학생들의 꿈(?) (http://blog.naver.com/crazy4sou)

이외에도 수많은 학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밤낮가릴 것 없이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학원이 단순히 취직을 위한 필수 관문이 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과외와 학원 등으로 인해 혼자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한 대한민국 학생들의 현실도(물론 전문 지식의 같은 경우엔 불가피하게 학원 수강이 필요한 경우가 있겠지만.) 이러한 학원가의 성황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학원가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20대의 삶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역시 취직이었다. 어찌보면 거의 대부분의 20대가 '취직'이라는 하나의 꿈만을 쫓고 있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서글픈 느낌이 들기도 한다. 20대가 취직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진정 자기가 원하는 것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광경을 보게 되는 것은 언제쯤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