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정말 노래 잘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위대한 탄생과 슈퍼스타K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매번 느낀다. 그리고 노래에 대한 열정과 그들이 가진 끼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심사위원들에게 노래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  멘토제를 통해 훈련 받으며 다음 주에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거나 심사위원들의 지적을 고쳐가며 오디션 경쟁을 헤쳐나가는 참가자들. 그들의 좌절과 희망이 교차하는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은 간혹 씁쓸함을 안겨준다. 정말 단지 가수를 키워내려 하는구나.


내가 준 악보대로 불러!

“자 이 부분에서는 감정을 좀 더 이입해서, 맑고 깨끗한 고음으로 하세요!”
가수지망생들은 꿈을 이루기위해 보컬트레이닝을 받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삑사리를 내지 않기 위해 또는 안정된 고음을 내기 위해서든지 그 이유는 다양하다. 보컬트레이닝이라는 교육은 고음처리나 노래적 기교를 가르치는 선에서 멈춰야 한다. 하지만 트레이너들은 그 이상을 요구한다. 노래할 때 비음이 들린다고 생각되면 고치라고 조언하고, 애드리브가 심하다고 생각하면 줄이라고 조언한다. 또한 노래 구절마다 강약을 알려주어 리듬을 말해주고 심지어 감정이입 부분마저 알려준다. 즉 보컬 트레이너에 의해 자신이 부르는 노래는 트레이너의 취향에 맞추어지며 어느새 자신만의 개성은 점점 밀려나게 된다. 이처럼 트레이너들에 의해 철저히 교육받은 이들은 그들 나름의 완성된 상태에서 가수로 데뷔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가수라는 오르골

오르골, 정말 맑은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오르골만큼 고운 소리를 내는 악기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오르골은 단 하나의 곡만 연주할 수 있다. 즉 만들어져 있는 금속판을 정확하게 쳐서 그 소리를 내는 것이다. 주입된 악보를 그대로 구현하는 악기가 바로 오르골이다. 오르골을 제외한 다른 많은 악기들은 즉흥연주라는 것이 가능하다. 악보가 놓여 있어도 연주자가 자기 마음대로 연주 할 수 있다. 언뜻 불협화음 같이 들릴 수 도 있겠지만 숙련된 연주자로 하여금 청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한다. 가수를 키워내는 우리의 현 시스템이 이러한 상황과 닮았다. 주어진 악보에 따라 정확한 소리를 내려하는 모습. 새로운 창법이나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려 하지 않는 모습. 오르골과 그 외의 악기와 같다.


이제는 아티스트가 되어야 할 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외국에도 여러 음악프로그램이 있다. 수많은 개성 넘치는 가수들이 소개되고 그들이 하는 음악은 다양하다. 싱어송라이터라고 불리는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에 가장 최적화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시를 완성시킨다. 어떤 이들은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관중을 압도한다. 이들을 가리켜 MC는 Singer 라고 하지 않았다. 모두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라고 표현한다. 이 말을 들어보니 과연 그렇다. 이들을 단순히 Singer 라는 범주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뮤지션과 아티스트, 단순히 노래를 잘 하는 것이 아닌 그들이 가진 끼와 재능을 음악이라는 장르에 온몸으로 표현한 그들은 진정한 Artist다.

그들이 내는 소리가 가장 대중적이며 청자로 하여금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 받은 것은 아닌지 우리나라의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낀다. 이제 획일화된 양성에서 벗어나 우리나라의 가수들도 자신만의 음악 색을 추구하는 진정한 Artist가 되어야 할 시기가 아닐까?